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비프로젝트스페이스
2024년 3월 29일 ~ 2024년 4월 21일
작가노트 / 정의행
“달빛 아래 선 흑인 소년은 파랗게 보인다.”
(00:20:32-00:20:50/ 01:46:14-01:46:36)
Jenkins, Barry, director. Moonlight A24, 2016. 111min.
베리 젠킨스의 영화 <문라이트>의 대사와 이미지는 영화를 보고 난 뒤 한참동안 나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달빛에 파랗게 변해버린 소년의 이미지는 나에게 푼크툼을 남겼고, 나에게 비쳐지고 있는 달빛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그동안 수많은 영화이미지라는 달을 바라보았지만, 정작 그 달빛에 감응한 나의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이 작업은 영화이미지라는 달빛에 감응한 나를 되돌아보는 것에서 시작했다.
‘기억의 옵스큐라’는 나에게 닿은 영화이미지가 기억으로 어떻게 생성, 소환, 연결되는지 그 과정을 탐구한 3편의 비디오 에세이 연작이다. 종로3가에서 보게 된 손그림 간판은 새로운 기억을 생성하고, 이렇게 생성된 기억은 ‘달빛’이라는 텍스트를 통해 또 다른 영화이미지의 기억들을 소환한다. 마지막으로 소설 ‘장미의 이름’에서 인용한 “예전의 장미는 그 이름일 뿐, 우리에겐 그 이름들만 남아(Stat Rosa pristina nomine, nomina nuda tenemus)”라는 라틴어 시구를 변형해 새로 쓰기 위해 연결되는 영화이미지 기억들까지, 총 3편의 비디오 에세이를 제작했다.
이 프로젝트는 뇌과학에서 연구한 기억의 작동 방식을 토대로 기억을 영상으로 시각화하는 시도다. 근래의 뇌과학 발전에 따라 뇌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있다. MRI를 통해 우리는 뇌의 작동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고, 발광 다이오드를 세포에 이식해 뇌의 작동에 관여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렇듯 뇌과학의 발달은 생각하는 뇌, 기억하는 뇌를 들여다보는 것이 가능하다고 우리를 믿게끔 만들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뇌의 작동 원리를 안다고 뇌가 내가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모든 정신적 활동들을 뇌 구역들과 동일시할 순 없으며, 실재 나의 생각과 기억이 뇌의 전기적/화학적 신호체계 결과물만인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렇기에 뇌과학이 발전했음에도 기억/생각/정신이 온전히 과학적으로 재현되지 않는다.
그래서 ‘기억의 옵스큐라’는 뇌과학적 성과와 한계를 토대로 기억을 재현하려는 가능성의 탐구 과정이다. 이 프로젝트에서 나는 뇌 안에 2개의 카메라 옵스큐라 장치를 설치했다고 가정했다. 마치 시각 정보들이 망막에 맺히듯 나의 뇌, 옵스큐라 장치 안에는 지각과 운동의 정보들이 재생된다. 이렇게 재생되는 정보들은 또 다른 옵스큐라 장치를 통해 기억을 소환한다. 정리하자면 외부의 정보들을 재생하는 첫 번째 옵스큐라(TV), 외부의 정보로 생성/소환/연결되는 기억을 재생하는 두 번째 옵스큐라(스크린)가 뇌 안에 있다는 가정으로 출발했다.
참여작가: 정의행 Euihaeng Chung
출처: 플랜비프로젝트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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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시간
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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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12:00 -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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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관: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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