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스페이스 영등포
2022년 10월 19일 ~ 2022년 11월 5일
프로젝트 스페이스 영등포는 오는 2022년 10월 19일부터 11월 5일 까지 전은주, 황보현 작가의 2인전, 《날아가기 직전의 모자》를 개최한다. 《날아가기 직전의 모자》라는 타이틀은, 바람에 날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모자의 상태와 바람에 날아가지 않을 수도 있는 (의지의) 모자의 상태를 동시에 나타내며, 예기치 못한 사건의 발발을 기다리듯 긴장의 순간을 예상케 한다. “날아가기 직전의 모자”의 상태로 암시되는 작가들의 작업에 대한 고민의 지점을 살펴보는 자리가 될 것이다.
나는 내가 붙들고 있는 것에 대해 생각했다. 그리고 나를 둘러싼 기류가 변할 때 자연스럽게 올라가는 손에 대해서. 견고한 땅을 딛고 있는 발이, 어제를 볼 수 있는 눈이 먼저 움직이는 건 아니었다. 청사진도, 테두리도 없는 햇빛이 강렬해질수록 반사적인 경험이 하나의 시스템이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무구하게 내리쬐는 이미지에서 탈주하게 하는, 혹은 분명하게 나를 버티게 하는 최소한의 노력.
이 악착같은 동작이 지나가는 찰나는 매우 순간적이어서 생각이 손보다 나중에 도착하기도 했지만, 따라오는 의심과 반문은 애써 멀리 두었다. 이미지가 인식과 판별의 표지로서 의미를 부여 받아 촉각적인 물질의 체를 거쳐 표면에 드리워지는 것은 나에게 일련의 단단한 시스템과 같다. 또한 무엇보다 오래된 나의 믿음이다. 세계에 반응하고 몸짓함으로써 이미지에 균열과 공명의 진폭을 만들어내는 나의 존재방식이자 미술이다. 하지만 상투적인 제스처와 작위적인 눈가림은 내가 붓을 들고 있는 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에 대한 질문으로 귀결됐다. 나는 시각예술의 매체적 특성에 관한 깊고 치열한 자의식에서 나의 작업에 관한 이야기를 다시 시작하고자 하는 것이다. 내가 붙들고 있는 것과의 관계를 재발명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싸움을 마저 붙어보는 것이다.
본 전시는 두 작가가 각자의 작업 지점에서 맺는 매체와의 다층적인 관계에 주목하고, 작업 주제와 매체의 시각적 실험을 확장한다. 전은주는 내밀한 작업 주제를 원동력으로 오랜 시간 회화를 다루며 드로잉, 사진, 혼합매체, 설치 등 다양한 방식으로 매체의 탈주를 능동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한편 황보현은 회화를 기반으로 작업에 대한 고민의 지점을 되짚으며 회화가 가진 특성을 다각도로 살펴보고 있다.
<날아가기 직전의 모자>는 갑작스런 바람에 모자를 붙들고 있는 상태를 일컬으며 바람이 불기 전 머리를 덮고 있는 모자의 정지된 상태를 포함하기도 한다. 작가의 작품은 전시 기간 동안 관객들에게 규모를 가지고 머무르는 하나의 사건이 된다. 전시는 관객들과 작품을 공유하며 감상의 기회를 제공하는 긴장의 순간을 만들어낸다. 예기치 못할 리듬과 흐름을 기다리며 이 전시는 한 치 앞도 알 수 없게 된 상황 속에서 예술이 예술로서 기능하게 하는 최소한의 조건과 지속적인 움직임을 생각하게 한다.
전은주의 작업은 기억의 특성과 기억 속 이미지에 잠재되어 있는 생명력을 시각화한다. 기억 속으로 들어온 이미지는 얇고 얇았던 의미에 깊이와 층위가 부여된다. 표류하던 과거의 기록과 버려진 죽음은 환영과 실제의 긴장감 속에서 화면에 솟아오른다. 작가의 작업은 강원도 산불로 말라 떨어진 잎들, 예기치 못한 뼈대를 어루만지고 있는 벌건 흙, 말라가는 촉촉한 풀, 흰 조각들이 널브러진 곳 등 작가의 경험을 기반으로 한다. 전은주의 작업은 자신의 경험 속에서 과거와 현재의 지속적인 대화가 만들어내는 반동으로, 과거와 현재가 비선형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지점을 감각하고 다층적인 정서를 드러낸다.
황보현은 화면의 공간감과 회화의 평면성이 서로 충돌하며 포개지는 모순의 프레임에 주목한다. 공간을 배회하거나 혹은 표면을 더듬는, 대상과 작가와의 유동적인 거리는 각 대상과 관계를 맺는 일관된 시점과 경직된 합일의 바깥을 상상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공간과 사물의 구조를 역전시켜 공간 속에 있는 사물이자 사물이 만들어내는 공간의 장면을 담은 황보현 작가의 회화를 볼 수 있다. 사물의 필연적인 배치와 우연적인 회화의 제스처가 조합된 작품 속에서 공간과 평면 사이에서 빚어지는 정서를 바라본다.
참여작가: 전은주, 황보현
텍스트: 황보현
디자인: 전은주, 황보현
주최: 프로젝트 스페이스 영등포
출처: 프로젝트 스페이스 영등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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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시간
월요일 13:00 - 19:00
화요일 13:00 - 19:00
수요일 13:00 - 19:00
목요일 13:00 - 19:00
금요일 13:00 - 19:00
토요일 13:00 - 19:00
일요일 13:00 -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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