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아트스페이스
2016년 4월 22일 ~ 2016년 6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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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송은 아트스페이스 외부에서 보이는 삼면의 유리 발코니에는 짐 알렌 아벨의 <General>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색색의 추상적인 얼굴의 세 인물은 전형적인 인도네시아 군인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 이 작업은 권력자들이 통제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제복에 대해 탐구하고 이러한 수단이 어떻게 위협이나 탄압의 용도로 이용되는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번 전시에서 이 세 장군은 관람객에게 인도네시아의 사회 조직에서만 보여지는 특정한 시각적 상징을 소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각 나라마다 서로 다른 군사 구조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 세 장군의 모습을 통해 제복이 가진 특징의 유사성을 발견하게 된다. 어떻게 우리가 이 제복들을 자연스럽게 구분하게 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낯설어 보이는지, 그리고 왜 이 인물들의 머리는 추상적인 형태인지에 대한 답은 전체 전시를 보아야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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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로 전시장 2층에서 관람객은 전시 전반을 아우르는 단어이자 MES 56의 표어인 "Keren dan Beken"을 만나게 된다. 족자카르타에 위치한 MES 56의 공간에 설치되었던 이 금속표어는 서울 송은 아트스페이스로 이동하면서 그 의미도 함께 옮겨와 이번 전시의 중요한 의도 중 하나를 보여주고 있다. 이 표어는 인도네시아어 그대로 전시되어 보는 이들로 하여금 전시를 통해 직접 그 의미를 질문하고 읽고 해석하도록 유도한다.
MES 56의 작가들이 공동으로 만든 비디오 작업 <Far Away So Close>는 자바지역 중심부인 스마랑의 도시풍경을 보여준다. 정지화면처럼 보이는 세 개의 영상 중 하나는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에 공간을 삼킬 듯한 소리와 함께 착륙하는 비행기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작업은 영상이 처음 전시되었던 장소인 스마랑의 기동성과 부동성이라는 상반된 개념을 다루고 있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MES 56가 송은 아트스페이스에 ‘착륙’하여 관객들을 이 전시로 초대하는 의도로 상영된다.
메자닌 쪽으로 오면 아낭 삽또또가 손으로 짠 14개의 카펫을 만나게 된다. 추상적인 형태의 이 모노톤의 카펫은 관객들이 위층에서 살펴볼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작품 제목 <People Prostration Seen from a Height of 720cm>에서 이 작업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카펫의 왜곡된 이미지는 의도적으로 전시 관람 맨 마지막에 제대로 볼 수 있도록 설치되었다.
에드윈 로세노는 <Green Hypermarket>에서 통조림이나 음료수 병 등을 재활용하여 식물을 기르는 인도네시아 내 현상에 주목한다. 사회적 현상에 대한 시각적 관찰을 넘어서 작가는 인공물과 자연물 간에 성립된 유기적 관계를 통해 복잡한 현대사회의 여러 문제들을 풀어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지속적으로 환경 문제 혹은 적어도 우리 주변을 둘러싼 것들에 대한 자각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통조림 통에 식물을 심는 것과 같은 단순한 조합을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아볼 것을 제안한다. 난해한 질문에 대한 단순한 접근법을 찾는 이 작업은 이번 전시의 전반적인 태도를 핵심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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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 전시장에서 처음 만나게 되는 안드리 윌리암의 <To Me You Are A Work of Art>는 바바라 크루거, 키스 해링, 앤디 워홀, 장-미셸 바스키야와 같은 유명한 서구의 예술가들로부터 온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우편물을 찍은 일련의 사진 작업이다. 이 작업에서 윌리암은 마치 자신이 이 유명한 작가들에게서 선물이나 기념품 등을 개인적으로 받은 것처럼 보이도록 설정했다. 사실상, 여러 면에서 MES 56가 이 작가들의 예술적 접근법과 태도에 중대한 영향을 받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 보면 윌리암이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을 복제해서 판매하는 곳에서 주문한 복제품과 상품의 사진을 찍은 것으로 이 통해 윌리암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모방의 가치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이 작업은 한편으론 현대 사진에 있어서 ‘원본’의 개념이 진정으로 중요한지에 대해 담론을 이끌어내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는 이 작가들이 이룬 것들이 얼마나 전세계적으로 중요하게 여겨져 왔기에 오늘날까지 예술 발전에 끊이지 않는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에 대해 암시하고 있다.
웍 더 록의 작업 <Burn Your Idol>은 인기 있는 인도네시아 음악으로 1,000장의 앨범을 만드는 진행형 프로젝트로, 누구나 쉽게 CD를 복제하고 재생산할 수 있었던 2000년대 인도네시아의 사회문화적 현상을 보여준다. 작품 제목은 CD를 복제할 때 쓰는 ‘굽는다(burn)’는 표현과 Sonic Youth의 앨범 제목 “Kill Your Idol”을 합친 것이다. 이 프로젝트에서 작가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름과 사진, 좋아하는 음악 앨범의 제목 그리고 그 앨범을 좋아하는 이유를 데이터로 받아 이것을 CD에 굽고, 앞표지에는 보낸 이들의 이름과 사진, 뒷표지에는 앨범을 좋아하는 이유를 프린트했다. 이 프로젝트는 인도네시아 젊은 젊은이들의 음악적 기호와 각각의 밴드들을 기념하고 기록하는 듯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누군가에게 저작권이 있는 지적 재산들이 얼마나 쉽게 복제되고 침해되는지에 대해 질문한다. <Burn Your Idol>은 윌리암의 작업 <To Me You Are A Work of Art>와 더불어 디지털화 되어 가는 세상에서 복제의 일반화와 재생산의 편의성에 대한 또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3층 작은 방에는 사진과 영상의 상호관계 및 두 매체 간의 모호한 경계를 보여주는 아끽 아웨의 3채널 비디오 영상 <On Photographic Time and Motion>이 상영된다. 작가는 누구에게나 이해되기 쉽고 익숙한 방식인 초상, 정물, 풍경 등의 이미지를 보여줌으로써 정지 이미지와 동영상 간의 긴장관계에 대해 탐구한다. 새로운 기술이 발전하면 동영상도 사진의 영역에 포함될 수 있는 것인가? 반대로 정지이미지는 어디까지 영상으로 간주될 수 있는가? 작가는 상충되는 직관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이중언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처럼 보는 이들이 발견하게 되는 두 매체간의 불일치성에 대해 일종의 결정을 내릴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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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 건너편 방에는 위모 암발라 바양의 <Ka’bah> 시리즈가 전시되어있다. 무슬림들은 일생에 한 번 이상 의무적으로 순례를 떠나 메카의 대사원 중앙에 있는 카바(Ka’bah)에서 예배를 드려야 한다. 그런데 사진 속 카바를 보면 수천명의 인파에 에워싸인 카바의 전형적인 풍경과는 달리 사람들이 없거나, 각 사진마다 카바가 있는 장소가 다르거나 모두 다른 형태로 보인다. 바양이 촬영한 이 이미지들은 사실 사람들이 순례 예행연습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족자카르타에 있는 카바의 복제품을 촬영한 것이다. 본인이 무슬림이 아니기에 카바 복제품에 흥미를 느낀 작가는 종교적 의식이 정신성을 어디까지 규정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이러한 의식이 정치적 목적의 단체에 의해 만들어진 구조로 기능할 수도 있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바양의 작품 맞은편에는 누눙 쁘라스띠요의 <Holy Picnic>이 설치되어 있는데 이 작업은 쁘라스띠요가 가족들과 함께 메카로 떠났던 순례여행을 담은 사진 앨범 세 개로 구성되어있다. 전세계에서 무슬림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인 인도네시아에서는 가장 많은 수의 사람들이 메카로 순례를 떠나는데, 인도네시아인들에게 이 종교적 여행은 굉장히 중요해서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오랜 시간 동안 저축을 하거나 다양한 방식으로 빌리거나 심지어 재산을 팔기도 한다. <Holy Picnic>은 메카 주변의 인도네시아어로 된 간판을 단 식당이나 가게들 그리고 줄지어 있는 관광 버스들과 메카 주변에서 ‘셀카’를 찍으며 마치 여행지처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성지 메카와는 조금 다른, 관광지스럽고 상업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바양은 존재론적 관점에서 보는 일상 속의 종교적 의식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쁘라스띠요는 개인의 믿음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에 대한 자기반성이라는 점에서 두 작가의 작업은 종교적 정체성에 중점을 둔 종교적 의식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듯 하다. 그러나 이들이 강한 부정적 입장을 취한다고 보는 것은 부정확할 수도 있다. 이 두 작업이 만들어내는 흥미로운 대화는 사람들이 자신의 신앙 체계에 대해 재평가하고 이를 통해 실제로 중요한 것들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며, 어떻게 다른 이들의 믿음이 어떤 면에서는 자신의 믿음과 크게 다르지 않거나 오히려 비슷할 수도 있는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전시장 끝에 설치된 다니엘 사띠야그라하의 <New Romantic>은 전통적인 신부 옷을 입은 인도네시아 자바지역 여인들의 초상 시리즈로 총 5점으로 구성되어 있다. 모르는 이들에게는 아마 눈에 띄지 않겠지만 이들은 모두 비싼 보석 대신 값싸고 더 오래 가는 플라스틱으로 된 장신구를 착용하고 있다. 사띠야그라하는 이를 통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과거와 같은 문화적 전통을 더 이상 가치 있게 여기지 않는 시대에 들어서고 있는 중인가? 아니면 우리가 이미 익숙해진 전통이나 의식의 형식이 아닌 이들의 본질, 예를 들어 신부와 신랑의 실제적인 관계와 같은 것에 오히려 중점을 두어야 하는 것인가? “가짜” 장신구를 착용하는 사람들이 하는 결혼식은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것들로 채워진 결혼식보다 더 진실하고 진정성이 있는 걸까 아니면 혼례의 격을 떨어뜨리는 것일까?
디또 유워노의 <Naked Series>는 라이트 박스에 설치된 4개의 자화상 사진으로, 보는 이들이 자기반성과 탐구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유워노는 가족들이 알려주지 않았지만 자신이 다른 이들과 무언가 약간 다르게 생겼다는 것을 의식하고 있었는데, 오래된 엑스레이 사진을 통해 어린 시절 자신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알게 된다. 이 작업에서 작가는 여러 각도에서 찍은 자신의 나체 이미지를 반투명하게 출력하고, 자신의 과거사를 보여주는 자신의 옛날 엑스레이 이미지를 겹쳐 놓는다. 작가는 어린 시절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수많은 수술과 다양한 치료과정을 거쳤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작업을 통해 유워노는 용기 있게 자신이 겪어야 했던 고통스러운 현실을 표현하고 자신의 과거를 마주하고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이해와 감사를 공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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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ren dan Beken”의 세 번째 섹션인 전시장 4층으로 들어서면 관람객들은 짐 알렌 아벨의 멀티미디어 설치작업 <The Dinner>를 만나게 된다. 이 작업은 사람 크기의 돌 여섯 개가 저녁식탁에 둘러앉아 2014년 인도네시아 대통령 선거에 대한 토론을 하며 식사를 즐기는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황금률(golden rule)”, 즉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해야 한다는 전제를 개인적인 관점에서 다루고 있다. 아벨은 한 개인이 어린 시절부터 이 윤리적인 관점을 직관적으로 수용하는 것을 당황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작가는 “황금률”과 같이 겉보기엔 직관적인 듯 보이는 감각들이 사회 속에서 어떻게 발달되는지를 다루기 위해 작업 속에서 다음과 같은 여러 사회적 관계와 상호작용을 설정한다: 사회적 관계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사회적 상호작용은 어떻게 작용하는가? 이러한 상호작용이 잘 진행될 수 있기 위해서는 어떤 종류의 감정과 논리적 전제들이 필요한가? 한 개인은 자신과 다른 타인의 신념, 욕망 그리고 의도를 이해하는 방법을 어떻게 배우는가? 논리적인 체계들은 동정이나 공감 같은 감정을 자극하는 개념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 <The Dinner>에서 아벨은 이 작업을 통해 자신들의 생각의 관점에서 이 실험적인 형상들이 전파될 수 있는 그들의 생각을 널리 전하려는 실험적인 체계를 제공하려 시도한다. 이 여섯 명의 “등장인물들”은 각본 없이 아벨이 제공한 환경 안에서 그들의 생각을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돌처럼 생긴 여섯 명의 사람들이 함께 저녁을 먹고 있는 형태를 아벨이 우연히 만든 것은 아니다. 이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얼마나 완고하게 생각하는지 또는 근본적인 신념과 삶의 방식을 판단하는데 얼마나 양가적인지를 보여주는 단순한 은유이다. 이 작업은 전세계적 이슈가 된 현재 진행 중인 미국대선과 특별히 관련이 있어 보인다. 경합 중에 있는 특정 대통령 후보들과 이들에 대한 압도적인 지지는 제도와 절차에 대한 피로만큼이나 현대인들이 어떤 리더십을 찾고 있는지에 대해 많은 질문을 제기하는 것 같다.
유다 꾸수마 뿌뜨라(페훙)는 2015년 인도네시아 내에서 가장 중요한 대안미술공간 중 하나인Cemeti Art House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이 기간 동안 “아이들의 우화 모음(Kumpulan Cerita Anak)”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프로젝트에서 페훙은 유치원 아이들과 함께 드로잉 이미지를 만들고 이 이미지들을 콜라주로 붙여 시각적으로 독특한 작업을 만들어냈다. 이 작업은 아주 단순하게 시작되었지만, 페훙은 이 프로젝트에서 예측 불가능한 장소와 환경에서 나오는 개념적 발상의 전개뿐만 아니라 함께 협업한 아이들과 작가 자신 사이의, 그리고 페인팅 혹은 드로잉과 본인 고유의 사진 작업 사이의 원작성에 관한 희미한 경계를 보여주고자 한다.
빛과 색으로 가득 찬 작은 방 안에서는 앙끼 뿌르반도노의 <Beyond Versace>를 만날 수 있다. 이 작품은 화려한 패션 서적에서 겉모습과 디자인을 따왔지만 그 안에는 족자카르타 길거리에 살고 있는 정신병자들에 대한 뿌르반도노의 철저한 탐구와 기록이 반영되어있다. 작가는 이 책에서 패션 기사 스타일로 이들에게 내재되어있는 스타일과 ‘패션 감각’을 포착하고, 그들 각자의 몸짓 언어와 옷에 대한 선택뿐만이 아니라 그들이 가진 자신감과 자세를 묘사한다. 작가가 노숙자들의 패션과 파리 패션위크에서 볼 수 있는 오늘날의 패션디자이너들의 의상 사이에 유사점을 찾아냈다는 점은 주목할만하다. <Beyond Versace>에서 뿌르반도노는 이 잊혀진 사람들과 깊이 연결된 가치들이 더 있을지도 모르는 사회에서 하찮은 존재로 분류된 요소들에 대한 가치와 공감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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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ren dan Beken”의 마지막 섹션에 들어서면 MES 56의 최연소 멤버인 에리 라마 뿌뜨라의 <Steps in Silence> 시리즈를 마주하게 된다. 그는 전체 MES 56 그룹 내에서의 혁신에 대한 생각을 보여주는데 이 사진들은 사진구성 이해를 위한 실험의 결과물이다. 이 작업은 족자카르타의 도시 곳곳을 담은 스냅샷을 통해 MES 멤버들이 성장하고 생활하며 각자의 작업을 함께 지속해 갈 창의적이고 먼지투성이인 독특한 이 도시의 이면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한다.
랑가 뿌르바야의 <Stories Left Untold>는 이번 전시에서 개인적인 정체성과 역사를 보여주는 첫 번째 작업으로 50년 전 돌아가신 뿌르바야의 할아버지인 분따르조 아마룬 까르또위노또의 삶을 기록한 것이다. 뿌르바야는 1998년 수하르토 대통령의 정권이 몰락한 직후, 할아버지의 불가사의한 죽음이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1965년 9월 30일 수하르토 대통령이 정권을 잡았던 때는 인도네시아 역사상 가장 암울했던 시기 중 하나로, 짧은 기간 동안 공산주의자로 몰린 많은 사람들에 대한 잔인한 대학살이 있었다. 가문의 다음 세대가 박해당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뿌르바야의 가족은 할아버지의 공식적인 사망일을 1964년으로 바꿨다. 이는 정부와 학교에서 자칫하면 위태로워질 수 있었던 자녀들과 손자들의 삶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처음에는 가족 중 한 사람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려고 시작된 이 프로젝트로 뿌르바야는 자신의 세대와는 무관했던 과거와 정면으로 맞닥뜨리게 되었다. <Stories Left Untold>는 작가의 할아버지에게 일어난 일과 그가 누구였는지 그리고 살아 생전 무엇을 이루었었는지를 신중하게 이해하기 위해 과거의 기록, 사진 그리고 자료들을 완전히 조사하는 형식을 취한다. 이 작업을 통해 작가는 선조와 우리가 당연시 여기는, 보이지 않는 것들의 가치와 그에 대한 존중을 독려한다.
MES 56의 공동작업인 <Alhamdulillah We Made It>은 이 전시의 마지막 작업 시리즈이다. MES 56는 이 작업에서 제2차 세계대전 후 이민 포스터를 참고로 하여 일상활동을 하고 있는, 하얗게 비워진 익명의 인물 이미지들을 만들었는데, 이는 세계 다른 지역에서 인도네시아로 피난을 온, 국적을 확인하기 어려운 이민자들에 대한 기록이다. 이들은 새로운 국가에서 자신들이 받아들여지길 희망하며 이전 국가에 대한 애정을 버리고 인도네시아로 이주하지만, 신분확인에 필수적인 “여권”이 없기에 이들이 누구인지 매우 불명확하다. “알함둘릴라(Alhamdulillah)”는 무슬림이 신을 칭송하거나 감사할 때 자주 사용하는 아랍어이다. 자신들이 정체성이 명확하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즐기며 생활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이들이 모두 가지고 있는 일종의 감사를 나타내는 듯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법원이 인도네시아로의 이민을 허락하기 전까지는 사실 이 이민자들이 실제 그 곳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에서, 뒤따라 붙은 “We Made It”은 풍자나 반어의 느낌을 준다.
MES 56가 묘사한 이민자들의 태도나 자세는 MES 56 그들 자신과 유사한지도 모른다. MES 56는 그간 여러 가지 면에서 국내외로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동시에 MES 56는 정부차원에서의 지원과 자국 내 부족한 현대미술기반의 지원을 받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Alhamdulillah(오 신이여, 감사합니다)!”이지만 말이다.
마지막으로 전시의 처음 섹션에서 보았던 아낭 삽또또의 작업이 암시했던 “720cm” 지점에 도달하여 메자닌 층의 바닥을 내려다보면 머리를 숙이고 엎드려 기도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게 된다. 시각적 왜곡이 이 지점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하게 되는데, 이 작업은 의도적으로 “Keren dan Beken” 전시를 모두 보고 난 뒤에만 시각적으로 이해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이 지점에서 삽또도의 작업은 더 이상 특별한 신앙이나 신념의 체계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모노톤의 인물들은 가장 단순한 방법으로 엎드려있다. 이것은 아마도 환경, 개념적인 담론, 우상, 믿음에 대한 다른 관점, 각자의 정체성, 역사, 피상성과 소비지상주의, 사회정치적인 풍경, 이주 등의 문제들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대화 이후에 “멋지고” 또 “유명”해지는 것은 잠깐 동안의 생각이고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기도밖에 없다고 작가가 관람객들에게 남기는 마지막 메시지인지도 모른다.
협력 큐레이터
락사마나 띠르따지 (Laksamana Tirtadji)

디또 유워노_Naked Series, 2013
Duratran print, display with 4 LED paralleled light boxes, 100 x 70 × 5(h)cm

에드윈 로세노_Green Hypermarket, 2012
C-print on paper, Variable dimensions

안드리 윌리암_To Me You Are A Work of Art, 2015
C-print on paper, 120 x 100cm
웍 더 록_Burn Your Idol, 2008-2016
CD, audio player, CD rack, CD box set, 63 x 67 x 92(h)cm
짐 알렌 아벨_The Dinner, 2014
Mixed media, Variable dimensions
MES 56 Collective Project_Alhamdulillah We Made It, 2015
C-print on paper
80 x 120cm, 60 x 90cm, 40 x 60cm

랑가 뿌르바야_Stories Left Untold, 2015
Archive of the artist’s grandfather from 1933-1965, Variable dimensions
아낭 삽또또_People Prostration Seen From a Height of 720cm, 2016
Tufted wool carpet, Variable dimensions
오프닝
2016. 4. 22 (금) 오후 6 - 8시
메종 페르노리카 (송은 아트스페이스 6층)
아티스트 토크
2016. 4. 22 (금) 오후 3 - 5시
S.Atrium (송은 아트스페이스 지하 2층)
예약문의
info@songeunartspace.org (프로그램명, 성함, 연락처, 인원 기재)
참여 작가
짐 알렌 아벨(Jim Allen Abel), 아끽 아웨(Akiq AW), 위모 암발라 바양(Wimo Ambala Bayang), 앙끼 뿌르반도노(Angki Purbandono), 랑가 뿌르바야(Rangga Purbaya), 유다 꾸수마 뿌뜨라(Yudha Kusuma Putera), 에리 라마 뿌뜨라(Eri Rama Putra), 누눙 쁘라스띠요(Nunung Prasetyo), 웍 더 록(Wok The Rock), 에드윈 로세노(Edwin Roseno), 아낭 삽또또(Anang Saptoto), 다니엘 사띠야그라하(Daniel Satyagraha), 안드리 윌리암(Andri William), 디또 유워노(Dito Yuwono)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운영시간
월요일 11:00 - 19:00
화요일 11:00 - 19:00
수요일 11:00 - 19:00
목요일 11:00 - 19:00
금요일 11:00 - 19:00
토요일 11:00 - 19:00
일요일 휴관
휴관: 일요일, 공휴일
모든 프로그램은 주최측의 사정으로 변경될 수 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확인하시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