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아트스페이스
2015년 10월 13일 ~ 2015년 10월 19일
자궁,95x65cm, 한지 채색,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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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의 공간 ‘자궁’에 겹쳐져 있는 혼돈과 소멸의 공간에 대하여
최근 최애경 작가가 보여주고 있는 회화 작업들은 우주 혹은 자연의 풍경과도 같은 세계이다. 그런데 작품 명제를 살펴보면 블랙홀, 신장, 조망, 에너지, 지금, 영원 등 과학에서 철학에 이르는 다양한 영역과 연관되어 있을 것 같은 인상을 받게 된다. 이처럼 일관된 주제로 읽혀지기에는 어떤 카테고리로도 분류하기 어려울 정도로 여러 분야에서 사용되는 용어들이 섞여 있다는 것은 그 만큼 작가적 사유의 진폭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전시 명제에서 ‘자궁’이라는 신체 일부분의 명칭을 주제로 제시한 것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바라 보아야 할 것 같다. 생물학적 탄생의 근거만을 묘사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신장, 걸러짐’이라는 작품에서도 화면에서 느껴지는 것은 인체의 내부라기 보다는 자연 속 풍경의 일부처럼 보이고 있음은 최애경 작가의 작업이 어떤 지시적인 사물이나 상황을 묘사하기 위한 것은 아닐 수 있음을 예견하게 한다. 오히려 작가가 그려내고 있는 것은 보여지는 세계가 아니라 그 사물들 이면에 작용하는 힘이나 배후에 있음직한 원리와 같은 체계일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그러므로 해처럼 혹은 달처럼 화면 중심에 등장하는 원이나 구체의 모양들도 해와 달과 같은 자연 속 형상의 일부분 일 수 있으나 작품 명제들에서 느낄 수 있는 것들은 작가의 눈에 들어온 세계에 대한 상징적 의미 혹은 우주적 체계에 대한 작가의 시각이 담겨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특별히 ‘영원한 지금’이라는 작품은 그러한 최애경 작가의 사유가 잘 드러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영원과 지금을 연결시킨 모순적인 시공간에 대한 작품 명제를 보아도 그러하고, 어떠한 구체적 형상도 없이 물결이나 구름과 같은 크고 작은 파동만으로 채워낸 화면을 보아도 그러하다. 이는 작가가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과 그대로 연결되어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카오스나 프랙탈과 같은 물리학 이론에서 거론되고 있는 것처럼 우리가 눈앞에 보고 있는 이 세계라는 것은 혼돈이자 질서이고 부분이 동시에 전체일 수 있다는 작가의 세계에 대한 통찰에서 비롯된 것 같다.
그리고 최애경 작가가 그려낸 ‘블랙홀’이라는 다른 작품 역시 이러한 개념에서 고찰해 보면 화면 중앙에 드러난 검은 홀(hole)은 소멸의 공간에 대한 상징일 뿐만 아니라 동시에 작가가 전시 주제로 제시했듯이 ‘자궁’과 같은 생성의 공간에 대한 상징인 것을 알 수 있다.
작가는 이처럼 신비하게 중첩되어 세계의 구조와 원리를 회화의 조형적 체계 안에서 가시화해 나가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이러한 작업을 수행하고 있는 이유는 아마도 이러한 방법이 작가에게 있어서 세계를 그리고 작가 자신을 확인하는 최적의 방법이기 때문일 것이며, 생명이라는 상태로 생성되어 유지되고 있는 작가 자신의 존재론적 의미를 찾아가는 최선의 길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 사이미술연구소 이승훈




출처 - 사이아트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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