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밈
2019년 3월 9일 ~ 2019년 4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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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은 디지털 데이터가 떠다니는 온라인 네트워크를 마치 공기처럼 오히려 ‘자연’스러운 환경으로 인식하고 있다. 스마트 폰이 꺼지거나 온라인과 접속이 끊어진 채 자연으로 돌아갈 때 역설적으로 오히려 더 부자연스러운 상태가 된다. 디지털 세계에 둘러싸여 일상을 보내는 현대인에게 ‘쉼’은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가 아닌 다른 세계, ‘그 곳’에 존재할 것이라는 환상과 맞닿아 있다. 마치 사막의 신기루처럼 여기가 아닌 다른 곳에서는 완벽한 ‘쉼’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막연히 갈구하는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새롭게 느껴지지 않는 0과 1의 디지털 세계를 기꺼이 자연의 구성 요소로 받아들인다면 도시에서도 ‘쉼’을 발견할 수 있고 디지털 기기로 인해 디지털 세상 속에서 정처 없이 부유하는 현대인에 걸 맞는 ‘쉼’이 완성될 수 있다. <휴식동굴>은 데이터화되어 존재하는 디지털 유목민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곳이며 시간과 공간에 대한 감각이 모호해지는 디지털 동굴 속에서 ‘쉼’과 함께 우리 존재에 대해 질문을 던지기 위한 빛과 소리로 쓴 초대장이다.
작가소개
윤제호는 소리, 빛과 공간 자체를 언어화하여 이야기를 만들고 질문을 던지는 작가다. 자신이 상상하는 디지털 공간을 현실 공간에 구현하고 컴퓨터로 디자인된 소리와 빛으로 그 공간을 채운다. 작가는 기존의 틀에 박힌 관람, 청취 방식을 지양하며 작품을 통해 관람객이 공간에 참여하고 거닐며 촉지적 감각과 함께 의문을 가지게 만들면서 작품을 실마리로 각자 이야기를 새롭게 구성하고 탐색하게 만든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데이터화되어 가는 디지털 유목민으로써 ‘부유하고 있는 현대인/관람객’에게 각자의 정체에 대한 질문을 던짐과 동시에 경계를 사유하며 “나는 어디에 속해 있는가?” 라는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한 ‘세상을 부유하는 작가’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작가가 주로 쓰는 매체는 디지털 사운드와 기하학 이미지의 영상과 빛이다. 이것은 0과 1의 세계를 통해 디지털 세계 어딘가에 안착을 원하는 바람의 표시이다. 음악과 소리, 형식과 비형식, 소리와 빛의 영역 등 장르와 대상들의 관계를 사유하며 각 요소와 이야기들을 프로젝션 맵핑 기법과 함께 작가의 디지털 세상에 흩뿌린다.
물리적 형태를 가지지 않는 작업의 형태는 작품이 전시되는 장소에 언제나 적합하게 맞춰지게 되고 퍼포먼스가 수반되므로 작가의 작품은 언제나 장소 특정적 작품이 된다. 그러나 전시가 끝나면 관객의 기억과 기록으로만 작품은 존재하게 되며 또다시 물리적 형태를 지우며 또 다른 곳으로 옮겨가게 된다. 이는 디지털화된 예술의 형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의 형태가 된다. 마치 우리의 삶이 죽음 후 기억과 기록으로만 남겨지듯 윤제호의 작품 또한 온몸으로 체험하기에 기억으로만 존재하는 향기로 떠돌게 된다.
출처: 갤러리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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