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위주 류가헌
2017년 5월 30일 ~ 2017년 6월 11일
송내순. Digital Print. 00*00.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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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우리말 ‘한가람’에서 이름이 유래됐듯이 서울을 동서로 가르며 흐르는 ‘큰 강’이다. 우리가 한강이라고 할 때는 단순히 강 자체만이 아니라 강가의 공터와 산책로 등 주변 시설과 공간까지를 모두 아우르니, 이름이 포괄하는 크기는 더욱 크다.
그런 한강에는 날이 밝든 흐리든, 아침이든 저녁이든 언제나 사람들이 있다. 아무도 없을 것 같은 날씨나 시간대에도 누군가는 꼭 그곳에 있다. 다만 한강의 사람들은 오래 머물지 않고 강물처럼 흐른다. 흐르는 강과 함께 흘러가는 삶의 순간들이 그곳에 있다.
한강 가의 아파트에 사는 사진가 송내순은, 오랫동안 그런 ‘한강’을 보아왔다. 이른 아침이나 호젓한 저녁이면 베란다로 나가 한강을 바라보는 일이 일상의 일부다. 돗자리를 펴고 삼삼오오 모여 앉아 강물을 바라보는 이들, 홀로 앉아 누군가를 기다리는 이, 맥주를 한 캔 따서 마시는 이 등 연출된 듯 다양한 삶의 장면들이 두발 아래로 펼쳐졌다. 그렇게 무리지어, 혹은 홀로 앉았다가 저마다 다른 갈래로 흩어지는 사람들을 따라 송내순의 눈길도 여기저기로 옮겨 다녔다. 마치 3인칭 관찰자 시점처럼... 어느 순간부터 카메라를 들고, 그 풍경들을 찍기 시작했다.
그러다 집을 나서 한강 속으로 들어갔다. 멀리서 눈길로만 좇던 대상들을 발길로 좇기 시작한 것이다. 위에서 원경으로 내려다 볼 때는 미처 보이지 않았던 작은 디테일들이 보였다. 여러 삶이 머물다간 자리에는 꽃 한 송이가 피어있기도 하고, 담배꽁초가 놓여있기도 하고, 연이 걸려있기도 했다. 가만히 살피면, 사연 없는 자리가 한 곳도 없었다. 세세한 내용을 다 알지는 못해도 지나온 자신의 삶의 경험에 기대어 그 자리를 스쳐간 삶들의 고단함과 즐거움들을 가만가만 상상하면서 사진을 찍었다. 사진에 담긴 사람과 사물들은 어느덧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집에서 한강으로, 한강에서 집으로 오가는 동선 안의 풍경들도 ‘한강 시리즈’의 일부다. 무표정한 아파트건물 벽에 일렁이는 비정형의 빛, 사람의 뒷모습, 방음벽을 타고 오르는 담쟁이까지, 시선과 걸음이 멈춰지는 대상들에 그녀의 마음이 오래 머무르도록 두었다. 촬영의 궤적들 속에 자연스레 작가 자신의 삶도 담겼다.
돌이켜보면 그녀의 삶은 강을 따라 이어져 온 삶이였다. 한강에는 유년시절 고향의 천변에서 멱을 감던 기억, 친구들과 손을 잡고 걸었던 추억들이 중첩된다. 성장과 결혼, 이사를 거듭하며 지나온 젊은 날의 시간들도 강과 무관하지 않았다. 흐르는 강물처럼 그녀의 삶도 흘러 흘러, 지금 살고 있는 이 한강변 아파트까지 흘러온 것이다. 사진들 속에 송내순은 단 한번 그림자로 등장할 뿐이지만, 사진들은 모두 사진가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녀가 살아오면서 겪었던 감정과 상황이, 그 숱한 한강의 여러 풍경들 속에서 어떤 특정한 풍경들을 눈치 채거나 알아보게 한 것이므로.
송내순 작가의 사진들은 <흐르는 집>이라는 제목의 전시와 책으로 묶여 2017년 5월 30일부터 2주간 류가헌에서 전시된다. 문의 ; 02-720-2010
송내순 Song Naesoon
경영학을 전공하고 사진집단 ‘꿈꽃팩토리’와 ‘내셔널지오그래피 아카데미’에서 사진을 공부했다. 2015년 <전주국제사진제>, <서울사진축제>, <천안 아트페스타> 2016년 토포하우스에서 열린 <가가전>과 류가헌에서 열린 <시간의 지문> 단체전에 참가했으며 <서울뉴욕포토페스티벌>에서 수상했다. 현재 사진집단 ‘꿈꽃팩토리’와 스튜디오 ‘P.325’ 소속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출처 : 사진위주 류가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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