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가변크기
2016년 9월 30일 ~ 2016년 10월 13일
천자신 개인전 : 57island

# 57, Islands
‘나는 혼자서, 아무 것도 가진 것 없이 어느 낯선 도시에 도착하는 것을 몹시도 원했었다’ 작가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나는 소설 『Les Iles』의 첫 문장을 떠올렸다. 공간 가변크기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 「57个 島」는 중국인 유학생인 작가 천자신의 자전 적인 이야기에 가깝다. 그가 주목한 것은 우리 주변에서 나름의 군도(郡島)를 이루고 살아 가는 이방인들의 삶이다. 건대 일대의 차이나타운을 배경으로 하는 그의 작업은 서울 시내 의 번화가 주변부에서 자신들만의 장소를 이끌어낸 중국인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작업의 대상이 되는 차이나타운의 가게는 총 57개- 작가는 각각의 가게에서 저마다의 삶과 서사를 본다. 비슷해 보이는 가게들 사이에도 개별적 삶과 감정들이 얽혀있다. 그는 이들의 생활을 직접 인터뷰하고 다시 영상으로 담아 재구성한다. 외국인 혹은 이민자라는 존재가 갖는 이중성과 경계성에 대하여 고찰하는 것이다. 그가 포착하는 이미지와 언어는 작가만이 공감할 수 있는 이방인만의 특정한 시각을 보여준다. 그는 차이나타운이라는 특정한 지역의 위성좌표와 그들이 본래 거주했던 중국의 좌표를 반 복적으로 대치시킴으로써 그들의 존재기반을 흔들고 있다(57个 島_3). 그리고 좌표를 따라 가면서 마주친 가게들에 머무는 중국인들을 인터뷰하면서 그들이 어떠한 우연들에 의해 한 국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는지 알아본다(57个 島_2). 이러한 과정에서 작가가 바라보는 타자와 자신의 삶의 형태는 노래와 이미지로 재구성된다(57个 島_¼). 작가는 다큐멘터리 의 형식을 차용해 직접 영상을 편집하고 다소 완벽하지 않은 한국어로 자막을 쓴다. 또 뮤 직비디오를 제작하여 한국어나 중국어로 노래를 만들고 직접 부르기도 한다. 이러한 미디어 적 편집들을 통해 일상은 더 이상 일상이 아니게 된다. ‘작가의 완벽한 언어’는 작업들의 이면을 보여준다. 작가를 포함한 interviewee들은 완전한 한국어를 구사하지 못한다. 작가의 한국어 자막은 진지하지만 어법상 서투르다. 흥미로운 지점은 우리가 이 부정확한 언어를 모두 알아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언어의 불완전함이 소 통불가능성으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깨달은 순간 비로소 관객은 작업 안에서 드러나는 일종의 상대성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스스로 재구성할 수 있다. 우리가 모두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이유에 대한 가장 유명한 신화는 바벨(Babel)이다. 이에 따르면 신이 바벨을 파괴함으로서 우리는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한다. 나는 작가가 작 업을 통해 신화적인 낭만을 재현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서로 다른 문화 사이 의 완벽한 이해와 소통은 일종의 낭만일 수 있다. 이방인들의 서울에 대한 낯설음은 동포인 작가에게 드러내는 적대감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그는 스스로 interviewer가 되어 거리두기 를 통해 대상을 바라보고, interviewee를 통해 자신을 투영한다. 작업에는 이상(理想)도, 낭 만도 없다. 여기에 누가 바블(babble)의 탑을 세우는가, 작업들 간의 유기적 관계는 또 다른 군도다. 각각의 섬들이 전시공간 안에서 어떠한 방식으 로 서로 얽혀 머물고 있는지를 보는 것도 꽤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_ Lim Cheon
opening 09.29. 7pm
출처 - 가변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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