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위주 류가헌
2019년 2월 26일 ~ 2019년 3월 17일
The moment apple flower comes to me –Apple‘s Travel#8 , yesan. Korea @ Shin HyunRim.Inkjet print.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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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피면 눈시울이 뜨겁다. 온 산과 들의 꽃이 매혹적인 건 죽음을 품고 있어서다.”
시인이자 사진가인 신현림은 사과꽃이 필 때, 사라진 이들을 떠올리며 이렇듯 꽃 앞에서 운다. 예술과 시를 두고‘죽음에 대한 끝없는 질문’이라고 말한 바 있는 신현림은, 그동안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에 대답이라도 하듯 다섯 번째 시집『사과꽃 당신이 올 때』를 펴냈고, 오는 3월 같은 주제로 작업한 동명의 전시를 류가헌에서 펼친다.
전시 <사과꽃 당신이 올 때>는 일제강점기 때 식민통치에 저항하다 사라진 ‘꽃’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작가가 이 작업을 하게 된 것은 독립군이셨던 외조부와 평북 선천의 동학(東學)-천도교 가계에서 자란 모친의 영향이 크다.
작가의 외조부(김영상)는 무명의 독립군이었다. 1940년에서 1944년 사이, 일제의 학정이 극에 치달았을 무렵, 천도교를 믿던 외조부도 독립운동에 뛰어들었다. 그는 독립자금을 나르다 체포되었고, 이름 없이 스러진 수많은 독립군들처럼 모진 고문과 그 후유증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났다. 열 살 남짓한 소녀였던 신현림의 모친은 그렇게 아버지를 잃고, 남은 가족들과도 헤어져 평생을 이산(離散)의 아픔과 그리움을 앓아야했다.
작가는 외조부의 투쟁과 희생, 근현대사의 비극을 온몸으로 살아낸 모친의 삶을 평생의 숙제로 안고 살아왔다. 이번 전시는 ‘어떻게 우리의 역사와 민초들의 삶을 예술로 승화시키고, 기록할까’하는 작가의 오랜 고민에 대한 작은 실천이며, 나라를 위해 희생한 역사 속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진혼제’다. 그 제(祭)는 사진가 신현림이 15년간 ‘사과던지기’ 작업을 했던 바로 그 ‘사과밭’에서 이루어졌고, 제의의 기록이 사진으로 남겨졌다.
시인의 사적인 가족사와 한국의 아픈 근대사가 서로 엉켜 희디 흰 꽃을 피운 신현림 사진전 <사과꽃 당신이 올 때>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한 올 3월, 갤러리 류가헌에서 열린다. 전시 제목과 동일한, 시인 사진가의 다섯 번째 시집도 함께 선보인다.
출처: 사진위주 류가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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