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가변크기
2017년 4월 6일 ~ 2017년 4월 19일
지금 이 글을 작성하면서, 나는 스스로 통제할 수 없을 만큼 무수한 생각을 하고 있다. 글을 읽을 관객과 대변해야 할 작가들, 전시 공간의 맥락이나 혹은 서사의 내적구조 및 외적타당성, 문체의 느낌, 심지어 배포될 방식까지도. 글에 관하여 언급가능한 모든 지점에서 결함이 발견되지 않도록 신경을 바짝 곤두세운다. 이른바 ‘개X 마이웨이’ 같은 나르시시즘만으로는 단 한 글자도 쓸 수 없다. 굳이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누군가를 혹은 무언가를 끊임없이 의식한다. 일종의 ‘눈치 보기’다. 과연 나는 어떠한 ‘시선’을 의식하고 있는가? 예술가들은 어떨까. 과연 그들 스스로를 완벽하게 제어하고 엄격한 순결을 지키면서 창작의 순수한 내면만을 파고든다고 볼 수 있을까. 단언해보건대 그런 작가는 존재할 수 없다. 창작에 대하여 나름의 고고한 작가는 있을 수 있어도 절대적으로 순결한 작가는 있을 수 없다. 인간은 사회적 존재라는 맥락에서 예술가 또한 사회의 눈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따라서 질문은 다소 간단하게 시작했다. “예술에서 외부의 관찰자는 무엇인가?”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작가가 작업을 할 때 의식하는 관찰자의 시선은 과연 어디에 있는가?”
예술가들은 늘 평판, 제도, 자금, 대중, 비평가, 동료 예술가 등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행위를 한다. 누군가 우리를 지켜본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의 행위는 부자연스러워지고 경직될 수 있다. ‘스펙테이터(spectator)’는 ‘옵저버(observer)’와 달리 타인의 행위에 영향을 주고, 그 행위의 기준을 만드는 관찰자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관찰자의 공감과 칭찬을 받고 비난을 받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관찰자의 존재를 의식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행위는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스펙테이터와 같은 ‘외부의 눈’이 예술가의 작업을 구성한다. 이번 전시는 예술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예술가가 어떠한 시선을 향해 ‘눈치 보기’를 하고 있는지, 그리고 관찰자의 영향을 다소 의도적으로 부여할 때 그 작업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에 대한 일종의 실험적 태도를 보여준다.
공간 가변크기에서 진행되는 전시「스펙테이터: 공정한 관찰자」는 총 네 개의 기획전으로 진행되는『스펙테이터』시리즈 중 첫 번째 전시다. 참여작가 전병구, 송수영, 임유정은 각각 회화, 설치, 영상 등 상이한 매체를 다룬다. 매체의 다름은 작업을 대하는 태도와 관점 등의 상대성을 담보한다. 전시를 준비하면서 세 작가는 꽤 오랜 시간 동안 서로에게 의도적인 관찰자가 되었다. 서로의 작업을 비평하고 작업과정에 소극적이나마 개입하기도 하였다. 또한 작가들은 자신이 받은 비평의 일부를 꽤 적극적인 수준에서 받아들이고 창작과정에서 이를 실험적으로 시도하기도 하였다. 이렇듯 세 작가는 서로에게 의도적인 관찰자이자 관찰대상이 되었다. 다시 말해 ‘스펙테이터’이자 동시에 ‘스펙테이터’를 의식하는 행위자가 된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들의 기존 작업과 함께 실험적 시도의 결과물로서의 작업을 선보인다. 외부의 관찰자는 그들의 작업을 어떻게 변화시켰는가? 이번 전시를 통해 가시적으로 혹은 개념적으로 이러한 질문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관찰자의 측면에서, 나는 관찰자의 공정함을 일종의 도덕성과 결부시키고자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공정함은 객관성을 전제하는 것이나, 인간은 필연적으로 온전히 객관적인 존재일 수 없다. 인간은 항상 스스로 가진 프레임과 렌즈를 통해 타자를 바라본다. 그 프레임의 절대적 순결 혹은 청렴을 요구하는 것은 인간 존재에 대한 기만일 수 있다 .따라서 이 전시의 제목 「스펙테이터: 공정한 관찰자」의 뒤에는 다양한 문장과 부호들이 따라붙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 빈 공간에 채워질 무수한 서사들을 기대하고 있다. 실존을 요청하는 하나의 방식으로서의 예술은 늘 성공적이지는 않을 것이다. 사회적 관계는 여전히 자기존재의 긍정일 수도 있지만, 다양한 측면에서 부정적이고 방해가 된다. 예술에서 예술가의 실존을 응시하는 것이란 무엇인가? 관계 속에서의 적당한 타협은 과연 옳지 못한 것인가? 나는 이 전시가 결코 모럴의 주제로는 읽히지 않기를 바란다. 정답은 없을 것이다.
이 공간에 들어선 순간, 당신은 자연스럽게 특정한 관찰자로 편입된다. 어쩌면 소극적 폭력의 일환일 수 있는 우리의 초대에 당신은 얼마나 공정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는 당신의 눈을 믿을 수 없다. 혹은 믿지 않을 것이다.(Lim Cheon)
기획 : 천미림
open : 04. 6. PM 5:30(별도의 오프닝은 없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부대행사의 일환으로 작은 좌담회를 열 예정입니다.
전시 주제와 관련
“내가 의식하는 관찰자는 무엇인가?”
“그 시선은 나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며, 나는 이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라는 주제로 다소 편안한 분위기에서 이야기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일시 : 2017.04.09(sun) PM 04:00 ~ 06:00
장소 : 공간 가변크기
참여작가 : 송수영, 전병구, 임유정
초청패널 : 이우성, 이현, 최고은
진행 : 천미림
장소가 협소한 관계로 좌담회 청중은 선착순 접수를 받습니다.
신청 : untersein@naver.com
출처 : 공간 가변크기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운영시간
월요일 휴관
화요일 휴관
수요일 12:00 - 19:00
목요일 12:00 - 19:00
금요일 12:00 - 19:00
토요일 12:00 - 19:00
일요일 12:00 - 19:00
휴관: 월요일, 화요일
모든 프로그램은 주최측의 사정으로 변경될 수 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확인하시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