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위주 류가헌
2015년 11월 3일 ~ 2015년 11월 15일
사진가의 이름 앞에 붙는 ‘전문’이라는 수식어는, 세상에 숱한 사진적 대상 중에서 오직 한 가지에만 시선을 오로지해왔다는 뜻일 것이다. 사진가 이동춘에게는 ‘우리의 전통문화’가 그것이다.
안동 후조당 마루의 들어열개창에 걸린 채 바람에 날리던 투명한 모시 조각보, 검푸른 밤하늘을 인 병산서원 아래 선비들이 모여 향사를 지내는 모습, 흰 도포자락 펄펄 날리며 숲길을 걸어가는 노선비의 뒷모습 등...
2010년에 <오래 묵은 오늘>이라는 제목으로 연 첫 번째 전시의 사진들부터 독일 베를린과 헝가리 부다페스트 한국문화원, 미국 UCLA와 버클리대학에서 연이어 선보인 <선비정신과 예를 간직한 집, 종가>의 숱한 사진들은, 우리가 지니고 있으면서도 미처 깨닫지 못했던 ‘오래 묵은’ 것들의 아름다움을 ‘오늘’의 시선으로 되살린 것으로서, 이동춘을 자타공인 아니 국내외를 관통하여 ‘전통문화’ 사진가로서 그 대표성을 획득케 했다.
그런 이동춘이 1년 가까이 경주에 살다시피 하며 경주 속 전통문화를 그녀의 시선과 카메라 앵글로 쫒는다는 이야기가 들려올 때, 아는 이들은 우선 그것을 경주의 지복이라 여겼다. 경주가 사진가 이동춘에 의해 감추어져 있던 은일한 모습들을 새로이 드러낼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리고 드디어, 이동춘 사진집 <경주>가 나왔다. 황룡사지 터 당간지주 사이에 용의 모습을 한 구름이 걸린 사진이 표지를 이룸으로써, 사람들의 기대치가 틀리지 않았음을 조용히 드러내면서. 황룡사 터 위에서 구름이 만들어 낸 황룡을 만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수많은 발걸음 끝에, 수 천 수 만 번의 셔터를 누르다 황룡의 전설이 새겨진 그곳에서 황룡을 본 것이다. 용의 형상을 한 구름이 흩어지기까지의 시간은 불과 30초도 걸리지 않았다.
사진집 <경주>는 ‘풍경과 사람들’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경주의 풍경과 눈에 보이는 풍경 너머 천년 고도로서의 경주, 그 삶의 터전 위에 오늘의 경주를 사는 사람들이 2권의 사진집 각 50장의 사진 속에 오롯이 담겨있다.
책과 같은 제목의 이동춘 사진전 <경주>는 류가헌의 사진책전시지원 프로그램으로, 책 속 사진들의 오리지널 프린트 관람과 함께 작가의 사인본 책을 함께 만날 수 있는 전시다. 11월 3일부터 2주간 이어진다.
출처 - 사진위주 류가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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