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위주 류가헌
2016년 3월 1일 ~ 2016년 3월 13일
조인상 _ 2010년 인제군 16 X 20 inch. Silver and Gelatin pr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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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만나는 우리 땅의 ‘민낯’
길을 사이로 밭갈이를 끝낸 밭들이 펼쳐져 있다. 가리마를 따라 잘 빗어 내린 머릿결처럼 단정하다. 한 줌의 땅도 그냥 놀리기 아쉬운 농부의 마음이 가장자리를 따라 부룩을 심었을 것이다. 부룩은 농부의 바람처럼 쑥쑥 자라 밭의 가장자리에 풍성한 비정형의 선을 그리고 있다. 배추가 빼곡히 심어진 밭도 있다. 한 철에만 피었다 사라지는 땅의 무늬다. 작은 묘목들이 삐죽삐죽 솟아난 눈 덮인 땅은 어떤 예감을 품은 채 고요하다.
조인상이 흑백사진에 담은 <그곳에 서서> 시리즈다. 이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라면 누구에게나 눈에 익은, 딱히 기록할만한 것인지 의아할 수조차 있는 풍경들이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너무나 흔하디흔해서 아무도 기록할 생각을 하지 않은 ‘우리 땅의 모습’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 사진들은 ‘풍경사진’이 아니라 일종의 ‘초상사진’이다. 바로 우리만의 풍토를 바탕으로 한 고유한 정취를 간직한 채 꾸밈없는 민낯으로 사진기 앞에 선, ‘우리 땅의 초상사진’인 것이다.
어떤 이는 이 사진들이 70년대 미국에서 출발한 ‘지형학적 사진(New Topographics)’과 닮아 있다고 말하지만, 작가는 자신의 사진을 통해 개발과 보존의 중립적 시각이나 고발적 시각을 담으려 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단지 자신이 어렸을 적부터 보아왔던 우리 땅의 모습, 인간의 터전과 자연적 요소를 담고 오랜 시간 우리와 함께 지내온 우리나라 땅의 모습을 기록하고 싶었을 뿐이다.
“나는 우리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농업 국가의 흔적을 바라본다거나, 아직은 개발이라는 이름에서 비켜간 자연 그대로의 땅, 개발과 자연의 경계 속에 남아 있는 땅... 그런 땅들을 바라보면서 이 땅 위에서만 느껴지는 한국적 풍토를 사진으로 표출하고 싶다.” 작가의 말이다.
이처럼 ‘우리 땅’을 주제로 작업을 시작한 지는 오래되었는데, 땅에서 느껴지는 감응을 사진으로 옮기는 작업이 쉽지 않았음을 작가 스스로 고백한다. 처음에는 땅에서 사람의 손길이 느껴지는 삶의 흔적을 촬영하여 <벽>이라는 전시제목으로 2008년(한미사진미술관)과 2010년(롯데갤러리) 두 차례에 걸쳐서 개인전으로 선보인 바 있고, 이후 조금씩 구성의 범위를 넓혀서 <벽>의 모임으로 우리 고유의 마을 풍경을 펼쳐 보이기도 했다. 그러한 과정에서 우리 땅에 대한 정직한 기록으로서의 <그곳에 서서> 시리즈가 얻어진 것.
조인상 사진전 <그곳에 서서>는 2016년 3월 1일부터 2주간 서울 종로구 통의동의 사진위주 갤러리 류가헌에서 열린다.

조인상 _ 2008년 공주시 16 X 20 inch. Silver and Gelatin print.

조인상 _ 2008 정선군 16 X 20 inch. Silver and Gelatin print.

조인상 _ 2012년 해남군 16 X 20 inch. Silver and Gelatin print.
출처 - 사진위주 류가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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