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XPRESS
2025년 8월 5일 ~ 2025년 8월 10일
눈을 감는 순간, 언어 밖에서 맴돌던 감정의 잔향이 천천히 윤곽을 드러낸다. 언어로는 붙잡히지 않고, 마음 한편에 오래 맴돌기만 하던 감정의 조각들. 나는 그것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매일의 감각을 채집한다. 달큰한 과일 향, 손끝에 남은 광택, 밤마다 귓속을 울리던 이름 없는 노래들을 한자리에 수집해 모아두고 응시해본다. 겹겹이 덮여 안개같은 감각, 선명하게 날을 세운 감각, 모든 매체는 서로 다른 온도로 감정을 품는다.
번지고 겹치는 붓질은 감정의 층위를 만들고, 날 선 화면은 지워지지 않는 어떤 순간을 환기한다. 나는 그 둘의 물성이 부딪히고 스미는 틈에서 ‘말이 되기 전의 마음’—형태를 가지지 못한 채 부유하던 감정들—에게 새로운 몸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내가 그리는 이미지는 종종 뭉개지거나, 뒤틀리거나, 온전하거나, 말끔하다. 인물의 커다란 눈동자, 과일을 움켜쥔 손, 무릎 위에 안긴 인형은 모두 어떤 감정의 징후다. 그것들은 내가 기억하고, 망설이고, 애써 눌러왔던 감정의 조각들이기도 하다. 나는 그것들을 그림 속에 천천히 눕히고, 바라보며, 비로소 말 없이 이해한다.
이번 전시에는 내가 지난 몇 해 동안 조금씩 모아온 회화, 디지털 이미지, 드로잉을 나란히 놓았다. 각각의 작품은 하나의 문장이 되기엔 어딘가 어색하고, 끝맺지 못한 마음처럼 흐릿하지만, 서로를 바라보며 어떤 분위기를 만든다. 정원 안을 산책하듯 거닐며, 감각을 따라 이미지의 조각들을 만나게 된다. 정해진 길도, 결론도 없다. 대신 감정과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향, 빛, 온기 같은 것들이 이끌어줄 것이다. 그렇게 오래 묻어두었던 마음 하나가, 조용히 피어나는 순간을 함께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란다.
참여작가: 조아영
포스터디자인: 일상의 실천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운영시간
월요일 11:00 - 20:00
화요일 11:00 - 20:00
수요일 11:00 - 20:00
목요일 11:00 - 20:00
금요일 11:00 - 20:00
토요일 11:00 - 20:00
일요일 11:00 - 20:00
모든 프로그램은 주최측의 사정으로 변경될 수 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