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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17일 ~ 2019년 5월 30일
20여년을 한 방에서 같이 살아온 언니가 추운 곳에서 살고 싶다며 캐나다로 떠나버렸다. 스웨터와 양말을 모으는 게 취미였던 언니는 캐나다도 여름에는 꽤 덥다는 사실을 가서야 알게 되었다.
나는 한 번도 가본 적 없고 잘 알지도 못하는 그곳에서의 생활을 그리기 시작했고, 그것은 주로 그와의 대화 속에 등장하는 일상의 장면들이었다.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기 위해서는 하루의 시작과 끝이 맞아야 하지만 12,000km의 거리와 12시간의 시차로 인해 우리는 서로의 일상을 끊임없이 놓치고, 이로 인해 사소하지만 결코 사소하지 않은 부분들을 잃어버린다.
그의 일상을 그리는 것이 낯선 곳에서의 삶에 동화되기 위해서였는지 아니면 그저 내 그리움을 달래기 위해서였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었다. 조금만 손을 뻗으면 얻을 수 있는 사진과 영상은 수천 킬로 떨어진 우리의 거리에 비해 기만적일 정도로 가벼웠고 나는 애써 그것들을 취하려 하지 않았다.
그 대신에 나의 일상에서 그의 이야기 속 요소들을 하나둘 찾아 상상작용을 거쳐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이런 과정은 마치 지나가 버린 수레 자국을 보며 지금은 없어져 버린 바퀴 달린 그 무언가를 상상하는 것과 같다.
명징하게 알 수 없는 무언가를 그린 그림은 아무것도 이해시킬 수 없을 것만 같지만 어둠 속에서 대상을 더듬어 해보는 상상, 오해, 억측이 결국 삶을 이루는 하나하나의 장면이 된다.
포스터 디자인: 안마노
출처: 17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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