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아트갤러리
2021년 3월 24일 ~ 2021년 3월 30일
전시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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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회화적 감동
김복기, 아트인컬처 대표
작가 전종철이 20년 만에 서울에서 개인전을 연다. 사진작품 <미분화(美分化)-천상의 메시지>를 들고 나왔다. 그는 지난 10여 년간 제주에 머물면서, 그곳의 하늘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간의 성과물로 2018년 제주 비오톱갤러리, 2020년 하동 지리산현대미술관에서 사진 개인전을 열었다. 그러나 전시 공간이 외졌기 때문에, 미술계의 많은 사람이 그의 작품과 소통하기에는 여러모로 한계가 있었다. 이번에는 한국 미술의 ‘중심’으로 돌아왔다. 아트인컬처가 이 전시를 기획했다.
전종철은 경북대 미대와 독일 슈투트가르트미술대학을 졸업하고, 1990년대에 설치미술로 작가적 입지를 굳혔다. 제2회 공산미술제에서 대상을 수상하는가 하면, 다수의 미술관 프로젝트와 비엔날레에 참여했다. 특히 <KBS 밀레니엄 대기획 코리아 2000>의 일환으로 남산타워에 설치한 <20과 21 사이의 설치풍경>이 많은 사람의 기억에 남아 있다. 남산타워를 ‘21세기의 토템폴’로 설정해 땅과 하늘, 인간(문명)과 자연의 화해와 상생을 주제화한 경이의 스펙터클을 보여주었다. 일찍이 하늘을 작품의 모티프로 즐겨 삼았던 그가 하늘 사진으로 이행한 것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리라.
전종철은 제주의 하늘을 만났다. 하늘은 만국 공통어. 언제 어디서 누구나 공유할 수 있는 것이 하늘이다. 그러나 하늘의 표정은 지역과 풍토에 따라 각기 다르다. 그는 제주만의 하늘을 붙잡았다. 따뜻한 해류, 요동치는 기류, 온도와 습도에 따라 시시각각 천변만화하는 하늘이다. 부드러운 깃털처럼 흩날리는 구름바다, 뭉게구름 사이사이로 삐져나오는 햇살, 선홍색으로 뜨겁게 불타는 일몰, 웅대하고 극적인 긴장이 감도는 빛과 어둠의 교차…. 그것은 하나의 언어로는 이루 다 표현할 수 없는 ‘천(千)의 얼굴’이다. 하늘이 펼쳐내는 오케스트라요, 대하 드라마다.
구름을 주제로 삼은 작가로 미국 현대사진의 선구자 알프레드 스티글리츠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1920년대 중엽부터 <등가물(Equivalent)> 시리즈를 발표했다. 희망, 열정, 공포, 우울, 향수 등 자신의 내면 감정을 구름의 표현에서 찾았다. 구름의 형태, 톤으로 인간의 희로애락과 등가물의 추상적 조형을 카메라에 담아냈다. 하늘이나 구름 주제는 컨템퍼러리아트에서도 여전히 많은 작가의 회화와 사진 작품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사진의 경우 큰 변화를 겪었다. 일차적으로는 흑백사진에서 컬러 사진으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었다. 더 중요하게는 사진이 ‘빅 픽처(big picture)’의 시대를 맞았다.
‘빅 픽처’는 사진 기기의 기술적 진보로 가능해졌다. 전종철은 5060만 화소의 카메라와 망원렌즈로 제주의 하늘을 찍는다. 3m에 이르는 대형 사진이다. 사진의 크기는 감동의 크기로 연결된다. ‘빅 픽처’라 표현했듯이, 전종철의 사진 앞에 서면, 그 감동은 차라리 회화의 그것에 더 가깝다. 확실히 감동의 울림이 이전의 소형 사진 그 이상이다. 그러니까 전종철은 제주의 하늘을 카메라로 ‘그린다’라고 해야 옳다. 그의 화면은 다양한 회화적 정감으로 물들어 있다. 은은한 선염으로 번지는 수묵담채, 내면적 충동을 격렬하게 밀어올린 표현주의, 정일한 영혼의 거처 같은 추상회화….
하늘은 ‘하느님’을 달리 이르는 말이다. 하늘은 보면 볼수록 신비, 경외, 숭고의 감정을 자아낸다. 하늘은 사색의 공간, 마음의 공간이다. 하늘은 인간의 시공간을 훌쩍 뛰어넘어 무한의 세계, 영원의 세계와 통한다. 하늘을 쳐다보면 우리는 필연적으로 종교적 장엄의 세계로 빨려든다. 전종철의 <미분화-천상의 메시지>도 존재의 시작과 끝, 그 영원한 순환, 그리고 아름다움의 근원을 쫓는다. 그는 하늘의 메시지를
‘그린다(draw, desire)’. 절대의 세계!

미분화-천상의 메시지, 종이에 피그먼트 프린트, 125x290cm, 2019
미분화-천상의 메시지, 종이에 피그먼트 프린트, 290x125cm, 2019
미분화-천상의 메시지, 종이에 피그먼트 프린트, 97x145cm, 2019
미분화-천상의 메시지, 종이에 피그먼트 프린트, 97x145cm, 2019
참여작가: 전종철
기획: 아트인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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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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