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717
2019년 6월 16일 ~ 2019년 6월 29일
초여름 날, 산을 오르며 만나는 반질거리는 나무가 보석 같다는 생각을 한다. 바람에 반짝이는 여린 잎이 만들어내는 감동이 오감을 자극한다.
초여름을 생각하면 이제 막 연두에서 초록으로 짙어지는 잎들이 떠오른다. 그리고 그 잎들을 만난 높고 파란 하늘, 매섭게 떨어지는 비, 그렇게 비 오는 그 밤의 빛 번짐… 화창한 날 곧게 뻗어 나가는 분수를 응시한다. 그 뒤로 온통 나뭇잎 그림자가 드리운 담벼락이 이어지고 쇼윈도에 시시각각 비치는 파란 하늘이 보인다. 이미 시작된 무언가의 수백만 가지의 장면들이 머릿속을 빠르게 스친다.
꿈같이 반짝이는 이런 장면들은 사실 어디라도 있다. 삶은 고되지만 내게 주어진 일상을 찬찬히 음미하며 그리다 보면 엄청난 벅참을 경험한다. 이런 장면이야말로 삶과 시간이 녹아 있는 가장 사실적이고 아름다운 우리 삶의 단면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아무것도 아닌 순간들이 모여 만들어지는 이 경이를 그린다. 삶이 녹아든 보석 같은 장면. 삶의 과정의 결이 보이는 것 그것이 꿈이다.
포스터 디자인: 안마노
출처: 17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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