갤러리도스
2016년 10월 12일 ~ 2016년 10월 18일
잠긴달, 장지에 혼합재료, 149x213cm, 2016(Sinking moon,mixed media on mulberry paper,2016)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 동 대학원 석사과정을 수료하였다. 백효훈은 오랫동안 작성한 꿈 일기를 바탕으로 한 회화 작업을 하고 있으며 2011년 갤러리 아우라(Dream Diary - 1. Michael Jackson)에서의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2014년 Gallery DOS(사적 신화 - Private Myths)에서 두 번째, 그리고 이번에 ‘검은 달 - Black Moon’이라는 주제로 Gallery DOS에서 세 번째 개인전을 연다.
검은 달
1.
달이 처음부터 지구의 옆에서 회전을 하면서 존재했던 것은 아니다. 달에 관심이 없거나 달에 대해 감성적인 반응만을 보였던 사람들은 짐작조차 할 수 없었겠지만 (꼭 알아야 했던 것은 아닐 수도 있다.), 달은 사실 지구가 생겨나고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야 지구 옆에 생겨나게 되었다. 우리 모두가 잘 모르고 있는 것처럼 달이 생성된 시기와 이유에 대해선 과학적인 서술이 엇갈리고 있으며 그것은 여전히 미스테리로 남아있다. 달에 대해선 여러 가지 전설이 전해지고 있는데 그것은 지역을 막론하고 공통된 성격을 보여주고 있다. 최초에 달이 지구상의 사람들에게 관측되었을 때 그것은 무섭고 기이한 것이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달이 지구와 화성 사이의 우주전쟁의 결과물이라는 설도 있다. 아무튼 달은 회전을 하고 있으며, 달에 대해 의심을 품는 순간부터 더 이상 달은 예전의 달이 아닐 것이다.
2.
촛불이 일으키는 그을음은 주변을 검게 만들고 공기의 냄새와 질감마저 변화시킨다. 백효훈 작가의 그림을 보면서 온몸에 전해진 느낌이 그랬다. 공간에 가득 찬 어두움. 그 속에서 불현듯이 나타나는 얼굴들. 온전히 드러나지 않는 얼굴들. 슬픔이 있었고 침묵이 있었다. 그리움이 있었다. 오래 전에 아주 먼 곳으로부터 출발한 빛이 비로소 이곳에 이르렀다 가버린, 어떤 당연함과 허무함이 있었다. 남아 있었다. 아직은 남아 있었다. 아직은.
3.
검은 달을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마음이 먹먹할 때 모든 것의 색채와 냄새가 사라지듯, 검은 달은 실제로 우리 속에 있는 것이다. 달은 무엇인가? 매일 떴다가 지는 것이다. 그러면 해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 밤에 뜬다는 것이다. 그리고 매일매일 모양이 변한다. 오른쪽으로부터 불어나며 오른쪽으로부터 줄어든다. 달에 대해 많은 것을 모르는 것처럼 백효훈 작가와 그림에 대해서 많은 짐작과 느낌을 가지면서도 확신에 찬 말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 달을 너무나 당연히 여기는 것처럼 백효훈 작가의 그림이 익숙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4.
유년기가 유독 오래 지속되는 사람이 있다. 사람들의 얼굴을 익히고 말을 배우기 이전에 너무 일찍 세상의 냄새를 맡고, 그때 이미 너무 울어서 눈썹이 너무 높이 올라가버린 사람. 눈썹이 달처럼 떠올라서, 이마를 지나 머리카락 속으로 파묻혀 버리는 것은 아닐까 하고 다시 눈썹을 보게 만드는 사람. 그가 바로 백효훈이다. 백효훈이 장지에 검은 물을 들이고 자신의 얼굴과 분신들을 달처럼 떠올리고 있다. 공기에 그을음이 가득하다. / 안중경

삼식이, 장지에 혼합재료, 212x149cm, 2016(Samigi ,mixed media on mulberry paper,2016)

검은달, 장지에 혼합재료, 212x149cm, 2016(Black moon,mixed media on mulberry paper,2016)

응시하는 달, 장지에 혼합재료, 145x75cm, 2016(Gazing moon ,mixed media on mulberry paper,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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