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위주 류가헌
2015년 9월 29일 ~ 2015년 10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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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태어난 그날 밤, 달은 깜짝 놀라며 웃었어. 별들은 살그머니 들여다봤고 밤바람은 이렇게 속삭였지. "이렇게 어여쁜 아기는 처음 봐!“ (그림책 ‘네가 태어난 날엔 곰도 춤을 추었지’ 중에서)
사진가 남편과 글을 쓰는 아내가 허니문으로 갔던 남극에서 아이를 선물 받았다. 그래서 태명이 ‘남극이’였다. 1년의 기다림 끝에 남극에서 한참이나 떨어진 서울에서 딸 ‘서우’를 만났다. 새까만 머리숱부터 두툼한 발등까지 아빠를 꼭 닮은 딸이었다.
북극곰들은 네 이름을 듣고 새벽이 올 때까지 즐겁게 춤을 추었어.
어여쁜 아이는 어느 순간 목을 빳빳하게 세우더니, 어느 순간은 번개 같이 뒤집기를 하고, 또 어느 순간에는 우뚝 서서 짝짜꿍을 했다.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모습이 한없이 대견했지만, 동시에 사라져가는 딸의 성장기가 아쉬웠다.
아빠는 사진과 디자인으로 시각적 이미지들을 생산하는 일을 해 온 사진가 박경원이다. 특히 사라져가는 문화콘텐츠를 시각적으로 기록하여 아카이빙 하는 작업을 오랜 시간 지속해 온 작가다. 100여개의 농촌마을의 원형을 사진으로 기록한 책 <빨강마을>,<노랑마을>을 글 쓰는 아내 최화성과 함께 펴냈고, <한강 긴 세월 가까운 이야기>, <소설 『마당 깊은 집』 이야기 골목지도>, <한산오일장 이야기 지도>를 디자인 했다. 현재는 ‘가장 사적이기에 가장 특별한 이야기’를 책으로 짓는 출판사 파라다이스베이를 운영하고 있다. 그런 그였으니, 개인의 기록을 넘어 하나의 아카이브로서 딸의 성장기를 그냥 흘려보낼 수가 없었다.
카메라를 들고 아이의 일상을 촘촘히 기록해나가기 시작했다. 집 안팎에서의 사소한 눈짓, 몸짓, 표정까지 담았다. 사진들은 한 아이의 지극히 사적이고 내밀한 초상이기도 했지만 아이와 관계한 엄마, 아빠, 가족의 기록이기도 했고 아이가 처음 본 세상에 대한 기록이기도 했다.
다가오는 아이의 첫 생일을 맞이하여 그간의 사진을 <남극에서 온 아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묶었다. 아빠가 사진을 찍고 엄마가 글을 썼다. 또 같은 제목으로 사진전을 연다. 한쪽 공간에는 아이의 성장과정을, 한쪽 공간에는 아이도 어렴풋이 함께한 남극의 풍경을 전시한다.
책과 책 속의 사진들을 함께 볼 수 있는 <남극에서 온 아이>는 9월 29일부터 10월 4일까지 류가헌 전시2관에서 열린다.


출처 - 사진위주 류가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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