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음산방
2024년 5월 1일 ~ 2024년 5월 12일
“이이잉-”
작업실에 울려 퍼지는 금속 샌딩기의 소리. 분명 매번 듣던 소리일 텐데 그날 따라 새롭게 다가왔다. ‘이이잉’ 소리와 함께 변모하는 저 금속 재료처럼 우리도 변화하는 과정 중에 있는 것 아닐까…
우리는 삶을 살아가며 목표한 지점에 도달하려고 노력하지만 항상 원하는 결과를 맞이할 수는 없다. 사회에서 요구하는 기준과 이것에 도달하려는 우리, 그리고 그 사이에서 일어나는 끊임없는 현재 진행형의 시도들. 삶이 무수한 과정의 연속이라면, 이것을 어떻게 바라보고 받아들여야 할까?
이시평과 황준환은 과정의 길에서 서 있는 미완의 작가들이다. 이들은 예술가로서 작업을 한다는 것, 더 나아가 한 개인으로서 삶을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고민하며 결과 지향적인 답보다는 현재 진행 중인 과정을 전시장에 언어유희처럼 늘어놓으려 한다.
전시 제목 《이이잉(iiing)》은 영어의 접미사 ‘-ing’를 길게 늘여놓은 꼴로, 보통 ‘-ing’는 동사 뒤에 붙여 현재 일어나고 있는 동작을 강조한다. 또 문자 그대로 발음하게 되면 어린아이가 애교나 투정 따위를 부릴 때 내는 소리 같기도 하고, 무언가가 작동하며 변화하는 기계음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이처럼 ‘이이잉’이라는 의성의태어에서 느껴지는 고정 되어있지 않은 감각과 무언가가 되어가고 있는 상태에 집중하여 두 조형작가의 각기 다른 해석을 보여주고, ’과정 중에 있는 상태’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현실에서 마주하는 어려움에 이따금 투정을 부리지만, 더 나은 무언가로 변해가고자 노력하는 사람들. 완성되어있지 않기에 감히 늘어놓을 수 있는 이야기를 여기 풀어본다.
작가소개
이시평(b.1992)는 건국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졸업 및 홍익대학교 목조형가구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하였으며, 설치 오브제에서부터 기능이 있는 가구에 이르기까지 매체에 경계를 두지 않고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작업하고 있다. 주로 물질에 숨겨져 있으나 쉽게 보이지 않는 부분들을 조명하고, 이를 사람들이 감각할 수 있는 방식으로 드러내고자 한다. 실험을 통해 드러난 물질의 순수한 특성을 토대로 다앙한 관계와 그것을 둘러싼 이야기들을 상상해보며, 사물과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작년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열린 단체전 《Merging and emerging》를 포함하여 《살아남기 시리즈》(Gallery Project K 2024), 《The Void Odyssey》(KIR Seoul 2023), 《사고의 전환》(윤현상재 머티리얼 라이브러리 2023), 《DDP Design Fair》(DDP 2023&2022), 《KIAF Seoul, KCDF》(COEX 2022), 《Home Table Deco Fair》(COEX 2022) 등 국내외 다수의 페어 및 전시에 참여하였으며 올해 신당창작아케이드에 15기 작가로 입주하여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황준환(b.1995)은 대구 출생으로,2019년 계명대학교 공예디자인학부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목조형가구학과를 수료하였다. 주얼리, 식기 소품 등의 공예품으로 작업을 시작하였으며 현재는 아트퍼니처와 설치 오브제 영역으로 작업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만연하게 일어나고 있는 단편적인 해석을 경계하고, 작업을 통해 다양한 시선과 해석의 확장가능성을 도모하고자 한다. 주로 재료의 색다른 표현 방식에 대해 연구하며, 그 과정에서 발견한 새로운 가치를 통해 사람들이 가진 보편적인 인식을 환기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주요 전시로 단체전 《살아남기 시리즈》(Gallery Project K 2024), 《묘미卯味》(원형들 2023), 《MERRY CRAFT 3 DAYS STORE》(Space B-E Gallery 2023), 《Surfin’ Sound》 (TYPE Gallery 2023) 등에 참여하였다.
출처: 무음산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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