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아트스페이스
2015년 11월 17일 ~ 2015년 11월 23일
생기(호흡), 336x162cm, mixed media on canvas,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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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시적 세계 그리고 이에 대한 시각에 대하여
이보현 작가는 이 세계가 눈에 보이는 가시적 세계만 있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비가시적 차원의 세계가 공존하고 있음을 전제로 하여 이와 관련된 작업을 해 오고 있다. 작가가 이러한 세계에 대한 시각을 가지게 된 것은 두 가지 차원에서 작가 나름의 관점을 갖게 되면서부터인데 그 한 가지는 양자물리학적 차원이고 다른 한 가지는 종교적 차원이라고 한다.
사실 이 두 영역은 서로 상충되는 면이 더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되는데 작가는 이 두 영역 모두 가시적 세계와 비가시적 세계를 다루고 있음을 근거로 하여 자신이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 방식에 대한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작가가 이처럼 상반되는 것처럼 여겨지는 두 영역을 자신의 관점을 구축하는데 있어서 인용하게 된 것은 분명히 실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시적이지 않기에 쉽게 인정하기 어려운 부분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인간이 세계를 인지하는 정보를 상당부분 시각에 의존하고 있기에 비가시적 세계가 실재하는 것으로 인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양자물리학에 의하면 세계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인 원자에 대해 입자적 측면에서 보면 그 안이 텅 비워져 있을 정도로 극히 미미한 상태이고 온 우주의 모든 물질에서 입자적 차원을 모두 모아 본다면 한줌도 안 될 정도라는 것이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인간이 보고 있는 가시적으로 보이는 이 세계를 구성하는 물질이라는 것은 사실 에너지의 역학 관계에 의해 팽팽하게 물질적 형태를 유지하고 있을 뿐 입자적 측면에서 보면 거의 빈 공간에 가까운 거대한 일루젼일 수 있다는 말이다.
작가는 이러한 관점에서 눈에 보이는 가시적 세계만이 실재한다고 믿는 것은 사물의 한 측면만을 보고 판단하는 것처럼 단편적 시각일 수 있다는 관점을 제시하면서 비가시적 세계가 실재하고 있음을 오히려 보여주고자 한다. 사실 보이지 않는 세계를 보이게 한다는 것은 모순적인 태도처럼 보인다. 그러나 작가는 빛이 입자적 성질을 가지면서 동시에 파동적 성질을 가지는 양면적 속성이 있는 것에 주목하면서 이 빛으로부터 착안하여 비가시적 세계를 드러내고자 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그래서 이보현 작가가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게 되는 작업들은 이와 관련된 작업들이다. 그의 대부분 작업들에서는 빛으로부터 연장된 것과 같은 다양한 형태의 만나게 된다. 이때 형상들은 마치 물방울이나 눈의 결정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으며 물이 흘러가는 것과 같은 일정한 흐름 가운데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그 형상을 그려낸 방식은 넓은 면적의 브러쉬에 의해 페인팅 된 것이 아니라 입자를 암시하는 듯한 빛과 같은 밝은 점들의 집합인 것을 보게 된다. 그의 작업은 대부분 이 입자와 같은 점들의 연결에 의해 만들어진 형상들이며 파도와 같은 흐름 가운데 위치하고 있다.
그런데 작가는 이 작품들의 제목에 대해 물리학적 용어나 개념들을 가져오지는 않았다. 오히려 작가의 종교적 시각을 드러내는 명제들을 선택하여 제시하였다. 양자물리학으로부터 비가시적 영역이 실재함을 드러내되 그것을 하나의 상징적 체계로 제시하고 이로부터 종교적 영역에서의 비가시적 영역 역시 실재함을 드러내고자 한 것이다.
이성의 체계로 이해할 수 있는 거시적 세계만을 시각적으로 경험해 왔던 인간은 양자물리학에 의해 미시적 세계를 발견하게 되자 이성이 감당할 수 없는 불확정적이고 신비적인 세계를 접하게 되었다. 작가는 이러한 의미에서 시각과 같은 인간의 지각 방식이 포착할 수 없는, 그리고 인간의 이성이 이해할 수 있는 범주를 뛰어 넘는 세계가 실재한다는 것을 양자물리학적 체계에 의해 보여주고자 한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그와 같은 현상은 종교적 관점에 의해서도 바라보고 해석할 수 있음을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인간이 이성적으로 당연하게 여기는 이 세계 모두가 동시에 이성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신비적인 곳이라는 작가의 관점을 이 지점에서 확인하게 된다. 이는 인간이 호흡하며 살아 있음이 신비이고, 눈물 흘리게 되는 감동의 경험이 신비이며, 빛과 세계를 볼 수 있는 이 모든 현상이 신비한 것이라는 말이다. 작가는 그의 작업을 보는 감상자들이 이를 이해하고 자각할 수 있도록 눈에 보이지 않는 미시세계의 물리학적 현상을 시각적 상징체계로 변환 시킴으로써 비가시적 차원의 세계를 가시화 시키고자 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이성에 의해 그리고 시각에 의해 포착되기 어려운 신비의 영역을 경험하고 공유할 수 있는 차원으로 변환시키는 작업을 수행해 나가고자 하는 작가의 작업 의지를 발견하게 된다. / 사이미술연구소 이승훈


출처 - 사이아트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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