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밈
2018년 7월 25일 ~ 2018년 8월 26일
조승범_마트고기_oilstick on printed banner(현수막에 실사프린트와 오일스틱)_175cm x 171cm_2018
‘빨강 노랑 파랑 검정’ 은 디지털 환경을 매개로 유동하는 이미지의 생태계와 길거리의 시각적 생태계를 연결해주는 단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빨강 노랑 파랑 검정’은 컴퓨터 데이터로 존재하는 이미지를 물질로 변환하는 프린트 기기의 기본 색 단위인 cmyk 를 떠오르게 한다. ‘c’ 의 cyon 과 ‘m’ 의 magenta 는 엄밀히 파랑과 빨강과는 차이가 나지만 같은 계통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또 한글로 나열된 ‘빨강 노랑 파랑 검정’ 이라는 색을 지칭하는 명칭은 길거리의 원색적인 간판, 찌라시를 생각나게 하기도 한다. 정확한 색상을 지칭하기 보다 우리주변의 색감을 관념적으로 떠오르게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디지털 생태계와 타자적 이미지의 복합적인 층위를 한데 뒤섞어 보려고 하였다. ‘마트고기’, ‘땅땅땅’, ‘임대문의’, ‘떡볶이순대오뎅’, ‘땅’, ‘무제’ 같은 작업은 일상에서 흔히 마주치게 되는 부동산, 음식 관련 현수막, 전단지의 이미지들을 가져와 작업을 했다. 인터넷 마켓에서 쉽게 주문할 수 있는 샘플이미지를 주문제작하기도 하였고 검색한 이미지를 캡쳐, 편집해서 사용하기도 하였다.
‘임대문의’, ‘땅’ 같은 작업은 흰색 색연필로 현수막천의 표면에 긁히게 한다는 생각으로 작업하였다. 미묘한 지역적 풍경의 인상을 형성하는 오브제로서 현수막천의 물성을 탐구하고 드러내려고 하였다. 또 한편으로는 하얀색 색연필의 반투명함을 이용해서 현수막의 색을 은근히 감추기도 하고 드러내기도 하면서 경험적으로 혹은 관념적으로 품고있는 길거리의 획일적이면서 보편적인(?) 색감을 환기시키고자 하였다.
작업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픽셀의 선들은 갤러리 밈이 인터넷 지도상에서 대략 28도 기울기를 가지고 있는 점에 착안하였다. x y 축을 기준으로 표시되는 모니터상에서 대각선은 필셀 단위로 분해되고 깨진다. ‘땅땅땅’에서 사선으로 화면전체에 퍼져있는 노란 네모들의 집합은 28도의 기울기를 가지고 열화되는 1픽셀 두께의 선들을 재현한 것이다. ‘파격할인’ 같은 작업의 경우에 인터넷에서 찾은 저해상도 이미지를 28도 기울여 일부러 크랙을 만들고 그것이 프린터기기를 거쳐 나올때 다시 대각선이 수직 수평으로 분해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디지털 환경을 매개로 유동하는 이미지의 불확정적인 측면을 드러내고자 하였다.
출처 : 갤러리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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