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도스
2019년 5월 29일 ~ 2019년 6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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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의 변화를 동(動)하는 기운
갤러리 도스 큐레이터 김문빈
기운생동(氣韻生動)은 동양화의 육법 중 하나이며 만물이 지닌 생생한 느낌의 표현을 이르는 말이다. 한자의 뜻처럼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저마다의 기(氣)를 가지고 있으며 무생물들조차도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내면의 기운을 지니고 있다. 살아있는 것들은 무생물과는 조금 다르게 내재한 기운의 생동을 경험하며 시간이 흐름에 따라 외형적인 변화를 함께 겪게 된다. 이것은 숨이 붙어있는 한 끊임없이 반복되며 우리는 움직이는 행위로 인해 성장하고 삶을 지속하게 된다. 이는 매우 본능적인 것이고 또 필연적인 것이다. 오경진은 이러한 기운의 변동과 흐름을 몸소 체험하며 삶 속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온전하게 받아들인다. 생물이 가진 힘은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행하는 행위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게 된 작가는 결국 이것이 우리 삶의 원동력이자 이 세상 존재하게 된 모든 것의 근원이 된다고 믿는다. 작가는 이러한 눈에 보이지 않고 설명하기도 어려운 생명의 기(氣)를 작품을 통해 가시적으로 드러낸다.
오경진의 모든 그림은 힘의 개념이 바탕이 된다. 그 힘의 주체는 인간인 작가가 가진 내면에서부터 생명, 자연 그리고 우주로 점차 광범위해진다. 이렇듯 만물은 모두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나아가 일체 된다고도 볼 수 있다. 작가는 이들이 공통으로 발산하고 있는 에너지를 표현하기 위하여 싹이 움트는 모습, 자연에 빗대어진 생명력, 그리고 초능력과 같은 정신적인 힘을 담은 시리즈를 구성한다. 각 시리즈는 커다란 에너지, 즉 기운이라는 개념 안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이며 에너지가 어떤 형태를 가졌는지, 어떻게 약동하고 얼마만큼의 움직임과 파장을 보여주는지 작가의 상상을 거쳐 나타난다. 작가는 이렇게 비가시적 개념을 완벽한 추상도 은유적 표현의 구상도 아닌 그 경계에서 만들어낸다. 우리는 작가가 새로운 방식으로 정의하고 해석한 기운이 화면에서 매우 동적으로 꿈틀거리고 숨 쉬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신성하고 초월적인 힘에 대해 경탄하는 오경진의 작품에서는 종교화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이처럼 신비스러운 작품은 추상적 개념을 이야기하기에 오히려 표현에 한계가 없고 때문에 더욱 영험한 분위기를 자아내게 된다. 작가는 뿌리기, 흘리기, 번지기 등 다양한 기법을 구사하여 에너지를 다채로운 시각물로 표현한다. 이는 에너지가 내포하고 있는 다양한 특성을 드러내기에도 적합하다. 격동하는 에너지가 있는 한편 잔잔히 스며드는 에너지도 있듯 작가의 작품에서는 망설임 없는 거친 붓질과 섬세한 세필의 만남을 볼 수 있다. 또한 형광 빛깔의 색들은 동양화에선 보기 힘든 색으로 그림에 섣불리 사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튀는 색감이다. 작가는 형광의 이러한 특성을 반대로 이용하여 초자연적인 현상과 초능력 같은 비현실적인 요소에 걸맞은 감각을 보여준다.
현대사회는 변화가 더욱더 빨라지는 세대가 되었으며 우리에게 빠른 적응을 요구하고 누군가에게 이는 일말의 불안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급격한 변동에 따른 혼란은 당연하며 현대인들은 그런 감정을 느끼면서도 시대에 발맞춰 빠르게 변화하고 또 그만큼 바쁘게 살아간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에게 갖은 스트레스를 야기하지만 몸과 정신의 쉴 새 없는 움직임으로 인해 발현되는 에너지 또한 상당할 것이다. 이렇게 빠르게 생성되고 소모되는 에너지가 끊임없이 순환하면서 우리의 기운은 멈춰있지 않고 생동한다. 우리는 오경진의 작품을 통해 자신에게 내재하여 있던 그 힘을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다. 그리하여 우리는 또 한 번 살아있음을 느끼고 생명력이 가지고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깨우치게 될 것이다.
츨처: 갤러리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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