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먼센터
2015년 8월 7일 ~ 2015년 9월 20일
장지우는 특촬물이라고 불리는 일본의 영상물을 복각한다. OOO맨으로 통칭되는 이러한 시리즈물에서는 현실에 존재할 법한 사회를 설정하고 그 안의 질서에서 살아가던 일반인이 (예를 들어) 지구가 악당의 손아귀에 들어갈 위기의 순간에 특별한 능력을 가진 영웅으로 변신하여 싸워 이기는, 결국은 질서를 회복하는 간단하고 싱거운 내용이 회마다 반복된다. 그러므로 시리즈물에서 재현되는 세계는 파괴와 복원을 위해 존재하는 것 뿐이고, 정의와 질서가 수호되었느냐라는 질문은 굳이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당연하다. 그러나 이 앙상함에 어떤 사람들이 열광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모든 특촬물은 매회 반복되는 영웅의 상징적인 동작과 그에 대비되는 다양한 모습의 괴물로 이루어진다. 괴물과 영웅이 맞붙을 수 있는 여건만 마련되면 영웅은 춤추듯 변신해서 정해진 순서로 괴물을 제압하고, 괴물은 매 회 발전된 형태의 무기로 강력함을 뽐내다가 결국 어쩔 수 없이 영웅의 필살기 앞에 무릎을 꿇게 된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중첩되는 영웅과 괴물의 모습은 차곡차곡 데이터베이스로 쌓이게 되고, 이 장르에 애착을 갖는 오타쿠들은 다들 머릿 속에 스프레드 시트를 한 장씩 깔아두고 필터에 맞춰 앞으로 등장하는 특촬물을 바라본다.
장지우는 아티스트 노트에서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평범한 젊은이가 영웅이 되는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카타르시스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누구나 다소 유치하고 등신같다고 여기는 (어린이용) 특촬물 속 영웅으로 변신하고자 하는 행위에는 단순히 무언가를 체험하기 위해 자신이 그 안으로 직접 투신한다는 진중한 동기 대신에, 성실한 재현의 결과가 결국 싱거움에 도달할 수 밖에 없다는 체념의 정서가 짙게 깔려있다.
그러나 도대체 무슨 상관인가? 정교한 미니어처 촬영으로 명성을 얻었던 일본의 특촬 기술을 절대로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는 박탈감과 기존의 미술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섣부른 고민 대신에, 장지우는 본인의 몸뚱이 위에 영웅의 수트를 걸치고 지우맨이 된다. 전시에 소개된 4개의 비디오와 기프트샵은 영웅 지우맨과 미술가 장지우 사이의 간극이 사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마치 영웅이 없어도 현실은 쉽게 망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출처 - 커먼센터
* 아트바바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운영시간
월요일 휴관
화요일 13:00 - 19:00
수요일 13:00 - 19:00
목요일 13:00 - 19:00
금요일 13:00 - 19:00
토요일 13:00 - 19:00
일요일 13:00 - 19:00
휴관: 월요일
모든 프로그램은 주최측의 사정으로 변경될 수 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확인하시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