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위주 류가헌
2017년 5월 2일 ~ 2017년 5월 7일
이보령. 00*00. Digital Print.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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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넘기를 넘는 아이들이 폴짝 공중으로 뛰어올랐다 내려오자, 운동장 바닥의 그림자가 공처럼 달아났다 되돌아온다. 흙바닥에 앉아 두꺼비집을 짓는 아이, 친구와 달리기를 하는 아이, 축구에서 이겨 승리의 점프를 하는 아이.... 도화지 같은 운동장에 그려지는 동심의 그림들이다.
바라보는 것만으로 입가에 미소가 머금어 지는 초등학교 운동장의 풍경. 황사나 미세먼지 등 환경 문제로 외부 활동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아이들은 여전히 아랑곳없이 운동장을 누빈다. 넓은 운동장에 퍼지는 아이들의 함성과 웃음소리가 사진 밖으로 울려 퍼진다.
1978년부터 지금까지 40년 동안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해온, 이제는 ‘교장선생님’이 된 이보령에게 운동장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어여쁘다. 낯설게 들리던 교장선생님이라는 말에 익숙해 질 즈음이 되자 더 많은 아이들이 더 넓게 보였다. 한 학급의 담임선생님이 아니라 한 학교 전체를 돌봐야 하는 자리에서 그 시기 카메라를 들었다.
금방이라도 날아갈 것 같이 운동장을 뛰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사진으로나마 붙들고 싶은 마음이었다. 수많은 아이들을 곁에 두고 바라봐왔음에도 날마다 새롭게, 더디지만 쉼 없이 키를 돋우는 모습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끊임없이 셔터를 눌렀다. 훗날 아이들이 사진으로나마 그 생생하고 맑은 시절을 추억하길 바라며, 하나하나 호명할 수 없이 많은 학생들을 사진에 담았다.
한편으로는 앞으로 운동장을 누비는 아이들을 영영 볼 수 없게 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있었다. 흙 운동장을 없애고 우레탄이나 인조 잔디를 깔고, 실내 체육관을 건설하는 학교들이 많은 현실 때문이다. 자연을 벗 삼고, 서로 몸을 부딪치며 즐거움과 자유를 배우는 것이 아이들이고, 운동장에 있을 때 비로소 신나게 소리치고 에너지를 발산하는 것이 아이들이다. 운동장이 없어진 후 아이들이 누리던 놀이와 활동이 사라질까 걱정되었다.
이보령의 카메라 속 이미지들은 학교 현장에 몸담으며 아이들과 진정으로 마음을 나누었기에 가능한 꾸밈없는 사진이며, 아이들의 미래에 대한 염려와 책임감을 담아 찍은 ‘드문’ 사진이다. 여러 해 동안 사진을 배우고 여러 주제의 사진을 찍어 단체전을 했지만 첫 개인전을 <아이들은 운동장에서 자란다>로 결정한 까닭이 여기 있다.
이보령이 속해 있는 사진집단 <포토청>이 한겨레신문 사진부문 선임기자(부국장)이자 자타공인 ‘분교 사진 전문가’인 강재훈이 이끄는 곳이다. 연출되지 않은 자연스럽고 정겨운 사진으로 피사체와 감성적으로 공감하는 사진을 추구하는 스승의 뜻과 포토청의 색채가 이보령의 사진에도 고스란히 이어진다.
<아이들은 운동장에서 자란다>는 동일한 제목의 사진집으로도 출판된다. 사진집과 전시는 5월 2일부터 일주일간 류가헌 전시 2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출처 : 사진위주 류가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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