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도스
2017년 8월 2일 ~ 2017년 8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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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도스는 새로운 작가를 발굴하고자 일 년에 상반기, 하반기 두 번의 공모전을 기획하고 있다. 공모전에는 매번 새로운 주제가 정해지게 되며, 같은 주제를 가지고 각 작가들이 자신들의 작품세계로 참신하게 풀어내는 자리를 만들고자 한다. 2017년 7, 8월 하반기는 ‘완벽한 응용’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정예솜, 황민선, 이지영, 안태기, 조주현, 김혜리, 장용선 총 7명의 작가를 선정하였으며 2017년 7월 5일 부터 2017년 8월 9일까지 각 작가의 개인전이 릴레이 형식으로 연이어 펼쳐지게 된다. 안태기 작가는 경험과 기억에 기반한 풍경을 독백이란 행위를 통해 전혀 다른 풍경으로 해석하고 변형한다.
전시내용
기억에 잠재된 풍경
(갤러리도스 김미향)
사람의 기억이란 늘 부정확성을 내포하고 있다. 기억은 어떤 일련의 사건을 재구성하여 간직하는 것을 의미하며 기억이 만들어지는 과정에는 내면의 무의식이 작용한다. 작가에게 과거의 어느 순간에 대한 기억은 객관적인 상황에 대한 재현이 아니라 그 상황 속의 분위기와 느낌, 그리고 순간 속에서 기억나는 인상들이 주관적으로 해석되어 나타난 것이라 할 수 있다. 실제 경험했던 장소는 기억과 함께 일차적으로 제거되고 캔버스는 자기 고백이 펼쳐지는 독백을 위한 무대로 탈바꿈한다. ‘독백 풍경’은 사라지는 기억을 회상하는 기억의 재편집이 아니라 그 기억을 다시 새로운 감각으로 지각하고 무의식과 결합하여 표현한 결과물이다. 작가가 보여주는 회화적 제스쳐는 현실적 경험 뒤에 남은 기억이 주는 낯익거나 혹은 낯선 감정을 어김없이 드러낸다.
작가는 주로 자연에 대한 기억을 작업의 근간으로 둔다. 기억은 우리의 내면에 저장되어 있다가 외부적인 자극으로 인해 떠오르게 되는데 이때의 기억은 과거에 그 상황이 각인되는 순간과 동일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그것은 지극히 주관적이며 때로는 과장되고, 때로는 망각되어 소실되기도 한다. 기억에서 출발하는 작가의 작업은 하나의 기억에서 만들어지는 새로운 이미지들을 마주하고 이에 연상되는 또 다른 기억들을 불러들임으로써 기억과 상상 그리고 그것을 발현시키는 이미지 사이를 오고 가는 과정의 반복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는 이를 독백이라고 표현하는데 독백이란 사전적으로 한 사람의 인물에 의해 행해지는, 누구로부터도 방해받지 않는 혼자만의 중얼거림을 의미한다. 이러한 행위는 잠재적 무의식을 이끌어내는 동시에 작업 속에서 작가가 가진 진정한 주체성을 끊임없이 확인하게 한다.
작업은 철저히 계획되기보다는 즉흥적인 판단이나 우연적인 효과에 의해 진행되며 그 결과로 재료의 물성이 화면에 그대로 노출된다.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기억과 경험에 의한 직관이 만들어내는 붓 터치들로 증식된 풍경은 끝없이 움직이는 느낌을 자아낸다. 대상을 관조하기도 하고 들여다보기도 하면서 시시각각 불완전한 형상들을 만들어 내고 자신의 중얼거림의 사유가 담긴 보이지 않는 세계를 시각적으로 구현해낸다. 대상을 재현하면서도 묘사를 절제한 화면은 캔버스 위의 물질이 만드는 강력한 인상을 강조하며 보이지 않는 관념의 세계로 우리를 이끈다. 작가에게 풍경은 공간의 형태로 구현된 무위식의 발로이며 감각 그 자체이다. 물질의 흔적으로부터 연상되는 다른 기억들을 불러들여 이를 토대로 그 위에 중첩하여 다시 그림으로써 새로운 이미지가 만들어진다. 그것은 정적이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동적인 이미지이며 이러한 유기적인 형태는 구상보다는 추상성을 지님으로써 보다 자유롭고 개방적인 상상력을 자극한다. 생각, 감정, 기억 등을 화면 위로 이끌어낸 결과는 정확한 정답이 없는 우리의 삶과 같이 예측할 수 없는 다양한 모습을 갖추게 된다.
안태기가 보여주는 회화의 본질은 ‘살아있음‘이다. 의식과 무의식을 오고 가는 과정을 통해 경험과 기억을 통해 축적된 잠재적 이미지들이 작품 속에 발현되고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풍경을 표현한다. 대상의 색채와 형태를 변형함으로 다채로운 시각적인 어휘를 만들고 감정의 진폭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화면 위에는 분열되고 파편화 되어가는 기억의 잔여물들이 혼재되어 있으며 이러한 풍경에 대한 기억들은 결코 멈춰있는 이미지가 아니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의 낯익은 풍경이 기억 속에서 자연스럽게 재해석되고 새로운 감각으로 덧입혀지며 낯선 공간으로 변모한다. 작가의 작업은 단순히 이미지를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와의 독백을 통해 본인을 이루고 있는 의식을 회복하고 주변 세계의 관계를 탐구하는 과정에 좀 더 집중된다. 작품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힘과 울림을 드러내는 것 그리고 그대로 노출된 재료의 물질성은 재현의 유사성을 뛰어넘는 또 다른 회화적인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작업노트
개인의 시간은 연속적으로 이어진다. 이 안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서사는 나에게만 의미가 될 뿐, 다른 이에겐 큰 주목을 불러일으키지 않는다.나의 작업은 혼잣말에 가깝다. 그저 읊조리듯 혼자 이야기 하는 이유는 누군가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일수도, 혹은 스스로에게 하는 이야기일수도 있다. 말로 하기 애매한 지점들을 뭉뚱그려 웅얼대듯이 표현하고 조금 떨어져 다시 바라본다. 글을 읽으며 소설의 주인공이 되었다, 독자가 되었다를 반복하듯이 작업은 독백하는 이가 되었다가도 한 걸음 떨어져 관찰자가 되기도 한다.경험과 기억에 기반한 풍경이지만 이를 묘사하는 이의 독백을 통해 전혀 다른 풍경이 된다. 독백의 풍경은 말하는 이에 의해 원본으로부터 멀어지지만 또 다른 개체로 자리 잡고 누군가에게 인식되어진다. 마치 구전으로 전해지는 이아기의 결말이 조금씩 다른 것과 유사한 맥락이라고 본다. 변형되어지는 것은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필연적인 과정이다. 이는 세포가 분열하듯 변형을 통해 원본은 전혀 다른 곳에서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된다.
출처 : 갤러리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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