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뉴월 이주헌
2016년 4월 8일 ~ 2016년 4월 30일
송성진, Temperature of Cambodia_Sky, 2016, 가변설치, 현수막 천 Sungjin Song, Temperature of Cambodia_Sky, 2016, variable size, banner fabr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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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의 그곳
‘근래 아시아의 대도시는 수직과 수평이 균형을 이루며 발전하고 있다’는 말은 일견 자연스럽게 들린다. 초기 대도시의 발달 양상이 고층화·거대화였고, 그에 대한 문제의식과 반성이 일어난 후 도시 확장의 양상은 방향을 선회해 수평적인 구조의 도시 공간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빌딩 틈으로 조성하는 공원, 도시 외곽을 따라 들어선 아울렛 매장, 대형 마트가 그런 것일 테다. 그래서 요즘 대도시의 모습은 아파트나 빌딩 같은 수직적인 거주 공간과 공원이나 백화점, 대형 아울렛, 미술관 같은 수평적인 여가 공간이 뒤섞여(혹은 어울려) 있다. 이런 도시의 이미지로 점철된 매체 환경에서 우리는 이런 삶 공간을 ‘균형 발전’된 형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건축’을 동력으로 삼는 아시아의 대도시들은 ‘건축’ 이전의 것을 배려하지 않는다. 서울이나 도쿄, 홍콩과 같은 메갈로폴리스뿐만 아니라 고유의 색채가 강하던 동남아시아의 도시에서도 문화권마다 쌓여온 고유한 주거 형태와 공간이 빠르게 사라진다. 흥미로운 것은 그렇게 ‘생산’되는 ‘거대한’ 도시를 사각의 프레임에 담았을 때이다. 각양각색의 구조물로 가득한 도시를 사각의 틀로 보았을 때, 그 풍경은 납작하다. 사방으로 펼쳐진 구조물의 빼곡함이 각각의 구조물이 가진 우람한 입체감을 먹어치운다. 그 납작한 장면에 대해 의문을 던지는 것에서 작가 송성진의 작업은 출발했다. 자연을 파괴하고, 원주민들을 밀어내고 건축된 도시들이 그만의 입체감, 그만의 고유성을 가질 방법은 없는가. 그 가능성의 작은 조짐이라도 포착할 수 있을 것인가.
작가는 거대 건축물들의 ‘사이’에 주목했다. 거기가 어떻게 채워지고 있는가를 관찰했다. 그러나 도시는 그런 ‘사이의 공간’을 ‘빈 공간’으로 인식한다. 거대 도시의 시선은 이 틈을 채우려는 움직임으로 이어진다. 이는 자체로 폭력적이고 무자비한 것이지만, 이미 도시의 일상적인 ‘건축의 풍경’에 익숙해지고 무뎌진 사람들은 얼마나 위협적인지 느끼지 못한다. 아직도 남아 있거나 혹은 겨우 파고든 것들-자연 혹은 원주민과 그들이 쌓은 삶의 공간-도 있지만, 도시민의 불감증과 무심함을 방패삼아 도시는 그들이 ‘빈 틈’을 일시적이고 불법적으로 점거하는 것으로 본다. 그런 ‘불법 점거물’을 밀어낸 후 들어선 것들이 ‘휴먼’이니 ‘내추럴’, ‘파크’라는 이름을 가진, 수직과 수평을 고루 ‘균형’있게 차지한 구조물이다.
아파트, 상가, 빌딩, 백화점, 광고판 등이 중첩된, 현대 도시의 보편적인 풍경은 그 평면성이 사진의 평면성과 닮았다. 그 점을 기반으로 작가의 작업은 이루어졌다. 도시의 모습을 사진 이미지로 세워 배열하면서 ‘사이’ 혹은 ‘틈’을 만든다. 그 ‘사이’가 지금 어떤 ‘곳’인지 어떤 ‘곳’으로 변해 가는지 묻는다. 이로써 작가는 아직 발견하지 못한 다양한 거주 형태와 공간을 품은 풍성한 가능성의 ‘그곳’을 상상한다. 모든 작가들은 불가능한 환상을 애써 가리키던 유토피안 아니었던가. 강상훈 / 스페이스 오뉴월 공동대표

송성진, Temperature of City_Myanmar, 2014, 113 x 32 cm, 디지털 프린트
Sungjin Song, Temperature of City_Myanmar, 2014, 113 x 32 cm, digital print

송성진, 사이의 그곳, 2016, 360 x 150 x 240 cm, 혼합설치
Sungjin Song, The place in between, 2016, 360 x 150 x 240 cm, mixed-media installation

송성진, 낭만주택, 2016, 2분, 단채널 영상
Sungjin Song, Romantic house, 2016, 2’00” duration, single channel video
기획 Curated by
스페이스 오뉴월 서준호, 강상훈
큐레이터 Curator
송고은Goeun Song
인턴 큐레이터 intern Curator
이연지 Yeonji Lee
번역 Translation
이아람 Aram Lee
디자인 Design
일상의 실천 Everyday Practice
출처 - 스페이스 오뉴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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