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아트스페이스
2015년 11월 3일 ~ 2015년 11월 9일
Broken city 1, pen on paper, 35x25cm,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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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 안으로 들어온 자아와 세계에 대한 기록들
은유영 작가는 오랜 시간 자아와 세계를 관찰해 왔다. 이전 작업들이 자아를 집이라는 상징체계에 의해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것이었다면 근래의 작업들은 그 시선을 세계로 향하고 있다. 작가는 이에 대해 조형적이고 신비로운 시각적 경험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한 면에서 최근의 작업은 좀 더 직접적이고 감각적인 표현으로 전환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작품들은 얼핏 보기에는 선과 면의 조형적 표현 같아 보이기도 하고 우주공간의 일부 같기도 하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세밀한 드로잉처럼 섬세한 선들의 집적으로 이루어져 있고 멀리서 볼 때 무질서해 보이던 화면은 가까이 갈 수록 선과 면이 교차된 공간 안에서는 기하학적인 구조가 발견되기도 한다.
이러한 일련의 작업들은 무질서와 질서 사이에서 일종의 숭고미 마저 느껴지도록 만들고 있는데 눈에 보이던 세계가 빛으로 그리고 하나의 거대한 스펙타클로 변모하게 되자 작가는 그곳에서 우주적 질서이자 존재의 원인을 발견하게 되었던 것 같다. 작가는 늘 바라보던 일상의 세계에서 시작된 개인적인 신비로운 시각적 경험으로부터 작업을 시작하였지만 작가는 그의 작업과정에서 다시 세계를 발견하게 되었는지 모른다. 그 세계는 작가가 언급한 바와 같이 장자의 방식으로 보면 현실과 피안의 세계 사이의 존재적 위치일 수도 있고 물리학적 우주의 질서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본질적 의미에서 보면 작가가 본래부터 관심을 갖고 고찰해온 자아 그 자체일 수 있다. 왜냐하면 우주적 빅뱅의 순간처럼 표현된 작업을 보게 되면 그것은 혼돈과 질서 사이의 외부 세계를 발견한 것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자신의 위치를 확인한 순간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위치를 발견하게 된다는 것은 결국 모호했던 영역에서 좀 더 명료한 지점으로 이동하게 되었다는 것일 수 있으며 미지의 세계이기에 억압으로 다가왔던 세계에서 해방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는 것일 수도 있다. 작가는 꽤 오랫동안 자신의 삶이 도시 공간 속에서 외로움 가운데 고립되어 있는 것 같았는데 작업을 다시 시작하면서 그것을 떠나 보내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러한 면에서 보면 마치 애도의 예식을 보여주고 있는 같은 작가의 작업에서 발견되는 선들은 작가의 내면 속에서 흘러나오는 말들을 비언어적 시각 기호로 전환시켜 기록으로 남겨낸 흔적들처럼 보이며 결국 이 선들로 중첩하여 쌓아 올린 회화적 공간이라는 것 역시 작가의 삶에 대한 기록이자 사유의 흔적이고 동시에 이미지로 표시된 깨달음의 순간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 사이미술연구소 이승훈

Levels of life, mixed media on canvas, 60x60cm, 2015



출처 - 사이아트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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