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291
2016년 7월 1일 ~ 2016년 7월 17일
1 / 3

기획의 글
살찌는 전시
2015년 봄부터 1년간 이어진 릴레이 프로젝트 <살찌는 전시>는 세 부분으로 나뉜다. 2015년 4월 7일부터 5월 3일까지, 3일마다 전시 작품을 하나씩 추가하면서 그에 따라 디스플레이를 변경했었던 첫 오프라인 전시,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종료까지 릴레이 작품을 소개했던 온라인 전시, 프로젝트 종료 후 선보이는 결과보고 형식의 전시. 이 셋은 보여지는 시점과 플랫폼에 따라 방식과 성격을 달리하며 <살찌는 전시> 프로젝트의 부분을 이루고, 동시에 각각의 <살찌는 전시> 로 보여진다. 2015년 첫 전시에서는 작품이 하나씩 추가되는 모습이 공간에 직접 보여지면서 시간에 따라 팽창되는 이야기들의 현장을 직접 목격할 수 있었다. 그것은 구체적인 사례들을 하나씩 이어가며 주제를 명확하게 만드는 옴니버스 식의 구조를 연상시켰고, -처음 기획에는 없었던- 그것들을 관통하는 주제가 제법 존재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현장의 전시가 종료되고 웹상으로 옮겨졌을 때, 전시는 많은 제약을 얻게되었다. 업로드되는 작품들은 타임라인이라는 틀에 갇혀 일방향적인 흐름으로 읽히게 되거나, 또는 이전의 작업들이 함께 병치되지 않아 그 흐름마저도 분절되어 보였다. 모든 작업들이 ‘웹이미지’라는 매체로 변환되어야 한다는 점은 공감각의 가능성을 축소시켰고, 타임라인에 의해 금세 사라져 버렸다. 오프라인 전시에서 보여졌던 긴장감이나 속도감 역시도 떨어져, 전시를 통해 어떤 것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아보였다. 온라인 전시는 지난 일년간 홍보 역할을 톡톡히 했지만, 생산보다는 소비에 가까웠고 출품작들은 무수히 소비되는 이미지 중 하나로 전락했다.
결과보고전은 지금까지의 출품작들을 모두 한 데 모아 연결과 관계를 다시 한번 가시화하지만, 더 이상 릴레이에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 릴레이는 종료되었고, 전시의 팽창도 멈췄다. 이제 눈여겨 볼 것은 한 데 모인 이 작업들이 무엇을 드러내고,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획자는 약 석 달에 걸쳐 스물 아홉 작가들과 모두 인터뷰했으며, 릴레이보다는 작가의 작업 전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불-편한 대화
인터뷰가 관념적으로 흘러가거나 명확한 대상없이 표류할 때에는 작가들끼리의 유비가 드러났고, 그것이 구체적인 사례로 언급될 때에는 미세한 차이를 감각할 수 있었다. 작가들의 이야기는 녹취되어 텍스트로 정리되었지만 번역의 번역이 되어버린 글의 형태는 감각적으로 다가오는 유비와 차이를 설명하기엔 부족하게 여겨졌다. 퍼포먼스 <불-편한 대화>는 이것을 보완하기 위한 장치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더욱 거리감을 조성하는 역할도 맡는다. <불-편한 대화>에서는 세 명의 퍼포머(김소철, 문선아, 장현준)가 작가들의 발췌된 인터뷰를 작가대신 낭독하고 다시 작가를 향해 질문한다. 퍼포머의 목소리로 인해 다시 한 번 번역된 인터뷰는 녹음된 자기 목소리를 들을 때처럼 낯설고 민망하게 들릴 지 모른다. 한편 던져진 질문은 나로부터 나에게로 향한 것이지만 그 사이에 삽입된 ‘타인’의 목소리와 얼굴을 인지하지 않을 수 없는 아이러니함을 목적하기도 한다. 간단히 말하자면 <불-편한 대화>는 스물 아홉 작가들에 대한 번역된 ‘작가와의 대화’이다.
일상과 불안, 욕망과 정체성, 현실과 가상
작가들간의 유비/차이가 교차하며 드러내는 것들을 몇마디로 적는 데에는 위험이 따른다. 하지만 이 키워드들은 하나의 작업에서 둘, 셋 이상씩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여러개의 변수를 두며 전시의 맥락을 만들어갈 수 있는 가능성을 명확히한다. 고정되지 않은 정체성의 응시는 일상의 관찰로 이어지고, 끝내 쫒아버릴 수 없는 불안함, 그리고 그로부터 비롯되어 왜곡된 욕망들과 연결된다. 욕망은 자기 자신에서 시작되어 가족, 가정, 동네, 사회를 넘나들며 표출되고, 본질과 욕망을 분리해내기 위한 시도들이 사실과 허위, 진실과 거짓을 구분짓기 위한 신뢰와 의심의 반복적 행위, 그리고 실패 -그리하여 다시 유동하는 정체성과 마주하는- 로 나타난다. 전시는 이러한 뫼비우스의 띠처럼 내부에서 외부로, 외부에서 내부로 흐르는 끊임없는 반복을 보인다. 1층 전시장은 개인과 가정, 그리고 사회의 관계망에서 오는 분열의 순간들과 그로 인해 오히려 모호해지는 진실과 허구에 대한 경계없음 -또는 구분할 수 없음- 을 드러내고자 했다. 한편 같은 층의 한켠에서 그러한 해체적 순간의 반복에도 사라지지 않는 존재찾기에 대한 갈망을 언급하고, 지하 전시장에서 그것을 이어받아 갈망이 불안증의 표출로, 또는 뒤틀린 욕망들로 겹쳐 드러날 수 있음을 암시했다. 욕망을 부추기는 상상들은 다시 현실과 가상의 경계허물기로 소급되어 두 전시공간을 떠돌게 된다.
<살찌는 전시>는 의도치않게 프로그램의 형식을 띄게 되었다. 서로의 호명을 통해 꽤 많은 작가들이 참여했고, 여건에 따라 다른 방식의 전시형태를 선택하여 작품을 선보이면서 일년을 지나왔다. 가볍게 진행됐던 인터뷰가 발췌되어 정리된 글로, 동료 작가와 동료 기획자의 낭독으로, 다시 반복되고 그것은 또 다른 대화의 실마리를 담는다. 그 대화가 지속가능한 것인지, 또는 지속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젊은 작가들과 기획자가 서로 함께 살찔 수 있는 기회가 끊이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글. 안민혜
기획 : 안민혜 이수진
오프닝 리셉션 : 2016년 7월 1일(금) 오후 6시~9시
(오후 7시부터 퍼포먼스 <불-편한 대화> 가 진행됩니다)
참여작가
배준현, 김수환, 노상호, 이미정, 이세준, 조혜진, 김명주, 김수연, 김민경, 이지현, 이수진, 서재민, 조현선, 배미정, 최선희, 최혜련, 서리, 이정우, 최윤석, 유재인, 이지현, 김지예, 고성광, 장지우, 이창석, 돈선필, 엄귀현
출처 - 살찌는전시 https://www.facebook.com/getfatproject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운영시간
월요일 휴관
화요일 12:00 - 18:00
수요일 12:00 - 18:00
목요일 12:00 - 18:00
금요일 12:00 - 18:00
토요일 12:00 - 18:00
일요일 12:00 - 18:00
휴관: 월요일
모든 프로그램은 주최측의 사정으로 변경될 수 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확인하시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