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토
2007년 3월 1일 ~ 2007년 4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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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석은 현실에서 마주치는 여러 가지 지식과 경험을 자신만의 시각으로 해석하고 있으며 그 결과인 작품들은 한 작가의 손을 거쳤다기에는 믿기 어려울 만큼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심리적인 일루전과 생명과학의 윤리적 문제를 가로지르는 폭넓은 관심사를 담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두드러지는 윤영석만의 특징은 인문학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한 개념미술적인 특성이다. 작가는 1980년대에 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하고 입체구성을 통해 동시대 사회현실을 반영하는 작품을 제작하였으나 독일유학 이후에는 더 미묘한 접근을 시도하게 되었다. 유학 시기에 작가는 사물의 기능을 기형적으로 조합함으로써 심리적으로 문화화된 습성을 교란시키고, 나아가 대상 속에 억압되었던 의미론적 영역을 발설해내는 작업을 시도하였다. 지각의 왜곡에 대한 탐구와 스스로의 한계에 대한 각성은 "눈을 떴지만 장님인" 자신에 대한 자각과 함께 정상과 장애의 경계를 의심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1990년대이후 작업에서 동물복제 실험 결과같은 객관적인 사실은 물론이고, 어린 시절 발레리나에 대한 동경 같은 개인적인 순간들이 작가의 세계에서는 비슷한 경중을 가지고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이런 계기들은 별도의 독립된 사건이 아니라 작가가 총체적으로 인식하는 유기적 우주의 일부로서 의미를 지니고, 이는 작가라는 개인만의 세계가 아니라 여기서 유추되는 인간의 활동과 사상의 세계를 총체적으로 비추는 유비(類比)관계를 만든다. 이는 이원론으로 대립된 세계관을 지양하고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며 작가는 이 모호한 지점을 3.5차원으로 이름 붙이고 있다.
3차원과 4차원 사이의 3.5차원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영역이고 일종의 환상이다. 물론 모든 차원은 어떤 의미에서는 현실에서는 접할 수 없는 이데아적 세계이지만 작가는 흔히 실제의 세계라고 하는 3차원과 시공간이 결합한 4차원 사이에서 자신의 영역을 찾고 있다. 3.5차원의 영역은 윤영석의 작품세계 안에서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평면이나 입체 작품에 시간의 요소가 개입되면서 동일한 사물을 시차를 두고 볼 때 알 수 있는 지각의 착각을 깨닫는 순간이기도 하고, 시간이라는 인간의 손으로 재단할 수 없는 흐름을 측정하고 포착하려는 사람들의 노력에 대한 철학적 성찰이기도 하며, 현재까지의 시간을 통해서만 존재할 수 있는 생명체를 복제하겠다는 인간의 야심에 대한 연민을 반영하고 있기도 하다.
현대문명에 대한 발언과 개인적인 관심들이 하나로 묶이는 윤영석의 작품은 그러나 스스로의 창으로만 세계를 보는 좁은 시야가 아니라 자신의 시각에 보편성을 확보함으로서 세계와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하고자 하는 노력이기도 하다. 난해하고 차갑게 보이는 윤영석의 세계가 과학과 철학이 일치된 유기체적 일체에 닿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지만 그 노력들은 인간의 이성에 대한 믿음과 함께 윤영석의 작품세계의 근간으로 남을 것이다.
출처 : 로댕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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