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빠스71
2015년 7월 3일 ~ 2015년 7월 17일
Tor_ oil,enamel on canvas, 130x200cm, 2014
l’espace71 2015 YOUNG ARTIST COMPE는 올해 두 번째를 맞이한 신진작가들의 등용문입니다. 레스빠스71이 기준점으로 삼은 것은 첫째, 작가 자신이 처한 상황 혹은 시대를 능동적으로 탐색해 나갈 것, 둘째, 의미의 확장 가능성을 지닌 작품을 하는 작가일 것 등이었습니다. 여기서 제시한 두 가지 항목들을 위주로 심미적 요소, 완성도, 독창성 등을 심사했고, 레스빠스71이 동시대 한국미술에 가진 비전에 가장 부합하는 작품을 해오고 있는 작가를 최종 선발했습니다.
본 공모전의 최종 선정 타이틀을 거머쥔 정하눅(1982-)은 독일 유학 생활 중에 경험한 이민 가정 혹은 한국 다문화가정의 어린이들이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에 주목합니다. 작가는 어린이들과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자료를 수집하여, 예술가의 시각과 어린이들의 시선을 동시에 캔버스 평면에 펼쳐 놓습니다. 그의 작품은 에나멜과 유화물감, 먹 등의 소재로서 독특한 질감을 갖고 있으며 초현실주의를 연상케 하는 구성으로 나타납니다. 그러한 시각적인 형식을 갖고 있는 까닭은 어린이들이 경험한 혹은 상상한 특정 이미지로서의 ‘한국’과 작가가 함께 제시한 이미지들이 한 화면에서 이질감을 띠며 어우러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언뜻 보이는 독일 현대미술 화풍과 초현실주의의 형식적 영향 너머에 작가가 가진 깊이 있는 주제의식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하눅의 작품들은 뛰어난 표현력과 높은 완성도 때문에 관람자의 시선을 사로잡지만, 레스빠스71은 이러한 이미지를 통해 정하눅이 자신이 속한 상황 속에서 문제의식을 도출해내는 작가라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작가는 자신의 작가노트를 통해 학부에서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후 사회와 미술, 그리고 공존에 대해 생각해왔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공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은 그가 동독 사회에서 거주하며, ‘같음’과 ‘다름’에 대한 궁금증들, 그러한 질문들이 자신이 성장해 온 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생겨난 것인지 아닌지, 또한 그러한 대립항들은 공존할 수 있는 것인지 등 여러 문제의식을 낳는 계기가 됩니다. 작가는 이러한 질문들을 풀어내기 위해 제3자로서 이민가정과 한국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을 끌어들입니다. 작가는 어린이들을 상상적인 순수함을 지닌 존재로 여기는 동시에 불완전하지만 그 자체로서 의미를 지니는 일종의 타자로서 작품에 참여케 합니다. 아이들이 제시하는 특정한 이미지들, 그리고 이 이미지들과 함께 그려진 작가가 선택한 이미지들은 각자의 존재적 특성이 응집된 산물입니다. 따라서 그의 작품에 드러난 이미지들의 조합은 보편적인 대립항의 만남이면서도, 서로의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동일선 상에 위치하는 두 점의 공존인 것입니다. 여기서 ‘다름’과 ‘같음’의 경계는 허물어질 뿐만 아니라 이질적인 이미지로 보일지라도 함께 조화를 이룬 시각적 표면이 생성됩니다.
이와 같이 정하눅은 자신의 작품을 통해 두 개의 다른 지점이 공존하는 상황을 제시하며 감상자와 소통의 계기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그의 예술적 실천은 이번 전시에서 어른과 어린이로 나타난 관습과 타자의 관계 이상의 것을 기대하게 합니다. 남과 북으로 분단된 나라, 이념 간의 갈등, 세대 간의 차이 등 작가가 다루어 갈 이야기들이 산적해 있는 현실이 그가 앞으로 작품활동을 지속해 나갈 상황이고 환경입니다. 이러한 생 가운데서 작가가 기획자, 감상자, 참여자로서 풀어낼 조형언어는 자신만의 색을 가지고 발전해 나갈 것임을 의심치 않습니다. 이제 시작점에 서있는 그에게 따스한 충고와 아낌없는 격려를 보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Memories, Reise_ oil, enamel on canvas, 130x160cm, 2014

Fittich_ oil, enamel on canvas, 160x130cm, 2014

Reise_ oil, enamel on canvas, 130x160cm, 2014
출처 - 레스빠스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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