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아트스페이스
2023년 9월 15일 ~ 2023년 9월 29일
70년 된 상가건물이 헐린다면 그곳에 얽힌 역사와 기억들까지 함께 헐릴까?
라이다 스캐너는 빛을 쏘아 반사되어 오는 빛들을 점의 형태 (Point Cloud)로 수집하는 방식으로 공간을 기록한다.2021년 라이다 스캐너를 가지고 현장 실습을 나갔다가 우연히 세운상가 옆 철거 공고문 스티커가 여기저기 나붙은 오래된 거대 상가건물을 스캔하게 되었다.
곧 헐릴 운명의 아세아상가는 격변하는 서울의 중심에서 그 변화의 흔적들을 지층처럼 간직한 곳이었다. 아세아상가는 2022년 철거를 통해 물리적 실체를 잃었지만, 상가를 오갔던 사람들, 상가 안에서 점포를 운영했던 사람들의 집단 기억 속에서 여전히 존재한다.
그리고 철거 1년 전 라이다 스캔 통해 수집한 포인트 클라우드 데이터를 통해서 아세아 상가의 공간 일부가 디지털 공간안에 남게 되었다.
라이다 센서가 공간 데이터를 처리하는 방식은 우리가 공간을 인지하고 기억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라이다 센서는 레이저 펄스를 쏘아 반사되는 시간을 측정하여 반사체의 위치 좌표를 점으로 표시하는데 우리가 본 것만 기억하듯이 레이저 펄스가 닿지 못한 곳은 빈 곳으로 처리한다. 사람의 공간 기억을 시각화하면 포인트 클라우드 데이터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지 않을까. 아세아상가에서 얻은 점 데이터를 면으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동굴을 연상케 하는 비정형 3D 메쉬가 생겨났다. 그것을 보며 자연이 자신을 스스로 영원히 이어 나가는 메커니즘인 생태계를 떠올렸다. 아세아동굴 안에서는 아세아상가가 가진 역사성(음향장비전문상가 - 아세아극장-이상한 기도원-공실과 철거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몇몇 사람들이 회고하는 상가의 모습을 바탕으로 기억을 담은 새로운 생명 종이 태어나고 시시각각 변하는 계절이 생겨난다.
비정형 메쉬 안을 일인칭 시점의 플레이어가 드나들 수 있도록 가공하는 작업을 하며 실제의 자연 동굴을 발견하여 탐험하고 개척하는 일을 상상해보았다. 메쉬를 깎고 지우고, 포인트의 개수를 줄여 최적화하고 가이드라인을 넣는 일은 사람이 들어갈 수 있게끔 돌을 치우고 길을 닦고 레일을 놓는 것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동시에 현재 아세아상가가 있었던 자리인 세운4구역 재개발 현장에 가면 보이는 흙바닥과 포크레인의 모습이 겹치며 묘한 기분이 들었다. 어쩌면 아세아동굴은 데이터를 굴착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미지의 영역인지도 모르겠다.
가상 세계가 도래하며 사물에 실체가 없다고 해서 그것이 부재한다고 말할 수 없게 되었다. 아세아 2023은 기억과 데이터로써 공간, 나아가 사물이 영속되는 방식에 대한 탐구이다. 우연히 발견한 디지털 동굴 안에 코드로 짜인 생태계를 주입하였을 때, 현실과 가상현실, 인공과 자연의 경계가 흐려진다.
아세아2023 VR전시는 오스트리아 린츠에서 9.6~10까지 열린 아르스 일레트로니카 페스티벌에서 선공개되어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다. 이어진 서울전시는 기억과 데이터에 기반한 상상력으로 빚어낸 아세아동굴 생태계를 탐험하는 VR전시와 더불어 가상공간 안에서 보았던 아세아 동굴을 거꾸로 현실세계로 소환한 설치작업으로도 만날 수 있다. 세운상가에 위치한 세운아트센터에서 열려 갤러리의 장소성이 전시의 의미를 더한다.
Lead Artist & Producer: 도예린
Creature Design: 도예린
Creature Modelling: 홍서연, 김성혁
Progrommer: 종호연
Sound Design: 도예린
도움주신 분들: 미흥전자 김혁수님,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 활동가 최혁규님
후원: 한예종 공연전시센터, 한예종 아트앤테크놀로지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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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시간
월요일 12:00 - 20:00
화요일 12:00 - 20:00
수요일 12:00 - 20:00
목요일 12:00 - 20:00
금요일 12:00 - 20:00
토요일 12:00 - 20:00
일요일 12:00 -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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