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갤러리
2021년 11월 20일 ~ 2021년 12월 11일
속이 환히 비치도록 맑은 사물 틈새로 평소 수 없이 봐왔던 익숙한 풍경이 일렁이며 일그러진다. 또, 머리 위로 찬란히 부서져 내리는 빛과 그림자는 동일로198길을 오고 갔던 이들의 일상을 비일상적인 경험으로 치환하는 파편이 되어준다.
2021년 11월 16일부터 12월 10일까지 진행되는 《빛이 부서지는 길》展에는 이예빛 작가가 이전부터 작업해온 <아크릴 샹들리에> 설치 작업을 중심으로, 작가의 예술적 감성이 돋보이는 콩테 드로잉 프린팅이 다수 전시된다.
아크릴은 열에 의한 변형과 파손이 쉬운 재료이지만, 이예빛 작가의 작업을 관통하는 불완전성의 서사를 직관적으로 드러내 보이는 물성을 지녔기에 작품의 주재료로 활용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공공예술품으로 설치되는 <아크릴 샹들리에>는 작품의 원형이 되는 크리스털 샹들리에의 '완벽함'과 대치되는 조형물이다. 크리스털, 유리와 같이 완벽한 가공재료로 몸체를 이루며 조명의 역할까지 기능적으로 수행하는 샹들리에와 비교했을 때, 이름뿐이 '샹들리에'인 이 플라스틱 덩어리는 '가짜'의 이미지를 그려낸다. 금방 쓰이고 버려질 것, 유리를 닮았지만 유리는 될 수 없는 아크릴의 물성에 작가는 자신이 지닌 불완전함을 투영한다.
이예빛 작가는 다양한 재료를 다루고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형상을 물질적 형태로 구현하여 자기 수양과 같은 작업을 이어 나가고 있다. 작품에 담기는 감정은 대체로 부정적인 성격을 띠고 있지만, 작가는 내면의 짓무른 감정을 빛 아래로 끌어 올림으로 자신의 영혼을 말리는 행위를 반복한다. 또한, 이예빛 작가는 자신이 작품으로 구현한 서늘한 감정의 '그늘'이 이 길을 지나치는 불특정다수의 행인에게 위안과 기쁨을 줄 수 있길 바라며 이번 전시를 개최한다.
작성자: 오상은(독립큐레이터)
참여작가: 이예빛
기획협력: 오상은
주관·주최: 서울특별시, 노원구청, 노원그린캠퍼스사업단, 삼육대학교,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서울여자대학교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