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석갤러리
2026년 1월 14일 ~ 2026년 1월 21일
나와 다르기에 상상할 수 없었던 감각이 언어를 타고 미끄러지다가 형상과 물질을 매개로 내 몸 안에서 재구성되는 순간, 나는 그것을 이해한다고 느낀다. 이 이해의 감각은 단순히 앎에 그치는 차원이 아니라 유한한 몸이 다중적 실재에 접속하며 비가역적 시간의 횡대로부터 잠시 벗어나는 순간의 감각이다. 타인이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저마다의 어두운 구멍을 품고 각자가 하나의 현실만을 구성하는 분할된 세계에서 ‘형상’은 그러한 분할 사이를 가로지르는 통로가 된다.
이러한 감각에 대한 관심은 타인의 경험을 다시 호출하는 방식으로 구체화된다. 관람자 인터뷰는 자료를 수집하기 위한 절차라기보다 감각이 구성되는 과정을 다시 일으키는 시도에 가깝다. 단순한 지각 경험을 묻는 질문에서 출발해 미적 경험이 신체에 남긴 감각을 살피고 그것이 삶의 어느 순간과 병치되는지를 함께 탐색한다. 이 과정에서 언어와 드로잉은 관람자, 즉 다른 몸의 감각에 접속하기 위한 매개로 작동한다.
전시 관람 경험을 언어와 간단한 드로잉으로 드러낸 참여자의 언명은 그가 맺는 관계와 정체성의 구성 방식을 보여준다. 그 경로를 따라가다 보면 지금껏 상징으로서만 미끄러지던 언어가 내 몸에도 적용 가능한 체계로 재구성되며, 타인의 실존이 감촉되는 순간이 발생한다. 그러나 동시에 말에 실린 감각은 여전히 생소한 채로 남아 철저히 다른 세계와 실재가 분명히 존재함을 드러낸다. 이러한 도달 불가능성은 오히려 나를 더욱 이끌며, 오성과 상상력이 더 이상 다다르지 못한 그 감각은 숭고한 대상이 된다. 이때 물질과 이미지 그리고 드로잉은 그 감각으로 나를 투사하기 위한 시도이자 매체가 된다.
인터뷰 이후의 스튜디오 작업은 이러한 접속의 시도를 다시 수행하는 과정이다. 참여자의 말과 드로잉, 머뭇거림은 선형적 서사로 정리되지 않고 병치와 분절 속에서 구조를 이룬다. 잔존하는 감각을 따라 그리기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이미지는 출현과 소멸을 거듭하며, 붙잡기와 놓임 사이에서 작업의 완결을 유예한다. 전시는 타인의 감각에 일시적으로 접속하거나 끝내 구성되지 못하고 미끄러졌던 순간들을 다시 호출하는 장이다. 그 가운데 관람자는 감각에 따라 장면을 재구성하며, 접속의 가능성과 불가능성 사이를 오가게 된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일치와 잠정성은 감각적 실재를 구성하는 조건이며, 예술은 여러 몸 사이의 서로 다른 감각에 접속하고 흩어지는 사건의 계기가 된다.
일시
2026년 1월 14일(수) – 1월 21일(수) 10:00 – 22:00
참여작가: 이은재
※ 전시 마지막 날인 1월 21일은 18:00까지 운영합니다.
※ 방문 시 요청에 따라 주차권이 제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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