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토
2004년 9월 3일 ~ 2004년 10월 31일
장영혜중공업이 소개하는 문을 부숴! / 2004년, 크기 가변
1 / 2
로댕갤러리는 장영혜중공업의 전시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장영혜중공업'이라는 웹 작가들의 첫 미술관 단독전시로 웹 작가로서의 세계적인 명성에 비해 국내에 덜 알려진 이들의 작품 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장영혜중공업은 장영혜와 마크 보주 두 사람이 1999년에 결성한 웹 아티스트 그룹이다. 이들은 이들은 웹을 통해 꾸준히 작품발표를 하여왔고 웹을 통해 세계 미술계와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으나 국내에서 제대로 조명될 기회가 거의 없었다.
1960년대 이후 비디오아트가 시작된 이후 뉴미디어를 이용한 예술은 하나의 큰 흐름을 형성해왔다. 1998년을 전후하여 개인에게 보급되기 시작한 컴퓨터와 인터넷 네트워킹 시스템은 가히 디지털 혁명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의 변화를 주도하였다. 이에 힘입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테크놀로지 아트 역시 새로운 예술의 영역으로 부각되기 시작하였다.
장영혜중공업은 1999년 플래쉬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만든 움직이는 텍스트와 음악으로 이루어진 웹아트를 발표한 이래 5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국제적인 작가로 성장하였다. 이들은 인터넷이 가지는 접근의 용이성, 익명성, 음악, 미술, 문학을 통합하는 종합예술성 등을 특성으로 하면서도 웹의 특성인 하이퍼텍스트나 상호성, 이미지 요소를 배제함으로써 경계를 흐리게 하고 있다. 이들은 일방성, 서사구조 등과 같은 전통적인 예술의 형태를 웹에 도입하여 독특한 장르의 예술을 창조해내었다. 여기에 과감하고도 강한 어조로 뱉어내는 혹은 감미롭게 읊조리는, 혹은 건조하게 읽어내려가는 듯한 단어들의 움직임과 비트있는 음악은 관람객의 시각적 상상력을 자극하며 관람객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이번 전시에는 장영혜중공업이 웹아트로 발표했던 과거의 작품들은 물론이고 로댕갤러리라는 특정 장소설치적 작품으로 만들어진 "문을 부숴"와 냉장고의 인터넷을 통해 보여지는 장영혜중공업의 "지옥의 문"이 전시된다. 웹에서 주로 활동해온 장영혜중공업이 그들의 작품을 어떻게 미술관에서 보여주는지도 관심을 끌 것이다. 또한 그간 회화, 조각설치, 사진, 디자인, 도예 등 여러 장르의 미술에 대해 열린 태도를 지향해왔던 로댕갤러리의 또 하나의 실험적인 도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작가소개
장영혜중공업'(작가홈페이지 : http://www.yhchang.com)으로 소개되는 이들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이다. 자신들의 소개에 따르면, 1999년 서울에서 '창립'된 장영혜중공업은 C.E.O. 장영혜와 C.I.O.(Chief Information Officer, 지식총괄책임자) 마크 보주(Marc Voge) 두 명으로 이루어졌다. 이들은 자신에게 '중공업'이라는 이름을 붙임으로써 산업화시대를 상징하는 기업인 것처럼 위장하고 있으나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들의 작품은 물질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인터넷 상에서 이루어진다. 플래쉬 프로그램으로 작업한 <삼성>을 1999년에 발표한 이래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세계 미술계와 교류해오고 있다. 장영혜중공업은 웹 아트의 오스카상이라고도 불리우는 웨비 어워드(Webby Award)에서 2000년, 2001년 연이어 2회 수상하면서 국제 무대에서 주목을 받았다. 또한 2003년에는 베니스 비엔날레에 <Pao! Pao! Pao!>로 참가하였다.
항상 10부터 카운트다운하면서 '장영혜중공업이 소개하는'으로 시작하는 이들의 작품은 단순한 배경색 위에 빠르게 점멸하는 단순간결한 고딕체 문자와 음악으로 구성된다. 한국어, 영어, 불어, 스페인어, 일어 등으로 쓰이는 텍스트는 움직임, 소리와 결합되어 문학, 미술, 음악이 통합된 하나의 작품을 이룬다. 크고 단순하게 만들어진 문자의 공격적인 움직임은 이들의 작품이 보여주는 공격적인 힘을 상징한다. 이들은 현대사회의 이슈들을 강렬하고 시니컬한 어조로 다루면서 우리 삶과 의식의 부조리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장영혜중공업의 작품은 빠르게 명멸하는 텍스트들과 비트 있는 음악으로 인해 시적인 느낌을 불러일으키면서 관객의 시각적 상상력을 자극한다.
1) 장영혜중공업이 소개하는 문을 부숴! / 2004년, 크기 가변
갤러리 A, B에는 장영혜중공업이 소개하는 문을 부숴! 라는 작품이 전시된다. 이 두 작품은 같은 텍스트로 구성되었으나 설치형태, 음악, 화면구성 등이 다른 전혀 다른 작품으로 제작되었다. "문을 부숴!"는 제목처럼 아주 강한 어조의 내용으로 이루어져있다. 어느 날 갑자기 문을 부수고 들어온 사람들에 의해 맨발로 밖으로 끌려나가 총구앞에 서게 되는 어떤 사람, 죽음에 직면한 그 사람이 기억해내는 과거의 아름다웠던 한 순간의 풍경은 마치 한 편의 초현실적인 시처럼 기묘한 충돌을 일으키면서 환타지를 만들어낸다. 장영혜중공업은 자신들의 텍스트가 음미되고 해석되는 문학으로서보다는 언어를 이용하는 예술로 이해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간 장영혜중공업의 작품이 다루는 주제는 권력, 돈, 욕망 등에 얽힌 현대인의 부조리한 삶과 현대사회의 단편들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극단적인 감정들을 언어로써 보여주고 있다. "문을 부숴"라는 작품은 현대사회에서 행해지는 집단에 의한 개인의 짓밟힘, 부조리한 광기, 집단주의의 비겁함 등에 대한 통렬한 비난이라고도 여겨진다. 밀실에서 광장으로 나와 그곳이 자유의 광장이라고 생각하나 곧 그 광장마저도 허구와 부조리로 가득찬 세계임을 깨닫고 죽음으로 내닫는 어떤 이를 상기시키기도 한다. 죽음을 맞이한 순간에 기억해내는 아름다웠던 한순간의 과거로 마무리되는 "문을 부숴!"라는 작품은 현실과 꿈의 세계를 넘나드는 환상의 세계이다.
2) 장영혜중공업이 소개하는 지옥의 문 / 2004년, 크기(제작 후 측정)
"장영혜중공업이 소개하는 지옥의 문"는 로댕갤러리의 글래스파빌리온에 영구설치되어 있는 로댕의 "지옥의 문"에 대한 패러디이다. 장영혜중공업은 지옥의 문을 인터넷이 부착된 냉장고 설치작품으로 재구성하여 소개한다. 1998년을 전후로 보급되기 시작한 개인 컴퓨터를 통한 네트워킹은 몇 년 안에 가히 디지털 혁명이라 할 만한 사회, 경제, 문화, 개인의 삶 전반에 걸친 변화를 가져왔다. 인터넷은 개개인이 물리적으로 움직이지 않고도 전 세계적인 네트워킹을 통해 실시간으로 만나고 대화할 수 있는 가상의 공간을 창조하여 그야말로 컴퓨터모니터는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게 하는 문의 역할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가상의 공간에 빠져들면 들수록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의 개인은 점점 더 고립되는 역설적인 면도 동시에 갖는다. 한편 기술의 발전에 따른 가전제품의 발달도 눈부셔서 전통적으로 여성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가사노동에서도 여성은 해방될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여전히 가사노동 시간은 줄지 않았다는 연구가 연이어 발표되었고 오히려 여성은 더 수준 높고 정교하게 잘 짜여진 가사노동을 요구받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최근 생산되기 시작한 인터넷 냉장고는 기발한 아이디어의 제품이다. 인터넷 냉장고는 가사노동 종사자가 가사노동 공간에 머무르면서도 인터넷을 통해 세상과 접촉함으로써 사회로부터 고립되지 않을 수 있다는 논리로 개발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가사노동 종사자는 냉장고에 붙어있는 인터넷이라는 작은 문을 통해서 세상을 만날 수 있다는 허상을 부여받고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는 더욱 고립되고 가사노동에서 해방될 수 있는 기회마저 박탈되는 결과를 얻게 된다. 따라서 냉장고에 부착된 인터넷은(혹은 이것이 세탁기라 할지라도) 가사노동이라는 지옥으로 안내하는 "문"이 되고 마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 웹 작가로서 인터넷 냉장고에 제기하는 질문이다.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운영시간
월요일 휴관
화요일 10:00 - 18:00
수요일 10:00 - 18:00
목요일 10:00 - 18:00
금요일 10:00 - 18:00
토요일 10:00 - 18:00
일요일 10:00 - 18:00
휴관: 월요일
관람료 유료
모든 프로그램은 주최측의 사정으로 변경될 수 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확인하시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