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미술관
2015년 6월 18일 ~ 2015년 7월 14일
양정욱_기억하는 사람(부분)_나무, 모터_가변크기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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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욱은 개인의 서사와 감정, 즉 ‘이야기’를 물리적인 장치로 실체화한다. 머릿속에서만 머물던 이야기들을 나무와 모터, 금속과 실 등 실재하는 재료의 조합으로 눈앞에 소환한다. 무형의 생각은 색과 질감과 소리와 무게를 얻어 현실의 공간에 출연함으로써 마침내 그 존재를 증명한다.
각 작품의 제목은 이야기가 축약, 완결된 문장 형태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생각’이, 보이고, 들리고, 만져지고, 진동이 느껴지는 눈앞의 덩어리와 조우한다.
텍스트와 실물의 병치는 어딘가 익숙하여 ‘시화(詩畵)’와 같은 형식을 떠올리게 한다. 매우 밀접한 둘의 조합은 단지 텍스트만 제시하는 경우에 비해 부가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둘 이상의 무언가의 접점에서 피어나는 동반 상승, 이른바 시너지이다. 시너지는 깊게도, 혹은 넓게도 일어난다. 주제에 대한 보다 깊은 통찰일수도, 새로운 감상이나 아이디어의 시작일수도 있다.
특히 이번 전시는 <<은퇴한 맹인 안마사 A씨는 이제 안마기기를 판다>>란 제목 아래 ‘기계가 사람을 대신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다양한 구체적 상황을 대입해 풀어내는 데 집중한다. 이야기 전개를 위해 작가가 택한 중심 소재는 ‘안마’이다. 은퇴하게 된 맹인 안마사를 대신할 각양각색의 안마기기가 전시장에 등장한다.
단골손님의 성격과 직업병을 줄줄이 꿰고 있는 안마사의 섬세함을 단지 한 대의 기계로 온전히 대신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부위별, 직업별, 상황별로 전문성을 지닌 다양한 기기들을 고안했다.
이를테면 ‘허리 안마기’, ‘어깨 안마기’, ‘수술을 앞둔 어느 가장을 다독이는 그것’, ‘집에 며칠 제대로 연락도 못한 통신 기사를 어루만져 줄 무엇’과 같은 것들이다. 맹인 안마사라는 독특한 캐릭터에 얽힌 이야기를 섬세하고 기발한 조형으로 풀어낸다.

양정욱_그는 수술을 앞둔 어느 가장이었다(부분)_나무, 모터_가변크기_2015

양정욱_항상 어디쯤에 붙혀야 하는 파스가 있다(과정)_나무,모터,가변크기,2015

양정욱_전시를 위한 드로잉_종이에 연필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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