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7017
2017년 9월 22일 ~ 2017년 11월 19일
헬로!아티스트 “서울로 7017 프로젝트”는 시각예술 작가들에게 새로운 창작 기회를 제공하고 시민들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전시 기획으로 현대미술을 즐기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된 전시 공간이다.
헬로!아티스트 서울로7017 프로젝트에서 두 번째 전시로 소개되는 정혜련 작가는 설정된 주제나 공간의 환경 특성에서 아이디어를 찾고, 여기서 파생되는 요소를 모듈이라는 단위로 유기적인 형태의 설치 구조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성향을 지닌 그가 살아오면서 겪는 모든 것이 본능적으로 자신의 가장 깊은 곳에 은밀히 저장된, 즉 흔적도 형체도 없는 ‘생각’을 보편화시키고 그 실체를 드러내는 창작을 해오고 있다.
생각이나 시간 그리고 개념을 어떤 현상과 연결시키는 것이 예술가로서 매개자의 역할이라고 자인하는 그에게 ‘서울로 7017 프로젝트’가 주어졌다. 그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삶의 터전인 부산에서 서울까지 3개월 동안 오고 갔고, 그 과정 끝에 나온 단서는 생각들의 가지에서 시작되어 결과적으로 보편적인 가치로서 기억의 도서관이라 불리는 ‘길’에서 찾는다.
근대화를 상징하는 역사이자 문화교류 수단의 심장인 서울역 그리고 고가도로, 이 두 곳은 서로 다른 기능을 갖지만 위아래로 가로지르며 공존하고 있다. 불가분의 관계, 고가도로가 차로가 아닌 사람이 걷는 도시문화 산책길로 바뀌며 서로 상생하는 관계로 이어지고 있다. 길에서는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축적된 에피소드를 머금고 오고 가며, 길 아래에서는 차들이 그리고 철길에서는 열차가 서로 다른 시간과 속도로 교차한다.
이러한 상생의 의미를 작가는 화분 형태로 만들어진 원형의 공간을 캔버스 삼아 잠재된 생각의 고리로 이들과 연결되는 상상물을 풀어내고, 우리에게 희망과 영감을 주는 아름다운 빛으로 발현시킨다. 그 빛은 다양한 색의 변주로 원형 공간의 안과 밖을 연결하며 위에서 아래로 리듬을 타고 흐르며 순환한다. 강한 빛의 율동으로 존재했던 물질은 감춰지고 시선 밖에서 마주하는 공간은 빛으로 그려진다. 소리는 들리지 않고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사람들의 감정선처럼 마음의 춤을 추듯 그렇게 연주된다. 순간, 타자의 시선은 빛의 스펙트럼을 한눈에 보는 환상에 빠져든다.
서울로 고가도로 위에 머무르는 이 아름다운 환영은 작가가 무질서한 혼재 속에서 의미를 찾듯 본능적으로 몸이 특정 공간의 부피, 동선, 빛의 방향 등에 반응하며 자유로운 상상과 시선의 움직임, 즉 그의 사색을 통한 빛의 드로잉이다. 어쩌면 그 빛은 결과물 이전 그가 지닌 자아의 내밀한 언어를 찾아 그 공간을 회복시키려는 데 열정을 다한 숭고한 태도의 숨결인지 모른다. 그 숨결은 진정으로 우리가 모두 풍경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과 자유의 갈증을 대변한 것이다.
자동차가 빨리 달리는 길에서 사람이 느린 보폭으로 다니는 길로 바뀐 전환점에서 작가는 그 공간이 회복되고, 재생되고, 공생되는 장소로서 의미를 되새기는데 고민을 했다. 그런 의미에서 고가 위 건축물이 식물을 담는 화분이라는 것에 대해 상생하고 공존하는 예술적 의미로써 재해석하여 ‘보리수’라는 식물을 상징적으로 가져와, 숨 가쁘게 돌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생각이 멈출 수 있는 쉼으로 전환되는 순간을 만들고자 했다. 궁극적으로 그의 표현은 생경하고 특이한 빈 공간에 작가의 생각이 환생하듯, 역사적인 풍경 속에서 모두가 느낄 수 있는 ‘움직이는 빛의 아름다움’으로 증명하려는 것이다.
정혜련
부산대학교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박사과정 졸업, 올해 제1회 수림문화재단 수림미술상 첫번째 수상자로 선정. [Serial Possibility-planet], higure17-15cas 도쿄(2016), [예상의 경계], project B 6 부산(2016), [Serial Possibility-planet], 에비뉴엘아트홀 서울(2015), 12년도 김종영미술관 올해의 젊은 작가 수상하였다. 20회 이상의 개인전을 가졌고, 국내외 다수의 그룹전과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전시 기획 글 이관훈 /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 큐레이터
출처 : 헬로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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