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공간봄
2015년 10월 23일 ~ 2015년 11월 5일
비창_그녀들의 방, 가변설치, 무쇠 솥뚜껑, 나무, 흙, 2015
가마솥은 우리나라 재래식 가옥의 부뚜막에 하나씩은 걸려 있었던 어머니들의 전유물이었다. 그 솥에 어머니는 밥을 지어 온 가족을 먹여 살렸고, 물을 끓어 겨우내 세숫물을 데워 주셨다.
가마솥뚜껑을 뒤집어 놓고 부쳐 주셨던 빈대떡의 깊은 맛은 어머니의 한없는 사랑과 희생의 산물이었다. 둥근 가마솥뚜껑은 어머니의 젖가슴을 닮았다. 모든 것을 내어주시는 어머니의 마음을 닮았다.
한때 어머니 젖가슴을 닮은 솥뚜껑, 대 우주가 느껴지는 솥뚜껑의 형태와 그 쓰임에 매료되어 구시대의 유물이 된 가마솥뚜껑을 찾아 시골 장독대, 마루 밑, 고물상을 누비고 다녔었다. 그렇게 수집된 무쇠솥뚜껑을 붙이고 자르고 재구성하여 설치하는 작업을 통해 자연과 인간 그리고 그속에 잠재하는 우주적 질서의 원리를 재인식하고 재창조해 보려는 다양한 시도를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 초반에 했었다.
2015년, 작업실 창고 한켠에 20여년간 쌓아놓았던 그 솥뚜껑을 새롭게 펼쳐 보고자 한다. 광복 70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채 할머니가 되어 버린, 그리고 세상을 떠난 일본군위안부 소녀들의 상처로 얼룩진 슬픈 넋을 기리기 위함이다.
또한, 오랜기간 행궁동 역사문화예술마을만들기를 함께 하며 지역 활성화를 위해 애쓰다 급작스레 최근 세상을 떠난 세 사람의 넋을 위로하고자 가마솥뚜껑을 세상밖으로 다시 꺼내려 한다.
2015, 10, 24, 토, 오후 4시
출처 - 예술공간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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