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아트스페이스
2016년 2월 2일 ~ 2016년 2월 15일
Schatten 변형크기, 사다리오브제,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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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 질서’ - 오브제와 관계하는 방식에 대하여
현대미술의 흐름을 살펴보면 작가들은 재현(representation)하는 작업에서 이탈하면서 환영주의(illusionism)에서 벗어나게 되자 어떤 의미를 지시하는 기표로서의 이미지보다는 오브제와 같은 즉물적인 현상에 주목하였던 예를 볼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 의하면 물질로서의 오브제는 또 다른 무엇인가를 지시하기 보다는 그 자체를 지시하게 되며, 작품 속에 특정한 의미를 담기보다는 그 오브제 자체로 시선을 가져가도록 만든다. 장은혜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오브제라는 개념하에 설명한다. 그의 작업이 특정한 서사나 이야기를 담고자 의도한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이러한 작업의 경우 물질로서의 오브제는 그 자체의 위치나 관계에 의해서 파악되게 된다. 장은혜 작가가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는 작업에는 캔바스 위에 거칠게 드러나 있는 페인팅 흔적과 물감 덩어리 뿐만 아니라, 껍질처럼 붙어있는 종이 조각, 실이나 천조각들이 발견된다. 그리고 그러한 캔바스들은 다시 다른 캔바스나 혹은 빈 캔바스 그리고 작은 종이 조각들과 어우러져 배치되어 있음을 보게 된다. 사실 그의 페인팅 작업들 역시 마치 오브제를 다루는 것처럼 어떠한 구체적 대상을 그려낸 것이 아니라 단지 페인팅의 흔적과 흔적 사이의 관계들만 드러낸 것들이다. 어떤 특정한 대상으로부터 본질적 요소를 추출하거나 회화에서의 특성인 평면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시작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의 작업은 내적 감각으로부터 발현된 지극히 직관적인 작업들이다. 작가는 모든 사물을 오브제라는 개념으로 바라보면서 그 사이의 관계에 개입하는 방식으로 작업해 오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는 결국 오브제로서의 색채와 사물과 몸짓에 대한 감각의 질서를 포착해 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한 관점에서 보면 작가의 직관으로부터 시작된 시각적 안정감은 아마도 이질감에 대한 몸의 반응인 것으로 보아야 할 것 같다. 만일 그렇다면 작가는 찢어 붙이고 색칠하며 오브제를 개입시키는 행위를 통하여 타자적 질서로부터 자기방어를 해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의 작업은 달리 말하면 가려운 곳을 긁어내는 행위 같은 본능과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이러한 방식으로 작가는 사물과 관계하고 있으며 이로부터 자신의 위치를 확보해 내고 있다는 말이다. 그것이 작가가 존재하는 방식이고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기 때문이다. -사이미술연구소 이승훈



출처 - 사이아트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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