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갤러리
2025년 4월 4일 ~ 2025년 4월 10일
스핀오프(spin-off)란 주로 영화나 드라마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기존의 작품에서 등장인물이나 설정을 가져와 새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을 의미한다. 마찬가지로 이번 전시<spin-off>는 조예지 작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억을 콜라주해서 새롭게 완성된 또 하나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영화 속 작은 에피소드들이 모여 큰 파노라마를 형성하듯 작가의 작품 또한 여러 요소가 합쳐져 정제된 작품을 마주하게 한다.
경험은 온전한 감성과 감각의 영역이다. 언어로 정의할 수 없으며 일정한 틀로 정형화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순간을 기록하기 위해 사진으로 포착한 이미지는 멈춘 채 존재하지만 우리는 선명한 장면을 계속해서 희석하며 사진 속의 영상을 재생시킨다. 그 사진을 남기기 전후의 상황을 순서대로 펼쳐보며 그 모든 것들의 감정, 분위기가 가미된 상태로 기억하게 되는 것이다. 작가는 동일한 상황에 함께 놓여도 서로가 느끼는 감각경험은 다르기에 계속해서 새로운 스핀오프들을 축적해 간다고 말한다.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려진 작품에는 질서와 무질서한 상황이 공존한다. 더불어 마치 혼돈 속에서 대칭을 이루려는 하나의 과정을 나타낸 것처럼 느껴 지기도 한다. 질서정연하게 세워진 건축물 앞에서 사람들이 만들어 낸 혼돈은 또 다른 흐름을 형성하기도 하고 순탄하게 살아가는 사람들 앞에 펼쳐진 변화하는 풍경은 전혀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 작가에게 인상 깊었던 경험들이 질서와 혼돈의 이중성을 표현한 것인가 의문이 들면서도 우리 삶 자체와 닮아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과연 질서와 혼돈 중 한 가지로만 삶이 존재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며 작가의 섬세한 경험에 가까이 다가가고자 한다.
작가는 이 두 가지의 이면이 공존하는 순간을 그려내는 데에 온전한 사실적 재현만을 택하지 않는다. 오브제의 색감을 비현실적으로 변형하거나 그 장면에 없던 오브제를 삽입하는 방식을 통해 편집적인 구성으로 작업을 전개해 나간다. 단순한 재현의 방식에 그치지 않고 당시 느꼈던 내면의 감정에 집중한다. 작가의 에피소드들이 담긴 하나의 이야기를 보며 작가와는 또 다른 감정을 경험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참여작가: 조예지
출처: 고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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