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토스트
2017년 4월 1일 ~ 2017년 4월 18일
이지연, 001_그리고 그리다가_천에 아크릴릭_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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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토스트에서는 2017년 04월 01일(토)부터 04월 18일(화)까지 “그리고 그리다가 1043_이지연 개인展”을 개최한다. 이지연 작가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선들로 문과 계단을 만들어내고 그 이미지들을 반복하여 공간을 그려내어 재구성한다. 언제 끝날 지 모르는 수많은 방들이 보는 이들을 작품 속으로 한없이 끌어들이고 끝 없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한다.
이지연 작가는 최근까지 캔버스 안에 그려진 이미지들을 외부 설치 작업으로 확장시켜서 크게는 90m에 달하는 길이의 벽면에 연장하여 시각적 공간을 표현해 왔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서는 반대로 거대한 벽면들에 그려졌던 설치작업들을 다시 작은 캔버스로 옮겨온다. 기존의 작가가 이야기 중심으로 작품을 그려냈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공간의 표현에서 조형적인 요소를 더 강조하여 공간 자체에 의미를 두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길을 거닐면서 흩어졌던 지난 기억의 조각들을 맞춰 보기도 하고, 또 계속해서 걷다가 내가 가보지 못했던 새로운 길에 새로운 순간의 나를 만나볼 수 있는 상상의 공간여행을 떠나보길 기대한다.
작가노트
어릴 적에 놀이터에서 한참 놀다가 해가 지는걸 모르던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오후 햇살이 노을이 되어 해가 지고 어둑해진 뒤에도 놀이터에서 놀던 중에는 어둠이 무서운 줄 몰랐다. 놀이기구를 오르락내리락 사방을 휘젓고 다니는 동안에는 새로운 길을 만드는 재미로 시간이 가는 줄도 몰랐다.
이제는 가끔 시간이 가는 게 느껴지고, 자주 어둠이 무섭다.
무릎 위에 올린 캔버스 위에 거침없이 그려나가던 공간을 설치로 끌어내면서(2013) 사람들을 그림 속으로 초대하고 싶은 발상을 보다 적극적으로 실행해보고자 다양한 방법을 생각하고 상상하며 만들고 그리는데 신이 났었다. 커다란 벽에 공간을 그리고 텅텅 빈 공간 속에 상상한 이미지를 입체화할 때에도, 크고 작은 상자 속 공간에 이야기(공간)를 만들어 가면서 즐겁게 바빠지면서 문득 캔버스 앞에서 멈칫하는 내가 이상했다. 무언가 풀기 어려운 숙제처럼, 어디부터 고민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부터 났다. 그렇게 조금씩 숙제를 미루며 재미난 놀이에만 빠지려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던 어느 겨울, 확장된 작업의 방식과 이미지가 캔버스로 돌아올 수도 있는 것 아닐까? 못 그럴 이유는 없지 않나? 라는 질문인지 대답인지 모를 목소리에 내가 고민한 건 게으름 같다는 생각을 했다.
캔버스이든 벽이든, 상자 속이든 내가 놓인 공간 모두가 스케치북이었던 것처럼 다시 그려간다. 그리고 그리다가 또 질문이 계속 돌아온다. 기억 속의 외가가 나에게 놀이터였음을 새삼 깨닫고, 그렇게 공간을 살피고 궁금해하는 자체가 놀이였던 내게 풀지 못한 숙제가 계속되는 것이다.
문과 계단의 반복되며 단순화 되어가는 화면 속에서 내가 찾는 공간과 내가 꿈꾸는 공간은 어떤 색인지… 어떤 이야기를 펼치려 하는지… 물어보려 한다. 이제는 내 작업의 시작이 되었던 ‘외가’에 대한 추억을 더듬지 않는다. (단지 그냥 그 자체로 나를 만들었듯 계속 내 안에 있을 뿐이다. 1043은 물리적으로 외가의 흔적이 완전히 지워진 날로부터의 시간이 된다.) 지인의 표현에 따르면 ‘보수적이었던 색상’이 자유로워졌다고 하는 그림 속 색상들은 나의 호기심과 나의 질문이 늘어났음일지 모르겠다. 반복되는 계단을 오르고 늘 열려있는 문들을 너머 함께 떠나보지 않겠냐고, 저 문을 넘어가 보지 않겠냐고 물어본다.
동시에 정작 내 자신이 가장 겁내고 있는 건 아닌지를 물으며 누군가가 무엇인가가 문 너머에서 나타나주기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2012년 ‘Exploration of Space’이후 5년 만에 서울에서의 개인전인) 이번 전시에서는 이런 다양한 활동 중에서도 평면회화에 대해서 고민해 온 흔적들을 열어본다.
회화로 시작한 공간에 대한 개인적인 이야기(기억으로부터의 출발)에서부터 기억을 넘어 공간 안에서의 상상력을 펼친 화면들을 입체와 설치로 실험하면서도 회화에 대한 생각은 놓지 않았다. 벽으로 확장되고 설치로 다양해진 작업을 하는 중에 ‘벽으로 간 이미지들이 다시 캔버스로 가지 못 할 이유는 없지 않나? (2015년 겨울, 부산에서 김성연작가와의 대화 중) 라는 선배작가의 말은 생각만 앞선 고민 이전에 다시 캔버스 위에 테이프를 긋고 색을 칠하는 움직임을 시작하게 해주었다.
기존의 회화 속에서 보여준 이미지가 크게 변했다기 보다는 이지연스럽게 천천히, 느린 듯 바지런히 붓을 놀린 화면들을 볼 수 있다. 2015년 겨울부터의 작품들은 화면의 크기의 제약을 벗고 또 이야기에 묶여있던 색들에 다양한 색채들을 조합해오고 있다. ‘그림 속에 그리다’시리즈와 ‘그리고 그리다가’이야기들로 공간들이 좀 더 깊숙하게 어디론가 ‘생각의 여행’을 떠날 Gate가 될 수 있길 바라며, 이제 다시 고민을 시작하고 매일매일의 드로잉처럼 그리고 있는 작가의 캔버스를 통해 비워진 공간 속의 이야기를 찾아보면 좋겠다. / 글: 이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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