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파도
2026년 1월 7일 ~ 2026년 1월 20일
젖었지만 미끄럽지 않음
언젠가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흡착근(Adhesive roots)은 덩굴식물이 지닌 뿌리의 이름 중 하나인데, 개구리 손같이 작고 동그란 형태가 빨판처럼 퍼져 있거나 촉수나 갈퀴를 닮은 모양 등 다양한 뿌리 생장의 형태로 나타난다. 건물 벽이나 정원의 담장, 기둥을 타고 자라나는 등수국과 담쟁이에서 틈새를 비집고 자라난 이것을, 분명 보았을 것이다. 흡착근은 하향 성장하지 않고 상향 성장하는데 뿌리가 가진 역할이 지하로 하강하면서 영양과 수분을 공급하는 일이라면 흡착근은 광합성을 위해 본체의 체중을 지지하면서 위로 자라난다. 흥미로운 것은 흡착근을 지닌 덩굴식물은 생장하는 동안 접촉하는 물질과 구조에 반응하며 자신의 형태를 정해간다는 사실이다. 시시각각 전신으로 감각한 표면과 공간을 분석하고 거기에 가장 적합한 방향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주어진 환경을 완전히 통제할 수 없더라도 최선을 다해 반응함으로써 나타나는 자연의 형태. 장효주는 이것을 보았다.
이번 개인전 《Oozing Pieces – 배어 나오는 조각들》에서 바닥을 가로질러 놓여 있는 좁고 긴 원통 형태의 작품과 벽의 모서리를 타고 올라가는 듯한 검은 조각, 벽에 걸린 작은 부조들은 장효주가 작년 파리에서 마주친 덩굴식물과 흡착근으로부터 출발한 것이다. 적응과 생존을 위해 복잡한 모습을 지니게 된 식물과 그것이 건물이나 공간의 견고한 표면을 한 겹 감싸게 되는 상태, 그럼으로써 점차 모호해지는 안팎의 경계 등에 그는 주목하였다. 머리를 내밀며 맞닿은 다른 존재의 균열, 틈새, 질감 등을 이해하며 얽혀 있고, 주변의 온도, 습도, 햇빛, 수분에 영향을 받은 식물을 보고 만든 입체들은 변화하는 상황과 반응하는 상태를 받아들이려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인지 어딘가 자연을 닮은 듯 하고, 제작 과정에서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성질, 예측할 수 없는 우연적인 효과를 작업은 지니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견고한 것에 기이하고 부드러운 방식으로 개입하는 작가의 주요한 어휘를 이번 전시에서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서문 중
글 최희승(큐레이터)
참여작가: 장효주
출처: 공간 파도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운영시간
월요일 13:00 - 20:00
화요일 13:00 - 20:00
수요일 13:00 - 20:00
목요일 13:00 - 20:00
금요일 13:00 - 20:00
토요일 13:00 - 20:00
일요일 13:00 - 20:00
모든 프로그램은 주최측의 사정으로 변경될 수 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