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디자인연구소 갤러리뚱
2015년 7월 3일 ~ 2015년 7월 17일
포레스트 우드록 머쉰

1. 록은 위대합니다.
비틀즈는 말할 것도 없고 오아시스와 블러, 메탈리카나 쥬다스 프리스트, 너바나와 퀸(헥헥!), 넓게 보면 다프트펑크까지. 로큰롤, 하드록, 메탈, 얼터너티브, 뉴메탈, 팝락, 브릿팝, 기타 등등! - 일단 전부 록으로 통칭하여 - 모두 어마 무지하게 위대합니다.
저는 모든 예술 장르 중 음악이 가장 멋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저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입니다.
2. 맥주는 록만큼 위대합니다.
록보다 더는 아니고, 딱 록만큼만 그러합니다. 굳이 기타를 잡고 머리를 흔들지 않더라도, 밴드를 운영하거나 라이브 클럽을 쏘다니는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삶을 살더라도, 누구나 적당량의 맥주를 마신다면 방 문을 잠그고 스피커의 볼륨을 높이는 것만으로도 록스타가 된 듯한 기분에 즐거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 가슴 깊은 곳으로부터 차오르는 뜨거운 '록 스피릿'(이건 '힙합 정신' 이나 '재즈 쏘울'만큼이나 모호한 단어이지만, 일단 대강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의 대부분은 사실 귓전을 때리는 드럼 소리보다는 방금 빠르게 비워버린 맥주 한 캔이 반을 차지할 것임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저는 술을 잘 마시지 못합니다.
3. 그리고 또 안타깝게도 '2'의 이유로 살짝 알딸딸할 때면 저는 모든 삶의 근간에 아이러니가 존재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꿈꾸는 일러스트레이터, 혹은 맥주를 사랑하는 '아기 간'의 소유자도, 둘러보면 저 말고도 있을 것입니다. 다른 문제들에서도 마찬가지겠지요. 거대한 난자로 향하는 죽음의 레이스를 거부하고자 하는 외로운 정자 영웅도 몇억에 한 마리 정도는 있을 것이며, 심란하여 고통받을 것이 뻔함에도 불구하고 허황된 고민거리를 아득바득 떠올리며 불면의 밤을 맞이하는 사람들이 도처에 널려 있을 것이라고 감히 자신합니다. 정욕과 씨름하는 고결한 이성도, 게으름을 꿈꾸는 태생적 워커홀릭도 있을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사람들을 마주할 때, 혹은 이러한 저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때, 굳이 위로를 건네려 하지 않습니다. 위로에 적합한 단어와 문장들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대신 저는 이러한 말을 건네곤 합니다.
"당장 포기해!!"
4. 그것은 물론 진심이 아닐 것입니다.
몇 번 정도 뒤틀린, 자조 섞인 농담에 가까울 것입니다. 어쩌면 다시 한 번 안타깝게도, 그러한 농담들은 끝끝내 시니컬할 수밖에 없는 저의 성정에서 나오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저는 아주 오래전 어느 때에, 이러한 것을 모두 드러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것이 그저 '안타까운' 시도로 남지 않기를 바랍니다.
5. '록, 맥주, 포기하는 삶'이라는 전시 타이틀은 위와 같은 이유로 붙여 놓은 타이틀입니다.
군대를 제외하고 약 오 년간의 일러스트레이션 작업물을 '록', '맥주', '포기하는 삶'이라는 세 개의 주제로 추려내고 분류해서 모아봤습니다. 약 40점 이상의 디지털 프린트와 몇 장의 펜화 원본들, 약간의 스케치들을 준비했습니다. 아, 물론 익히 알고들 계시겠지만, 사실 이 장황한 글은 저의 첫 번째 전시 '록, 맥주, 포기하는 삶'의 서문이자 홍보 글입니다.
이러한 방식의 전시 서문을 본 적이 없어서 불안하기는 하지만,
1. 록 음악을 들으며
2. 맥주 한 캔을 따고
3. 될 대로 되라지!
라고 포기를 해 놓으니 이 방식도 그리 나빠 보이지는 않는군요.
게다가 서두에 적었듯이 '록'과 '맥주'가 위대하다면 '포기하는 삶'이라는 문장 또한 위대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몹시 비논리적인 결론을 내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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