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위주 류가헌
2016년 10월 4일 ~ 2016년 10월 9일
10년 동안 이어 온 대청호 사진 산책, 그 사유의 표정들
‘대전에 사는 사진가가 10년 넘게 자신의 거주지 인근에 자리한 커다란 호수, 대청호만을 찍었다.’ 이 정보만으로 우리의 머릿속에는 몇몇 풍경이 스쳐 지난다. 새파란 하늘을 가득 담고 있는 광활한 수면, 그림자를 붉게 드리운 낙조. 물안개가 흐르는 신비스런 숲과 백로가 장엄하게 날아오르는 상류의 풍경까지, 상상할 수 있는 아름답고 극적인 풍경들이 떠오르는 것이다.
하지만 대전에 사는 사진가 엄경섭이 10년 넘게 찍어 온 대청호 풍경 사진에는 어떠한 극적임도 없다. 심지어 대청호의 윤곽조차도 드러나지 않는다. 집들에 가려진 골목처럼 몇 개의 산봉우리들에 가려진 물길이 드러난 게 전부요, 나머지는 잡초 우거진 수풀이거나 바퀴 자국이 남겨진 모래톱이거나 돌담 무너진 논밭이다. 그의 작업세계와 대청호를 주제로 한 개인전들을 모두 지켜본 사진가 조인상이 전시 서문에서 이렇게 일갈할 정도다.
“엄경섭의 대청호 사진은 불행하게도 보편적인 아름다움을 볼 수 없다. 솔직하게 말하면 감상자에게 도대체 왜 찍었는지에 대한 의문마저 줄 수 있는 사진이다.”
그것도 칼라나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 방식의 흑백사진이다. 대청호를 치장할 수 있는 모든 화려한 수사들을 제거한 후 마지막 문장마저 침묵으로 마친 형국이다. 재미난 것은, 이렇게 함으로써 대청호의 ‘보편적인 아름다움’이라는 객관은 사라지고 사진가 엄경섭의 대청호라는 ‘특수한 아름다움’이라는 주관이 이룩되었다는 점이다. 아날로그 중형카메라로 찍은 낱낱의 그 대수롭지 않은 풍경들이 마치 수억 톤의 물이 담긴 대청 호수처럼 정사각형 프레임 안에 묵직한 깊이로 담겨서는 다른 누구도 아니고 오로지 작가가 본 대청호의 아름다움을 관자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그 아름다움은, 뒤에 이런 반전을 위해 앞의 문장을 사용한 조인상의 글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엄경섭의 사진 속에서는 발길을 잡는 묘한 편안함과 아름다움이 있다... 처음엔 화장기 하나 없는 그의 사진 앞에서 당황스러울 수 있겠지만 그의 사진 앞에 잠시 머물면 사진이 말을 걸어온다. 그가 느꼈을 바람과 햇살과 자연의 내음과, 소리 없는 이야기가 감상자에게 전해 질 것이다.”
이번 전시는 <호수, 심연에 담다> <대청호를 바라보며> 등에 이어서, 대청호를 대상으로 한 엄경섭의 여섯 번째 개인전이다. 전시작은 작가가 직접 인화한 젤라틴 실버 프린트 스물여덟 점이며, 10월 3일부터 9일까지 사진위주 류가헌에서 열린다.


출처 - 사진위주 류가헌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운영시간
월요일 휴관
화요일 10:30 - 18:30
수요일 10:30 - 18:30
목요일 10:30 - 18:30
금요일 10:30 - 18:30
토요일 10:30 - 18:30
일요일 10:30 - 18:30
휴관: 월요일
모든 프로그램은 주최측의 사정으로 변경될 수 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확인하시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