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미술관
2016년 6월 23일 ~ 2016년 7월 17일
망각은 없다, 2015, 천과 벽에 드로잉과 세라믹, 가변 설치.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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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미술관은 신진작가 창작지원 프로그램인 ‘2016 OCI YOUNG CREATIVES’의 일환으로 이은영 개인전 ‘멀리 있는 산이 가까이 보이면 비가 온다’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심상의 흐름을 따라 세 가지 섹션인 1.드로잉 설치, 2.세라믹 설치, 3.대형 벽화로 구성된다.
작가는 세월호, 쌍용차 사건, 사대강 사업 등 일련의 사회적 사건들이 야기한 집단적 트라우마에 대한 ‘예술가적 역할’을 성찰한다. 전시의 제목은 날씨와 관련된 속담을 차용한 것으로, 집단 트라우마와 타자의 고통이 자아에게 인식되고 통감하는 과정을 암시한다. 작가는 권력과 정치적 구조를 기반으로 한 집단의 희생을 문학적 텍스트나 우화 등을 차용하거나 상상을 녹여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작품들은 환상적인 꿈의 이미지처럼 초현실적이면서도 우리가 잘 아는 사건들에 대한 예리한 단서들을 드러내어 보는 이들의 직관과 감성을 자극할 것이다.
전시장의 첫 번째 설치 섹션의 제목은 ‘내가 정확히 모르던 곳에 관하여’이다. 이 섹션은 10여 점의 천 드로잉 연작과 한지 드로잉 2점으로 구성된다. ‘내가 정확히 모르던 곳에 관하여’는 집단 트라우마 사건들의 실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타자의 일처럼 느끼는 개인의 심리를 암시한다. 따라서 이미지들은 모호하고 파편적으로 등장한다. ‘곳’은 작가가 만들어낸 ‘실체들이 응축된 세계’로 어두운 사회적 사건들의 양상을 함축한다.
첫 번째 설치 섹션에 포함되는 개별 작품 <이것은 당신의 잘못이다>(2016)는 10여 점의 천 드로잉들 중 하나로, 광목 천에 두꺼운 흑연을 활용하여 제작되었다. 구작에서부터 현재까지 이질적인 요소가 혼합된 동물의 이미지가 많이 등장하는데, 여기에서는 토끼와 원숭이의 몸에 방향을 지시하는 손가락을 결합했다. 토끼와 원숭이는 권력 계층이 아닌 ‘대부분의 우리’를 암시하며 손가락은 사회적인 사건에 대해 서로를 탓하며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나타낸다. 기묘하면서도 유머가 있는 형상들에는 알레고리의 장치가 녹아있어서 다양한 해석과 상상이 가능하다. ‘의미의 간극’은 이은영의 작품에서 핵심을 이룬다.
두 번째 설치 섹션의 제목은 ‘하…그림자가 없다’이다. 이 섹션은 5점의 세라믹과, 배경 드로잉 1점으로 구성된다. 작가에게 세라믹은 평면 작품과 시너지를 내고, 쉽게 다룰 수 없어 도전을 지속하도록 하는 매체이다. 여기서는 추상적인 형태의 푸른 색의 세라믹 조형물들에 조명을 비추어 그 뒤의 드로잉에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연극적인 상황을 연출한다.
‘하…그림자가 없다’는 역설적 표현으로, 우리의 적은 평범한 주변사람들 이거나 내 자신이기 때문에 그 실체(그림자)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하’라는 탄식은 주체가 사건의 어두운 실체를 깨달아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형상과 그림자의 대비를 통해 희망을 은유하는 푸른색은 겉 모습일 뿐 검은 그림자가 진실임을 우회적으로 나타낸다.
마지막 세 번째 설치 섹션의 제목은 ‘바다는 황량하고 님은 없네’이다. 이 섹션에서는 대형 현장 벽화와 바다 형태의 세라믹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장의 가장 높은 벽을 촘촘히 채운 벽화에서는 굴뚝(쌍용차), 바다, 팽목항(세월호), 송전탑(밀양 송전탑) 등의 이미지들이 등장한다. 이 이미지들은 첫 번째 섹션의 한지 드로잉에서 흐릿한 원경으로 나타나며 마지막 섹션의 대형 벽화에서 세밀하고 강렬한 근경으로 압도한다. 벽화 앞에 설치된 검은 세라믹 덩어리들은 세월호 사건을 상기시키는데, 딱딱하게 굳은 바다에 세라믹 펜슬로 드로잉하며 트라우마의 기억을 새겨나간다.
이은영은 열린 의미를 담은 작품들을 통해 집단적 트라우마의 기억을 오랫동안 기억하고 공감하고자 한다. 작가의 작품은 이야기의 ‘완결’이 아니라 ‘소통’에 관한 것으로서,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은 집단적인 기억과 감정을 깊이 공감하면서, 흥미로운 형상들 속에서 자신만의 풍부하고 재미있는 상상에 젖어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4038m, 2015, 벽 위에 목탄, 가변 크기

어찌하여 그렇게 많은 서로 다른 장소들이, 어찌하여 어떤 날이 다른 날에 융합하는 것일까

망각은 없다, 2015, õ 위에 흑연 드로잉, 210x160cm
작가와의 대화 2016.7.9 (토) 오후 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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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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