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앤제이갤러리
2016년 2월 25일 ~ 2016년 3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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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곳에서 하는 산책은 앞으로 마주칠 무언가에 대한 예측이 불가능하기에 약간의 긴장감을 유발 시킨다. 미지의 무엇으로부터 오는 설렘과 두려움이 교차되며 만들어 낸 묘한 떨림은 우연적 순간들을 맞이하게 한다. 이는 새로운 길모퉁이 작은 공원에서 열린 한 아이의 생일 파티에서 광대의 공연을 보는 것처럼 환상적이기도 하지만 새벽녘 안개가 자욱해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텅 빈 공원에서 느껴지는 두려움과도 맞닿아 있다. ‘처음 보는 공원' 전에 전시되는 세 명의 작가들은 풍경이 가진 익숙함과 생경함을 캔버스에 칠하거나 지운다. 페인팅 속의 확장 또는 축소되는 공간을 따라 유영하는 선과 떨어지는 색들은 작품을 마주하는 이에게 새로운 풍경을 환기 시킨다.
자연으로부터 접하는 빛과 색 그리고 식물들의 형태를 섬세한 감정으로 표현하는 김혜나 작가의 작품들은 한바탕 시원한 소나기가 지나간 후 고요해진 작은 숲 속을 연상케 한다. 햇살과 물기를 함께 머금은 식물들은 바람에 흩날리는 작은 잎사귀들처럼 가볍게 혹은 길게 늘어져 내린 겹겹의 가지들처럼 묵직하게 그림 속에 자리한다. 거침없이 그려낸 선들이 전해주는 생생함은 주변의 빛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되는데 이는 옅은 안개가 서서히 걷혀나가는 것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박민하 작가는 석양, 들판, 달빛과 같은 풍경의 일부를 그림의 소재로 하나 그것의 재현이 아닌, 그 상태와 평행을 이루려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러한 작가의 시도는 어느 순간 자연이 가진 단조로움에서 느낀 권태로부터 시작되는데, 이에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작가는 실제와 대조되는 색들로 작품을 그려낸다. 형광에 가까운 강렬한 색들이 더해진 자연의 풍경은 극과 극의 공존으로 일어나는 이질감에서 오는 색다른 긴장감을 만들어 낸다.
다른 두 작가들이 방대한 자연의 풍경에서 모티브를 얻었다면 반대로 이정민 작가는 도시 속 일상의 모서리에서 만난 순간적인 풍경들을 작품에 담아냈다. 다소 창백하게 느껴지는 배경 안에 진한 먹 선들이 번져나가며 만들어내는 작가 특유의 필 선들은 마치 신체가 이동할 때 스쳐 지나가는 풍경을 보는 듯한 속도감을 유발한다. 이는 작가가 탐색한 빠르게 이동하고 변화하는 회색빛 도시의 풍경 그 안의 움직임과도 닮아있다.
익숙함과 생경함이 공존하는 처음 보는 공원에서 각각의 작품들은 공원의 나무, 돌, 분수, 또는 가로등처럼 각자의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공원을 거닐며 산책하고 사색하듯 전시 공간이 그림과 휴식을 즐기고 공감하며 머무르는 공간이 되길 기대해 본다.

Minha Park, Sunset Horizon Study, Acrylic and oil on canvas, 45x38cm, 2015

Joungmin Yi, Walking-Form, Indian ink, acrylic, oil on canvas, 40x40cm, 2015

Hyena Kim, Pinch, Oil on canvas, 150x150cm, 2016
출처 - 원앤제이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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