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도스
2023년 3월 15일 ~ 2023년 3월 21일
기억이 건넨 위로
김민영 갤러리 도스 큐레이터
현재의 삶이 힘에 겹거나 왠지 모를 고독함이 느껴질 때면 기억 속의 지난 추억을 떠올리며 위안을 삼곤 한다. 돌이켜 보니 행복이었던, 사랑이었던 순수한 감수성으로 되돌아가 잠시나마 위로를 받고 새로운 감흥을 얻게 된다. 이렇듯 기억 속에만 존재할 수 있는 추억이기에 우리는 사라지고 잊혀지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느낀다. 추억을 붙잡기 위해 다양한 매개체를 통해 기록하고 흔적을 남겨 두고두고 기억하려고 노력하며 이렇게 남겨진 흔적은 일상을 살아가다 이따금씩 꺼내어 보며 당시를 회상하는 매개물이 된다. 추억은 훗날을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는 만큼 우리의 유한한 삶에서 상당히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한다. 이에 원유진 작가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라져가는 소중한 추억을 붙잡아 간직하고자 마음 깊은 곳에 씨앗을 심어 비밀스러운 화단을 가꾼다.
작가에게 화단이란 지난 순간의 분위기나 감정을 캔버스 안에 기록으로 철저히 가두는 동시에 보는 이들로 하여금 이입하여 추억을 연상시킬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의도한다. 이와 같은 기록의 과정에서 작가 본인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며 창작을 위한 기반을 더욱 굳건히 다진다. 작가는 추억을 회상하는 요소로써 선인장의 이미지를 차용하여 기억의 파장 효과를 이끌어내고자 한다. 선인장은 사막의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도 스스로 강인한 생명력으로 자라나 강한 모래바람도 거뜬히 버텨내 오래도록 자리를 지킨다. 이처럼 선인장이야말로 작가의 작품세계를 관통하는 상징적인 이미지로 가장 적합하다 할 수 있다. 선인장은 형태뿐만 아니라 크기, 색상이 각각 다르고 다양하므로 다른 식물과는 차별화된 특성과 그에 따른 이미지 자체로 흥미를 느끼도록 유도한다.
주요 작품 소재인 선인장은 직선과 곡선의 형태를 갖고 있다. 자유로운 곡선은 성장과 풍요의 느낌을 주고 직선은 예리하면서도 경쾌한 느낌을 나타내 동적인 조화를 이룬다. 또한 화단의 선인장들과 식물들의 구도에 있어서 심리적인 안정감이 느껴지며 같은 색상의 계열로 배치하여 어느 것 하나 튀거나 방해되지 않고 정서적으로 편안함을 전달한다. 화면은 화단을 둘러싼 비정형의 형상들을 입체로 표현하여 더 깊숙한 곳에 숨겨진 비밀스러운 공간이 된다. 이는 아스라한 구름처럼 드리워 아련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우주의 웜홀(wormhole)처럼 시공간을 순식간에 가로질러 기억 저편의 추억이라는 공간을 여행하는 통로가 되어주기도 한다. 이러한 해석을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입체의 효과는 재료 선택에 구애 받지 않는 회화 작품 감상에 재미를 더하며 내면의 감각을 자극하고 공간감을 구성하는 데 있어서 중요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번 전시는 지난 소중한 순간들을 기록하기 위해 단순히 추억이라는 씨앗을 움트게 하고 가꾸는 행위의 의미를 넘어 작가 본인의 삶의 태도를 바꾸고 현재의 삶을 살아가는 동시대 사람들과 소통하려는 의미가 함께 내포되어 있다. 작가가 잘 가꾸어 놓은 화단에 뿌리내린 순수한 추억들은 메마른 가슴 속 한구석에 기억으로 자리 잡아 안정과 휴식을 취하게 만든다. 모든 식물은 각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위치를 바꾸고 형태를 바꾸는 등의 변화를 보이며 성장한다. 이와 같은 식물의 강인한 생명력이 주는 삶의 에너지를 느끼고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마음의 정화와 건강한 자아를 찾아가는 위로의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참여작가: 원유진
출처: 갤러리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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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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