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 KOFA
2026년 6월 16일 ~ 2026년 7월 8일
008년에 개관한 시네마테크KOFA는 매년 '발굴복원전'을 통해 한국영상자료원이 발굴·복원한 한국영화와 전 세계의 다양한 복원작들을 꾸준히 선보여 왔다. 올해 역시 새롭게 관객을 만나는 작품들과 지금 다시 돌이켜 보기 좋은 영화들로 풍성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빠르게 소비되고 사라지는 영상들이 넘쳐나 우리의 시선과 집중력을 끊임없이 붙잡아두는 시대일수록, 극장의 어둠 속에서 한 편의 영화를 온전히 체험하며 새로운 발견과 마주하는 일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이번 '발굴복원전'이 사라진 줄 알았던 영화들을 다시 만나고,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영화사 속에서 예상치 못한 보석들을 찾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수십 년의 시간을 건너 되살아난 영화들이 오늘의 관객에게 새로운 설렘과 감동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PART 1'을 통해 국내외 발굴·복원된 다양한 작품들을 스크린으로 만나볼 수 있다. 7월말부터 진행 예정인 'PART 2'는 '인 메모리엄'과 '테크니스코프 & 테크니라마' 섹션들을 준비 중이다.
섹션 1. KOFA 복원전: 반전과 평화, 상흔과 기억
세계 곳곳에서 전쟁이 지속되고 있는 지금, 한국 근현대사 속 전쟁의 상흔을 다시 꺼내 드는 일은 결코 과거를 복기하는 것에 머물지 않는다. 이번 복원전은 전쟁, 혹은 그 이후 인간의 삶을 들여다보며 전쟁이 남긴 상흔을 직시하는 다섯 편의 복원작을 선정했다. 실제 DMZ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감행한 <비무장지대>(1965)부터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시대를 연 <쉬리>(1999), 이산가족의 상흔을 조용히 들여다보는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1984), 한국영화사상 최초, 빨치산을 인간으로 직시한 <남부군>(1990), 타국의 전쟁에 동원된 한국군의 심리적 파멸을 그린 <알포인트>(2004)까지. 손상된 필름은 복원을 통해 원래의 모습을 되찾는다. 전쟁 이후의 삶도 복원될 수 있을까. 전쟁의 상흔은 덮거나 지운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기억하고 직시하는 것만이 우리가 평화로 나아갈 수 있는, 느리지만 가장 확실한 길일지도 모른다.
*부대행사
- 6월 18일(목) 14:30 <쉬리> 상영 후 GV 강제규 감독, 김승경 한국영상자료원
- 6월 19일(금) 17:00 <그 해 겨울은 따뜻했네> 상영 후 GV 배창호 감독, 배동미 씨네21 기자
- 6월 23일(화) 15:00 <알포인트> 상영 후 복원토크 한국영상자료원 복원팀 '복원 A to Z'
섹션 2. KOFA 복원전 단편 세션: 시대의 공기, 저항하는 시선
'반전과 평화, 상흔과 기억'이 오늘날의 시대정신을 반영한 기획이라면, 이 단편 세션은 각각의 영화 자체가 만들어지던 당시의 시대정신을 카메라로 직시하고 기록한 작품들로 구성된다. 80~90년대의 캠퍼스, 노동 현장, 자본주의의 냉혹한 이면을 포착한 다섯 편의 단편이 103분으로 묶인다. <겨울의 길목>(1989), <뫼비우스의 딸>(1981), <동시에>(1998), <부속품>(1986), <지리멸렬>(1994)까지, 배우 최민식의 스크린 데뷔작부터 봉준호 감독의 한국영화아카데미 졸업작품까지, 지금은 거장이 된 이름들의 출발점을 확인하는 재미도 각별하다.
섹션 3. KOFA 발굴전: 퍼즐의 완성
2022년 KBS와의 업무 협약을 통해 이어져 온 디지털화 사업은, 그간 불완전한 판본으로만 남아 있던 작품들의 빠진 조각을 하나씩 찾아주는 작업이기도 했다. 이번 발굴전은 그 연장선상에서 새롭게 디지털화를 마쳤거나 자료원에서 아직 상영하지 않았던 작품 네 편을 선보인다. 김수용 감독의 <빙점>(1967)을 비롯해 <절망은 없다>(1968), <딸만 셋이요>(1972), <쥐띠부인>(1972)까지 가족을 중심으로 한 홈드라마의 다양한 결을 보여주는 이 작품들은 화질과 사운드가 완전하지 못한 부분도 있지만, 오랫동안 볼 수 없었던 영화들을 마침내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반가운 자리다.
섹션 4. KOFA 발굴전: 금강산
올해 발굴전의 또 다른 축은 해외 발굴 성과다. 2025년 일본국립영화아카이브(NFAJ)에서 발굴한 <한반도 북쪽의 절경 금강산>은 1930년대 촬영된 8분 남짓의 기록필름으로, 내금강과 해금강 일대의 주요 절경을 담고 있다. 2026년 현재 자유롭게 방문할 수 없는 그 땅의 풍경을 90년 전 필름으로 만나는 자리다. 단순한 관광 기록을 넘어, 당대의 시선과 식민지 현실이 함께 읽히는 귀중한 역사적 자료이기도 하다. 수집을 담당한 아키비스트가 직접 수집 경위와 이 필름이 지닌 민속학적·지리학적 가치를 들려줄 예정이니, 강연을 통해 이 짧은 필름이 담고 있는 의미를 한층 풍성하게 느껴보시길 권한다.
*강연
- 6월 20일(토) 17:00 <한반도 북쪽의 절경 금강산> 상영 후 김승경 한국영상자료원 수집팀
섹션 5. 해외 복원
'해외 복원' 섹션에서는 세계 각국에서 복원된 영화 10편과 동시대 아카이브 다큐멘터리 한 편을 함께 선보인다. 존 포드의 서부극 무성영화 <세 악당>과 구스타프 마하티의 파격적 체코 에로틱 멜로드라마 <엑스타시>부터 고빈단 아라빈단의 시적 인도 다큐픽션 <서커스 텐트>와 서진량의 선구적 대만 청춘영화 <대학입시를 거부한 소년>까지, 서로 다른 시공간과 영화적 전통을 가로지르는 작품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번 라인업에서는 뉴욕현대미술관(MoMA), 체코국립영화아카이브(Narodni filmovy archiv), 필름 헤리티지 파운데이션(Film Heritage Foundation), 대만영화시청각센터(TFAI) 등 세계 각국의 아카이브 기관이 수행한 정성 어린 디지털 복원 작업의 성과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100주년을 맞이하는 존 포드의 <세 악당>과 50주년을 맞이하는 시드니 루멧의 <네트워크>는 오늘날 극장에서 다시 만나기에 더욱 특별한 작품들이다. 마지막으로 산티아고 세인의 <영화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총이 전부다>는 복원된 필름과 제작의 물질적 흔적을 따라가며 잊혀진 역사를 되살리고, 영화 보존이 곧 역사 복원의 실천임을 새삼 일깨운다.
*부대행사
- 6월 16일(화) 18:00 <자이언트> 상영 전 기획전 소개 (최영진 시네마테크KOFA 프로그래머)
- 7월 2일(목) 19:00 / 7월 7일(화) 16:00 <엑스타시> 상영 전 영화 소개 녹화 영상 (체코국립영화아카이브)
출처: 한국영상자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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