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 xx
2016년 5월 7일 ~ 2016년 5월 26일
최선 개인전 : 무게와 깊이
침 한 방울의 무게와 깊이
최선은 작업을 통해 인간과 사회, 나와 우리의 관계 나아가 삶과 죽음의 문제를 다룬다. 작가는 특히 자신의 피, 돼지 기름, 바닷물, 뼛가루, 동물의 뼈와 털, 숨 등의 재료로 삶의 근본적 조건으로서 육체적 실존에 대한 관심과 질문을 풀어 놓는다. 안산 길거리에서 마주친 외국인 노동자들의 숨으로 그린 그림은 어떤 구호나 선언보다 웅변적이며 요코하마 바닷물에서 얻어낸 희고 깨끗한 소금으로 바닥을 채운 작업은 역설적으로 후쿠시마 원전의 위험성에 대한 소리 없는 절규다. 백열등 전구에 피를 도포한 후 공간을 비추는 작업은 붉은색이 가득한 공간이 피가 굳어 검어지는 동안 점차 어둡게 변해가도록 만든다. 신선한 피가 굳으며 어두워지는 공간은 죽음으로 다가가는 우리 인생의 잔인한 은유다.
최선의 작업은 기존의 미술과 미술계에 대한 과감하고 직설적인 도발이며 스스로 던진 예술의 의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이번 space xx의 <무게와 깊이>전으로 보여주는 ‘멍든 침’ 작업은 길거리에 뱉어진 침을 종이에 옮기고 그 형상을 모아 확대하여 단색으로 채색한 것이다. 다빈치가 피렌체 시립병원 벽에 환자들이 내뱉은 침 자국에서 삼라만상의 환영을 보았다면 최선은 기어이 그 침 자국을 화폭에 옮기고야 만다. 이 단순하지만 집요한 개입은 사람들의 숨과 호흡과 분비물 등 생리적 실존을 다루면서도 미술의 정의와 제도에 대한 예리한 질문을 제시한다.
최선은 이미 세상의 너무 많은 것들이 예술보다 더 예술적이라고 말한다. 작가는 사람과 사회를 예술로 매개하는 역할을 자처하며 예술가의 역할과 태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작가는 길거리로 나와 사람들을 만나고 바라보며 그들과 자신의 관계를 고민하고 생각을 나누며 예술과 삶의 가치를 담으려 노력한다. 작업실에 앉아 세상에 저항한다는 ‘말’ 대신 작가는 몸으로, 행동으로 세상을 담는다. 더럽게만 느껴지는 길바닥에 눌어붙은 타인의 침이 어떻게 나와 관계 맺고 그것이 어찌 예술이 될 수 있는지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든다. 그렇게 관객은 파란색 하나로 가뜬히 그려진 ‘멍든 침’을 통해 우리 삶의 ‘무게와 깊이’에 닿는다.
space xx 서준호

깊은 그림, 116.8*91cm, 혼합재료, 2016
출처 - space 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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