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스 서울
2024년 8월 16일 ~ 2024년 9월 12일
“그렇게 밤마다 과거를 기억하면서 현재를 기억하는 듯한 겹기억이 탄생한다.”
- 권여선, 『각각의 계절』 (문학동네, 2023)
우리는 종종 어떤 시간을 거쳐 지금의 내가 되었는지 돌아보곤 한다. 지나쳐온 과거를 떠올리려 해도, 당시의 장면과 분위기를 정확히 기억해 내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머릿속에 부유하는 과거의 파편들을 어렴풋이 쫓다보면, 현재와 미래를 마주하게 된다. 이번 오지은과 장종훈의 이인전 《겹기억 Deux souvenirs》에서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겹쳐지는 기억과 상상력의 단면들을 조명한다. 두 작가는 공통적으로 일상에서 목격한 순간을 작업의 출발점으로 삼아 경험한 일이나 사건, 장소를 회화로 옮겨왔다.
오지은은 회화가 재현하고자 하는 대상에 관심을 두면서도, 그 대상과 결코 가까워질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포착 가능한 순간'을 붙잡아두는 방식을 취한다. 그의 작품은 기억을 정제한 뒤, 마치 지난 노래를 재생하듯 펼쳐진 것들로, 비어버린 것 사이를 흐르는 기억을 담아낸다. 이를 통해 오지은은 과거의 순간들을 포착하고 되살리는 작업을 이어간다.
반면, 장종훈은 주로 목격한 장면이나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상상력을 발동시켜, 일상 속 장면이나 단어를 떠올리는 것을 시작으로 스토리를 구상하고 이를 작품에 담는다. 그의 작품은 인물의 행동과 표정을 포착하여 감정이나 상태를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번에 선보이는 신작들은 거센 바람에 의해 형성된 인물이 기억의 안개 속에서 희망을 조각하며, 사라져가는 기억을 포착해 간직하고자 하는 가상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처럼 오지은의 작품이 과거의 순간을 포착하고 되살리는 작업이라면, 장종훈의 작품은 일어나지 않은, 어쩌면 일어나지 않을 이야기를 상상하고 구성한다. 두 작가의 작품을 통해 혼재되고 중첩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어떻게 서로 얽히고 겹쳐 있는지 살펴보며, 동시에 기억과 상상력을 떠올려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참여작가: 오지은, 장종훈
기획: 우혜진
출처: 케이스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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