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미술관
2023년 8월 10일 ~ 2023년 9월 9일
OCI미술관(관장: 이지현)은 신진작가 지원 프로그램 2023 OCI YOUNG CREATIVES 선정 작가인 양하의 개인전 《오픈더윈도우》를 8월 10일부터 9월 9일까지 OCI미술관 2층 전시장에서 선보인다.
인간의 삶에는 언제나 다양한 폭력이 존재해 왔다. 직접적이고 물리적인 폭력, 드러나지 않는 폭력, 혹은 앞으로 일어날 폭력까지. 양하는 이렇듯 도처에 도사리고 있는 여러 형태의 폭력을 '폭발'이라는 시각적 결과물로 치환한다.
네덜란드 유학 생활 도중 방송으로 접했던 '2020년 남북 공동 연락사무소 폭파 사건'이 폭발 이미지에 이끌리기 시작한 구체적 계기로 작용했다. 남과 북의 갈등을 타국에서 접하게 된 상황은 이상한 괴리를 유발했다.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공간에서 그동안 체감하지 못했던 위험이 오히려 객관적으로 인식되었고, 그래서 더욱 크게 와닿았다. 미처 인지하지 못한 채 흐른 지나간 일상들이 문득 섬뜩했다.
이후 작가는 폭력의 존재와 근원을 탐구하기 시작한다. 진상을 규명하여 제압하거나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행동이 아닌, 묵묵하지만 꾸준히 화폭에 폭발 이미지를 그려 넣는 행위로. 그래서 그의 작업에서는 늘 무엇인가 폭발하고 있다. 덩어리를 이루며 홀로 혹은 여럿이 둥둥 떠 있거나, 잔해가 혜성처럼 내리기도 한다.
폭발에는 대개 파괴나 비극이라는 부정적 결과가 따르기 마련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양하는 얇은 부피감과 순진무구한 파스텔 색채를 활용하여 연약한 이미지로 묘사하고 있다. 아크릴이나 유화 물감을 묽거나 두텁게 발라내 중첩하고, 연필과 색연필, 콩테 등의 건식 재료로 드로잉 한다. 그 위에 물감을 또다시 얹는다. 재료와 형식의 혼용은 수많은 층위를 이루며 아슬하지만 동시에 간드러진 화면을 만들어 내고, 얇은 레이어들이 겹치면서 생겨난 깊이는 몽롱한 공간감을 선사한다. 나무 조각을 오려 캔버스를 벗어난 공간에 설치하는 등 작품 곳곳에 등장하는 입체적 요소들은 공간으로 확장되는 그림의 연장선으로서, 화면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작품명 〈울라고 만든 장면인데 울어야지, 뭐(Well, It's a Scene Made to Cry, So I Will)〉를 통해 마지못한 척, 강압에 순응하는 듯 기꺼이 맞서는 작가의 천진하면서도 냉소적인 태도를 엿볼 수 있다. 또한 〈폭발을 위한 드로잉(A Drawing for Blowing Up)〉은 지금까지 쭉 진행해 온 그간의 형태적 실험을 대변한다. 실제로 이번 전시 출품작에 등장하는 폭발은 보다 자유로움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땅에서부터 터져 위로 솟아오르는 형태의 이전 이미지들에 비해 비정형의 유기체나 꽃 등을 연상시키는 모습이, 폭발의 핵으로 추정되는 검은 점들이 나타났다.
유약한 면으로 둘러싸인 네모 모양의 내밀한 공간을 구축하고, 그 속에 폭발을 채집하여 가둔다. 폭발이 갇힌 방에 창문이 보인다. 굳이 문이 아닌 창문을 택한 이유는, 다른 공간으로 들어가는 직접적인 개입 대신 창문을 통해 그 너머를 들여다보는 행위가 그림으로 발언하는 양하의 방식과 닮았기 때문일 것이다. 타인에게 강요하는 대신, 내면 공간의 틈을 조심스레 열어 보인다. 폭발을 정면으로 마주한다. 폭력을 인지하고 직관한다. 그리고 그저 붓질을 지속한다. 이는 강압에 맞서는 천진한 대응이자, 강제를 포용할 나지막한 목소리다.
참여작가: 양하
출처: OCI미술관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운영시간
월요일 휴관
화요일 10:00 - 18:00
수요일 10:00 - 18:00
목요일 10:00 - 18:00
금요일 10:00 - 18:00
토요일 10:00 - 18:00
일요일 휴관
휴관: 일요일, 월요일, 공휴일
모든 프로그램은 주최측의 사정으로 변경될 수 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확인하시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