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갤러리 광주
2016년 10월 6일 ~ 2016년 10월 24일
진훈_드로잉_2015_oil on paper _16X23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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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삶은 활기차게 움직이는 것 같지만 건물들과 사람들 사이에서 자발적이지 않은 무거운 침묵과 더불어 있다. 특별한 환경도 그 속에 있으면 어느 순간 무감각해지듯이 일상이 잠겨있는 그 상태는 너무 익숙해 사람들은 도시의 수동적 침묵을 잊고 지낸다.
진훈의 그림은 그러한 면모를 꼬집어 화면을 통해 밖으로 드러내고자 한다. 그가 그려내고자 하는 건물들은 표피적으로 볼 때는 벽들로 이루어진 건축물이지만 각각의 벽면들과 구조물들은 깊이를 알기 어려운 냉정하고 창백한 구멍들이기도 하다. 시커먼 소(沼)를 쳐다보고 있으면 무기력하게 빨려들어갈 것 같은 슬픔을 문득 대하게 된다. 진훈의 그림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도시의 건물들과 사람들이 담고 있는 수동적 침잠함이다. 분주지만 이내 가라앉게 만드는 수동적 환경을 그 역시 수동적으로 떠내고자 한다. 때문에 진훈은 최대한 자신을 자제하고 건물과 사람의 피동적 면면들을 그림으로 시각화하기 위해 복수의 시선과 여러 조형적 장치들을 결합하고 있다.
그는 도시의 수동적 풍경을 전체적으로 담아내지 않는다. 그의 그림은 도시의 무기력함과 수동성을 건물과 사람의 부분을 통해 넌지시 제시한다. 그래서 익숙하지만 왠지 정체모를 낯선 풍경을 관람자는 보게 된다. 사람들을 난처하게 만드는, 무언가 딱 집어낼 수 없는 어색함을 파생시키는 구조는 진훈이 취하고 있는 정면을 향하면서도 사선적인 시선에서 비롯된다. 마주대하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옆으로 비껴나는 그의 그림은 보는 사람을 혼란스럽게 한다. 손으로 쥐고 있지만 흘러내리는 듯한 그러한 상태는 우리들이 도시에서 매일 마주하고 있는 면면들이다. 또한 덩그러니 놓여진 자신을 보라는 것처럼 어떤 적극적인 제시도 하지 않음으로써 그의 풍경들을 보는 사람들은 피동적으로 흔들리게 된다. 어떤 구체적인 단서도 눈요기가 될 만한 화려함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그가 보여주는 모습들은 보는 사람을 더욱 불편하게 한다. 더 나아가 스산함을 느끼게 하는 수동적 풍경은 상당부분 그가 사용하는 색채에 기인한다. 바랜 듯한 색과 생경하고 날선 색의 결합은 수동적 풍경 속에서 알 수 없는 우울과 불온한 감성을 자극한다.
진훈의 그림에서 보여주는 까칠한 색들과 정면으로 보여주면서도 비껴가는 시선은 관람자에게 수동적 풍경이 건네주는 어색한 난처함을 끼고 자신을 반추하게 만든다. / 이영훈(미술이론가)

진훈_untitle_2016_ acrylic on canvas_ 130x97cm

진훈_untitle_ 2014-2016_acrylic on canvas

진훈_block _2016_acrylic on canvas_162X130cm

진훈_on the way_2015_acrylic on canvas_27X22cm
출처 - 신세계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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